최정훈 북한이탈주민 중앙회 회장이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유엔인권서울사무소 앞에서 열린 북향민 반대 유엔인권사무소 진정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탈북민 단체가 북한이탈주민 명칭을 '북향민'으로 변경한 정부 방침에 반발해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에 진정서를 제출한 사실이 알려지자 통일부가 유감을 표했다.
통일부는 31일 입장문을 내고 "북향민으로의 명칭 변경은 이미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인권침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각하 결정을 내린 사안임에도 인권유린이라고 진정을 제기한 것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존 탈북자 또는 탈북민 명칭은 그 부정적 어감과 낙인효과 등 때문에 변경이 필요하다는 논의가 오래전부터 있었고, 2023년부터 천주교 민족화해위원회에서는 북향민 용어 사용 운동을 시작하고 2025년 교회의 공식 용어로 사용하기로 결정했다"며 "정부 역시 이러한 노력에 공감해 북향민 단체, 연구용역, 전문가 등 의견 수렴과 검토를 거쳐 북향민 용어를 사용하기로 한 것"이라고 했다.
통일부는 "북향민에 대한 인식 개선과 사회 통합을 위해 명칭 변경을 추진한 취지를 왜곡하고 정치화하는 활동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정부는 우리 사회의 북향민에 대한 인식 개선과 통합을 위해 북향민 용어 사용을 장려하고 확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탈북민 단체인 북한이탈주민중앙회는 이날 OHCHR에 진정서를 제출하고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주도한 명칭 변경에 대해 "탈북민에 대한 인권 유린"이라며 "유엔인권위가 정 장관의 탈북민에 대한 인권 유린 조사를 조속한 시일 내에 진행해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 단체는 "북향민은 단순히 북한 출신이라는 의미만 남겨 탈북민 정체성을 희석하는 표현"이라며 탈북민 명칭을 쓰지 않도록 한 정부 지침을 정책적·언어적 인권침해로 규정했다.
앞서 통일부는 올해 1월부터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인식 개선과 사회 통합 차원에서 북향민 명칭을 사용하기로 했다고 지난해 12월 30일 공식 발표했다.
북향민은 '북한에 고향을 둔 사람'이라는 뜻으로, '북한 출신이면서 남한 국민으로 살아가는 북한이탈주민의 복합적 정체성'을 표현하는 가치중립적·포용적 용어라고 통일부는 설명했다.
정 장관은 지난 14일 열린 북한이탈주민(북향민)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이름은 정체성을 이야기한다. '탈북자'라는 말 속에는 차별과 배제가 숨어있다"며 "탈북자라는 말을 듣는 순간 그 고통스러웠던 과거의 기억을 연상하게 된다"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