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가방 요리사’로 알려진 중식 셰프 임태훈씨가 7월 23일 바보의나눔에 3000만 원을 기부했다.
밀키트 판매 수익금 3000만 원 자립준비청년 위해 기부
“유아 세례 받고 복사단 활동… 힘들 때마다 신앙에 의지”
“곁을 지켜주는 어른 되고 싶다” 누적 기부·나눔 1억 원
“빈 그릇으로 돌아올 때가 가장 행복해요. 그 보람으로 음식을 합니다.”
중식 셰프 임태훈(마르첼리노)씨는 요리를 만들고 손님을 대해온 마음을 이렇게 표현했다. “손님이 먹는 음식은 곧 우리 부모님이, 내 가족이 먹는 음식이라고 생각한다”는 그는 음식 한 그릇에 정성과 진심을 담는다.
2024년 넷플릭스 요리 경연 프로그램 ‘흑백요리사 : 요리 계급 전쟁’에서 ‘철가방 요리사’로 이름을 알린 임씨가 최근 그 마음을 주방 밖으로도 이어갔다. 7월 23일 재단법인 바보의나눔에 자립준비청년들을 위해 써달라며 3000만 원을 기부한 것이다. 이는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자신의 이름을 걸고 출시한 짬뽕 밀키트 판매 수익금의 일부다. 나머지는 다른 기부단체에 나눠 전했다. 공들여 만든 레시피로 얻은 수익 전부를 기부한 셈이다.
임씨는 “매체를 통해 자립준비청년들의 이야기를 접하며, 그들이 어린 시절의 상처로 여전히 힘들어하는 모습을 봤다”며 “이들이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느끼고 스스로 만든 마음의 감옥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나는 계기가 되길 바랐다”고 말했다.
그의 선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중식당 ‘도량’을 운영하면서 평소에도 꾸준히 요리봉사를 이어왔고, 운영 중인 유튜브 채널에서는 과거 자신에게 도움을 준 이들을 찾아가 음식을 대접하는 콘텐츠도 선보이고 있다.
그는 그 이유에 대해 “과거에 저도 누군가의 도움을 받곤 했다”며 “당시엔 도움을 받는다는 사실 자체가 너무 부끄러워 싫었는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 손길이 있었기에 오늘의 제가 있을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지금의 자리에 있기까지 ‘안 해 본 일이 없다’고 표현할 정도로 고난스러울 때도 있었다. 그러나 임씨는 “힘들 때마다 신앙에 많이 의지했다”며 “힘든 시절 성당에서 많이 울면서 버텼다”고 담담히 고백했다. 유아세례를 받은 그는 복사단에서 꾸준히 봉사하며 한때 사제를 꿈꾸기도 했다.
임씨는 “복사단 봉사를 하면 옷도 사 입어야 하고 회비도 내야 했는데 돈이 없었다”며 “그때 서울대교구 아현동본당 보좌로 사목하셨던 이승구 신부님이 많이 도와주셨다”고 말했다. 할머니와 살던 그에게 세례 대부도 물심양면으로 힘이 돼줬다. 오늘의 임씨처럼 자신이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준 이들이었다.
어린 시절 자신을 붙잡아준 신앙과 사람들의 손길은 이제 임씨를 누군가의 손을 잡아주는 사람으로 만들었다. 지난해 경북 산불 현장 봉사를 비롯해 지금까지 이어온 기부와 나눔은 1억 원에 이른다. 특히 그의 손길은 보육시설 아동과 자립준비청년 등 ‘다음 세대’를 향한다.
임씨는 “오늘을 살아가는 청년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곁을 지켜주는 어른’”이라며 “그들이 우리 사회의 희망인 만큼 먼저 손을 내밀고 기회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