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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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젊은이들의 신앙 축제이자 친교의 장

세계청년대회(World Youth Day)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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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청년대회(WYD) 창설자로 불리는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1991년 고국 폴란드 쳉스토호바에서 열린 WYD에서 젊은이들을 반기고 있다. OSV


국경 넘어 신앙 고백하는 자리

교황과 함께 미사 봉헌하며

예수 그리스도와 인격적 만남




수많은 국기가 펄럭이는 가운데, 서로 다른 언어로 노래하는 젊은이들이 한목소리로 신앙을 고백한다. 각 대륙에서 모인 젊은이들은 길 위에서 친구가 되고, 밤새워 기도한 뒤 교황과 함께 주님을 찬양하며 미사를 봉헌한다.

세계청년대회(World Youth Day)는 지구촌 젊은이 수십만 명이 참여하는 가톨릭교회의 가장 큰 국제 행사다. 그러나 교황을 가까이서 만나고 축제의 기쁨을 나누는 것만이 목적은 아니다. 젊은이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인격적으로 만나고, 서로 신앙의 기쁨을 나누며 보편 교회의 친교를 체험하는 순례가 곧 WYD다.

아울러 삶의 여러 도전 앞에서 자신의 성소와 사명을 발견하고, 교회와 사회 안에서 책임 있게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도록 돕는 큰 계기도 된다. 곧 WYD는 정해진 일정으로 끝나는 행사가 아니라, 대회를 준비하는 순간부터 일상으로 돌아간 이후까지 이어지는 신앙의 여정이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1993년 미국 덴버에서 거행된 WYD 파견 미사에서 한 젊은이를 축복하고 있다. OSV


신앙 안에 ‘나는 혼자가 아니다’

WYD는 전 세계 모든 젊은이에게 신앙 안에 결코 혼자가 아님을 체험하게 한다. 본당에서 또래를 만나기 어려웠던 이들도 지구촌 곳곳에서 온 젊은이들과 함께 기도한다. 살아온 환경과 문화는 달라도 같은 복음을 듣고 같은 전례에 참여하며 교회의 보편성을 온몸으로 느낀다.

그렇다고 만남이 서로의 다름을 없애지는 않는다. 오히려 저마다 지닌 언어와 문화, 상처와 희망을 나누며 그리스도 안에 형제자매가 될 수 있음을 증언한다. ‘보편적 형제애의 체험’의 장인 것이다. WYD는 교회 안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젊은이들만의 잔치가 아니다. 신앙에서 멀어진 이들과 교회 밖 젊은이에게도 만남의 문은 열려있다.

WYD는 교회가 젊은이들에게 ‘마련해 주는’ 행사에 머물지 않는다. 교황청 평신도가정생명부가 강조하듯 ‘젊은이들을 위한’, ‘젊은이들과 함께하는’ 순례다. 젊은이들은 단순한 참가자가 아니라, 기도·전례·봉사로 대회를 준비하고 이끈다. 교회 역시 젊은이들의 질문과 열망을 경청하며, 그들과 함께 복음을 전할 새로운 길을 찾는다.


주님을 중심으로 교황과 함께

WYD에서 인상적인 장면은 젊은이들이 교황과 함께하는 것이다. WYD 전체가 젊은이들을 위한 ‘거대한 교리교육’이 되는 만큼, 교황은 ‘으뜸 교리교사’ 역할을 한다. 교황은 그리스도의 대리이자 보편 교회 목자로서 젊은이들의 질문을 듣고 복음을 가르친다.

하지만 WYD의 참된 중심은 교황이 아니라 그리스도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젊은이들은 교황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지고 그분을 따른다”며 “교황은 이 신앙과 희망의 여정에서 그들을 인도하고 동행한다”고 했다. 서로 다른 나라의 수십만 주교·사제·수도자·젊은이가 교황과 함께하는 모습은 그 자체로 세계 교회가 하나임을 드러내는 사건이 된다. 교황을 만나는 기쁨도 결국 그리스도를 향한다.


교황 "최초의 WYD는 예수 예루살렘 입성"
2016년 7월 30일 크라쿠프 WYD가 열린 폴란드 현지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청년들과 함께 포프모빌에 올라 전 세계 젊은이들에게 엄지를 보이며 젊음과 신앙을 독려하고 있다. OSV


하느님 앞 삶의 방향 찾도록 도와

다른 나라 청년과 함께한 시간

이웃 향한 봉사·연대로 이어져




삶의 방향을 다시 묻는 순례

WYD의 열기는 환호와 축제에만 있지 않다. 젊은이들은 침묵 속에 성체 앞에 머물고, 고해성사를 통해 죄를 용서받으며 하느님 자비를 체험한다. 복음 말씀을 들으며 자신이 외면해온 물음과 다시 마주한다. ‘나는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가?’ ‘내 시간과 재능을 누구를 위해 쓸 것인가?’ ‘하느님은 나를 어디로 부르시는가?’ 하는 물음들이다.

젊은이들은 이러한 물음 속에 하느님이 자신을 어디로 부르시는지 식별한다. 사제 성소, 수도 성소만이 아닌, 혼인·가정·학업·직업·인간관계·사회적 책임에 이르기까지 삶 전체를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하느님의 부르심을 이 거대한 젊은이 대회에서 돌아볼 수 있다. 당대의 젊은이들이 세상의 기준만이 아니라 하느님 앞에서 삶의 방향을 찾도록 돕는 곳이 WYD다.

다른 나라 젊은이와 함께하는 시간은 시야를 넓힌다. 전쟁과 가난, 이주와 차별, 기후위기는 더 이상 먼 나라 일이 아니다. 함께 걷고 기도한 친구가 살아가는 현실이다. 보편 교회를 만난 체험은 공동의 집 지구와 인류 공동체를 향한 책임으로 이어진다. 신앙이 개인 안위에만 머물지 않고 이웃을 향한 봉사와 연대로 나아가야 함을 깨닫게 된다.

순례에는 수고도 따른다. 긴 거리를 걷고 낯선 잠자리와 불편을 견디며 가진 것을 나누는 과정에서 기다림과 인내, 서로 배려하는 법을 익히는 순례가 WYD다. 교황청은 WYD에 함께한 이들을 같은 목적지를 향해 함께 걷는 ‘순례하는 백성’으로 설명한다. 개최지 신자 가정에서 받은 환대는 귀한 자양분이 된다. 언젠가 낯선 이를 기꺼이 맞아들이는 사람이 되도록 이끈다.


대회 끝난 뒤 일상에서의 복음화

프란치스코 교황은 WYD를 불꽃놀이 같은 일시적 열광으로 여겨선 안 된다고 했다. 대회는 긴 신앙 여정의 한 과정이다. 참가 인원과 현장 열기만으로 그 결실을 판단할 수 없다.

WYD의 진정한 장면은 마지막 파견미사 뒤에 시작된다. 젊은이들은 가정과 학교, 일터와 본당으로 돌아간다. 그곳에서 갈등보다 화해를 선택하고, 도움이 필요한 이에게 먼저 다가가며, 대회에서 확인한 믿음을 삶으로 드러낸다. 젊은이들이 교회의 삶과 사명에 참여하는 주역이 될 때 WYD는 열매 맺는다.

 
2016년 7월 30일 크라쿠프 WYD가 열린 폴란드 현지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각국 청년들이 함께 손을 잡고 밤샘기도 현장에 입장하고 있다. OSV


젊은이들이 만든 대회

WYD의 뿌리에도 젊은이들을 향한 교회의 신뢰가 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젊은이를 ‘교회의 희망’이라 불렀다. 공의회는 폐막 메시지에서 “인간의 완성과 역사와 인생의 궁극 목적을 향해 끊임없이 나아가는 교회야말로 ‘세상의 진정한 젊은이’”라며 삶에서 그리스도의 얼굴을 발견하라고 젊은이들을 초대했다.

이후 로마에서는 젊은이들이 예루살렘에 입성하시는 예수님을 맞이한 ‘히브리 아이들’처럼 주님 수난 성지 주일 전례에 특별히 참여하는 전통이 이어졌다. 사제 시절 대학생 사목을 맡은 뒤로 줄곧 젊은이들과 동행한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이 전통을 세계 교회로 넓혔다.

‘구원의 특별 희년’인 1984년과 ‘국제 젊은이의 해’인 1985년, 교황의 초대에 각각 수십만 명의 젊은이가 로마로 모였다. 이 만남은 1986년 WYD 공식 거행으로 이어졌고, 이듬해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첫 국제 행사가 열렸다.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훗날 “아무도 WYD를 만들어낸 것이 아니다. 젊은이들 스스로 그것을 만들었다”고 했다.

교황은 “최초의 WYD는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입성하셨을 때 열렸다”고도 했다. 올리브·종려 가지를 들고 “호산나”를 외치며 주님을 맞이한 ‘히브리 아이들’의 자리를 세계 여러 민족과 언어의 젊은이들이 이어받아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을 향해 함께 걷는다는 것이다.

WYD는 젊은이들이 미래 세대의 주역만이 아니라 오늘의 교회를 이루고, 세상에 복음을 전할 주체임을 확인하는 자리다. 신앙 안에서 하나 돼 그리스도를 만나 세상으로 돌아가는 젊은이들. 40년 동안 이어진 WYD가 교회와 세상에 남겨온 가장 큰 선물이다.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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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6-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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