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종교간대화부 장관 조지 쿠바카드 추기경은 지난 2일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 미사에서 “다른 종교와 다른 전통을 따르는 이들에게 환대를 베풀자”며 “우리 젊은이들 역시 다른 이들과 기쁘게 만나고 열린 마음으로 신앙을 증거하기를 두려워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제1회 유교·그리스도교 콜로키움 참석차 방한한 쿠바카드 추기경은 타종교와의 만남은 신앙을 희석하는 대신 오히려 깊게 다지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 유흥식 추기경은 최근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을 만나 종교간 화합과 공동선을 위한 노력을 논의했다.
하지만 현실의 풍경은 사뭇 다르다.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orld Youth Day)에 막대한 세금이 투입된다며 타종교계가 반대하는 모습이 이어졌다. 시민사회와 종교계 일부는 서울시의회가 추산한 보고서를 바탕으로 반대했고, 조례안을 마련한 서울시의회 앞에서 농성을 이어갔다.
대회가 1년도 채 남지 않았지만 이 같은 모습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주장에서 눈여겨볼 대목이 있다. 세금이 투입되는 건 반대하지만, 대회가 성공적으로 이뤄졌으면 한다는 마음이다. 그리고 평화롭게 치러지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전 세계 청년들이 모이는 장이 거대한 화합의 공간이 되기를 바라는 종교인의 선의는 한결같은 것이다.
그렇기에 쿠바카드 추기경이 말한 환대와 경청이 선언에 그쳐선 안 된다. 가톨릭교회의 파격적인 환대가 필요할 때다. 화쟁(和諍)이 필요한 지금, 진정한 화합으로 가기 위해 레오 14세 교황이 조계사를 찾아 불교·원불교·유교 등 지도자와 손을 맞잡으면 어떨까.
각기 다른 종교의 맏어른들이 기쁘고 열린 마음으로 서로를 경청하며 각자의 신앙을 나누는 일이야말로 청년들에게 대화와 평화의 미래를 안겨주는 귀감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