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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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와 화해의 다리 놓는 아시아 교회, 시노드로 하나 되다

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FABC) 제12차 정기총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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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1일 봉헌된 개막미사에서 전통의상을 입은 어린이들이 기도손을 하고 있다.


아시아주교회의연합회(FABC) 제12차 정기총회가 7월 20~26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물리아호텔에서 열렸다. 아시아 주교들을 비롯해 세계 각 지역 교회를 대표하는 추기경·주교·사제·수도자·평신도 등 150여 명은 ‘시노드적 회심을 향한 소명과 아시아 가교로서 사명’을 주제로 머리를 맞댔다. 특히 이번 총회는 2022년 FABC 창립 50주년 총회와 그 결과물인 「방콕 문서」, 2024년 세계주교시노드 「최종 문서」, 2025년 희망의 희년과 희망의 대순례를 통해 걸어온 아시아 교회 시노드 여정을 잇는 자리였다.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 추기경이 7월 22일 총회 주제에 관해 묵상한 내용을 말하고 있다.


시노드 정신 더욱 되새긴 자리

일주일간 이어진 정기총회 동안 매일 오전 7시 미사로 시작한 하루는 강의와 발표, 소그룹 나눔과 전체 회의, 침묵과 기도로 채워졌고, 오후 8시 친교 시간으로 마무리됐다. 참가자들은 발표와 나눔 후엔 ‘성령 안의 대화’를 통해 성령께서 교회에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를 함께 듣고 식별했다. 이들은 시노달리타스를 단순한 회의 방식이나 사목 프로그램이 아닌 교회의 삶의 방식으로 정착시키고 세례받은 하느님 백성으로서 아시아에서 대화와 화해의 다리가 되고 그 다리를 놓으며 살아갈 것을 다짐했다.
7월 22일 회의장은 피정 공간으로 바뀌었다. 참가자들은 오전 미사 후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교황청 복음화부 첫복음화와 신설개별교회부서 부장관) 추기경이 이끄는 두 차례 영성 강의를 들었다. 타글레 추기경은 아이가 걸음마를 배우는 모습을 통해 ‘시노달리타스’ 의미를 풀어냈다. 아이가 걷기 위해 힘과 균형 감각을 키우고 넘어져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안전한 환경과 주변의 격려가 필요하듯 시노드 여정에도 인내와 신뢰, 동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타글레 추기경은 이어 고령으로 잘 걷지 못하는 부모 이야기를 꺼내며 “걷지 못하는 사람과 우리는 어떻게 함께 걸을 수 있을까”라고 물은 뒤 “함께 걷는다는 것은 언제나 앞으로 나아가는 것만을 뜻하지 않는다. 때로는 걸음을 멈추고 상대의 손을 잡고 곁에 머물러 주며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느끼게 해주는 것도 시노달리타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예수 그리스도야말로 하느님과 인간, 하늘과 땅을 잇는 참된 다리이자 다리를 놓는 이”라면서 “무엇보다 가장 먼저 예수님께 시선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7 서울 WYD 초대

이튿날인 23일에는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orld Youth Day)를 알리는 특별 시간이 마련됐다. 2027 서울 WYD 조직위원회 총괄 코디네이터 이경상 주교는 아시아 각국 주교와 대표단에 대회 의미와 준비 상황을 설명했다. 이 주교는 “정부와 의료기관이 협력해 순례자들이 안전하게 대회에 참가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면서 “드디어 아시아에서 열리는 WYD인 만큼 많은 아시아 청년이 서울에서 신앙과 우정을 나누길 바란다”고 초대했다.
조직위원장 정순택 대주교는 “국가 상황과 교회 여건상 대회 참가에 어려움을 겪는 지역 교회에서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며 “더 많은 아시아 청년이 참가할 방안을 더욱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시노드 사무처 사무총장 마리오 그레크 추기경과 시노드 사무처 특별서기 자코모 코스타 신부는 24일 ‘시노드 이행을 위한 길’을 주제로 발표했다. 그레크 추기경은 시노달리타스 이행의 중심은 로마가 아니라 각 지역 교회임을 강조했다. 그레크 추기경은 “지역 교회가 보편 교회와 친교 안에서 자신의 현실에 맞는 길을 식별해야 한다”면서 “각 지역 교회가 지닌 경험과 은사는 보편 교회 전체가 필요로 하는 선물이며, 시노달리타스는 로마에서 내려오는 지침을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과정이 아니라 지역 교회들이 서로의 경험을 나누고 배우는 ‘은사의 교환’”이라고 설명했다.
 
FABC 정기총회에 참석한 추기경, 주교, 사제들이 7월 25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기자들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아시아 대륙이 마주한 도전과 사목들

총회 기간에는 아시아 교회가 처한 사회·정치·종교 현실을 살피는 전문가 강의도 이어졌다. 토마시 할리크(체코 카렐대) 몬시뇰은 “급변하는 세계에서 교회가 성급한 해답을 제시하기보다 영적 식별의 능력을 길러야 한다”며 “신앙은 닫힌 확신이나 이념이 아니라 하느님이 일하시는 새로운 징표를 읽어내는 힘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 푸이 이(말레이시아 말라야대) 박사는 정치·민족·이념적 양극화가 사회뿐 아니라 교회 안으로도 스며들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 박사는 “생각이 다른 사람을 적으로 규정하는 ‘정서적 양극화’에 교회는 사랑과 자비, 대화로 응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이 매일 나눈 나눔과 토의에선 전쟁과 강제 이주, 종교 극단주의, 민족주의, 경제적 불평등, 환경 파괴, 인공지능과 디지털 문화가 아시아 교회가 직면한 공통 과제로 제시됐다. 이주민을 단순한 지원 대상이 아니라 교회를 새롭게 하는 선교의 주체로 바라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가톨릭 학교와 병원, 사회복지기관은 다종교 사회에서 복음의 신뢰를 보여주는 중요한 현장으로 평가됐다. 평신도와 여성, 청년, 이주민, 원주민이 교회의 식별과 사명에 더 폭넓게 참여해야 한다는 요청도 제기됐다. FABC는 총회 후 각 지역 교회 의견을 추가로 수렴해 지역 교회들이 시노달리타스를 사목 현장에 적용하도록 돕는 실천 안내서(Vademecum)를 완성할 계획이다.
매일 봉헌된 미사를 비롯해 21일 공식 개막미사와 26일 폐막미사는 인도네시아 전통 음악과 춤, 다양한 민족의 언어와 문화를 풍성하게 담아냈다. 서로 다른 문화와 전통을 존중하며 하나로 잇는 전례는 다양한 이들과 함께 걸으며 대화와 화해의 다리를 놓는 교회가 되겠다는 이번 총회의 주제를 압축해 보여줬다.


FABC란?
‘Federation of Asian Bishop’s Conferences’의 약자. 아시아 각국 주교회의의 친교와 협력을 위한 연합체로 1970년 성 바오로 6세 교황이 필리핀을 방문했을 때 아시아 주교들이 마닐라에 처음 한자리에 모인 데서 출발했다. 1972년 교황청 승인을 받아 출범했으며 현재 22개 주교회의(29개국)가 참여하고 있다. 복음화·인간발전·사회홍보·평신도가정·신학·교육신앙양성·교회일치종교간대화·성직자·봉헌생활 등 9개 위원회와 2025년 신설된 시노달리타스위원회를 두고 있다. 4년마다 열리는 정기총회는 아시아 교회의 주요 사목 현안과 공동 과제를 논의하는 최고 회의다.





2027 서울 WYD에 대한 아시아 각국 주교들의 기대
7월 20~26일 열린 FABC 정기총회를 통해 오랜만에 함께 자리한 아시아 각국 주교들은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orld Youth Day)를 1년 앞두고 대회를 향한 기대와 희망을 아낌없이 전했다. 그러면서 아시아를 비롯한 전 세계 청년들이 WYD를 통해 그리스도를 만나고 친교와 일치를 체험하길 염원했다. 주교들은 특히 평신도에게서 시작된 한국 교회의 역사와 순교 영성을 전 세계 청년들과 나누기를 강조했다. 또 WYD를 통해 아시아 교회가 지닌 대화와 환대의 문화, 가난한 이들과의 연대가 보편 교회에 새로운 희망을 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목소리로 기대했다.


 



비르질료 도 카르모 다 실바 추기경 동티모르 딜리대교구장

“2027 서울 WYD를 통해 젊은이들이 아름다운 신앙 체험을 하기를 바랍니다. 아시아에서는 가톨릭이 소수이지만, 성장하는 젊은 교회로서 전 세계 교회에 희망의 표징이 될 수 있습니다. 젊은이들이 함께 모여 신앙을 증거한다면 신앙의 힘은 더욱 커질 것입니다. 특히 아시아 젊은이들이 같은 믿음 안에서 함께 걸어가며 시노달리타스를 체험하기를 희망합니다.”


파블로 비르질료 다비드 추기경 필리핀 칼로오칸교구장

“레오 14세 교황과 젊은이들이 만나 어떤 이야기를 나눌지 매우 기대됩니다. 2027 서울 WYD에 참가한 이들이 진정한 우정을 쌓기를 바랍니다. 다문화·다종교 사회에서 살아가는 아시아 교회는 보편 교회에 대화와 환대의 문화를 선물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 가난한 이들과도 함께하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필리핀에는 가톨릭 인플루언서가 많은데, 이들의 참여가 WYD를 더욱 널리 알리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줄리안 리우 벵 킴 대주교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대교구장
“한국 가톨릭교회는 선교사가 아닌 평신도들이 스스로 신앙을 받아들이면서 시작됐습니다. 이러한 한국인들의 신앙을 직접 보고 싶습니다. 또 이러한 믿음이 아시아 전역으로 퍼져 가톨릭교회가 새로워지길 희망합니다. 30여 년 만에 아시아에서 열리는 WYD인 만큼 더 많은 아시아 청년들이 참여하길 기대합니다. 아시아는 여러 종교의 발상지이며, 예수님 역시 아시아에서 태어나셨다는 사실을 함께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미디필 빌로네스 대주교 필리핀 자로대교구장

“필리핀 젊은이들은 케이팝과 한국 드라마·음식 등을 정말 좋아해 2027 서울 WYD를 무척 기대하고 있습니다. 주님 안에서 아시아 청년들이 희망을 나누는 아름다운 신앙 축제가 되길 희망합니다. 지난해 한국을 방문해 순교성지를 순례했는데, 한국 가톨릭의 순교 역사에 깊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한국과 같은 활기찬 교회가 보편 교회에 새로운 힘을 불어넣기를 바랍니다.”


엠마누엘 K. 로자리오 주교  방글라데시 바리샬교구장

“한국 교회가 매우 활기차고 역동적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2027 서울 WYD 조직위원회의 홍보를 통해 한국 교회가 얼마나 열심히 준비하고 있는지도 알 수 있었습니다. 젊은이들이 한국 순교자들이 증거한 신앙을 체험하며 자신의 믿음을 더욱 굳건히 하기를 바랍니다. WYD를 기다리는 젊은이들이 기도, 성경 읽기, 미사 참여 등 영적 준비에도 힘써야 한다는 점을 꼭 기억했으면 합니다.”


루이 응우옌 아잉 뚜안 주교 베트남 하띵교구장

“베트남 교회와 마찬가지로 한국 교회에는 많은 순교자가 있습니다. 이러한 순교 신심과 영성이 전 세계 젊은이들에게 잘 전달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젊은이들이 WYD 참가를 준비하며 일상에서도 매 순간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기쁘게 복음을 선포하며 살기를 바랍니다. 큰 행사를 개최하고 조직하는 한국 교회의 경험과 노하우도 배우고 싶습니다. 언젠가 베트남에서도 WYD가 열리기를 희망합니다.”

 


이냐시오 수하료 하드조아트모죠 추기경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대교구장

“성직자나 수도자가 아니라 평신도에게서 시작된 한국 교회를 직접 눈으로 보고 싶습니다. 수많은 순교자의 피가 한국 가톨릭 신앙을 비옥하게 한 거름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오늘날 순교는 자기 자신을 봉헌하는 희생의 의미로 확장될 수 있습니다. 청년들이 WYD를 통해 ‘살아있는 순교’를 체험하기를 바랍니다. WYD의 영적 결실로 젊은이들이 그리스도를 따르는 삶에 확신을 얻기를 희망합니다.”



안토니 웨라뎃 차이세리 대주교 태국 타레-농셍대교구장

“젊은이들은 성령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자신과 다른 이에게 편견을 갖지 않고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WYD에 참가하는 젊은이들은 서로 다른 문화와 배경을 지닌 만큼 이러한 열린 마음이 가장 기본이 되는 자세로 임하면 좋겠습니다. WYD를 통해 함께 걸어가는 시노드적 삶의 방식을 발견하게 되길 바랍니다. 청년들이
친교와 일치의 증인이 되어 서로에게, 더 나아가 교회와 사회에 일치와 친교를 확산하기를 바랍니다.”

에드가 가쿠탄 주교 ,일본 센다이교구장

“한국 교회가 전 세계 청년들을 맞이할 준비를 잘하고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2027 서울 WYD를 통해 전 세계 가톨릭 젊은이들이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고, 신앙 여정 안에서 서로 격려하며, 배우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오늘날 세상이 마주한 수많은 도전 속에서도 대회 주제 성구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요한 16,33)처럼 젊은이들이 어려움을 헤쳐갈 용기를 얻기를 기대합니다.”

 

올윈 드실바 주교 전 인도 뭄바이대교구 보좌
“많은 인도 젊은이들이 한국 교회를 체험하길 바랍니다. 다른 지역 교회를 경험하는 것 자체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WYD의 본질은 결국 예수님을 만나는 데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예수님을 만난 청년들이 교회 안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2027 서울 WYD는 아시아 교회가 지닌 환대의 문화를 보편 교회에 보여줄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박수정 기자
 catherine@cpbc.co.kr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박수정 기자 
catherine@cpbc.co.kr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26-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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