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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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는 텀블러를 깨우세요”

서울 수서동본당, 한 달 만에 500개 모아 지구도 이웃도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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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교구 수서동본당 신자들이 7월 30일 성당 로비에 설치돼 있는 ‘텀블러 수거함’에 텀블러를 기부하고 있다.

“작은 행동 하나가 환경을 살리고, 공동의 집 지구를 살린다.” 서울대교구 수서동본당 교우들은 어느 때보다 이 말을 체감하고 있다. 집에서 잠자고 있던 텀블러를 기부하는 것만으로도 쓰레기를 줄이고 자원을 다시 살릴 수 있다는 사실을 실감하고 있는 것. 본당이 사회복지법인 발달장애인 보호작업장인 ‘성모자애보호작업장’이 운영하는 제로웨이스트샵 ‘해달별’과 함께 진행한 텀블러 수거 환경 캠페인 ‘잠자는 텀블러를 깨우세요!’를 통해서다.

6월 21일부터 시작한 캠페인에는 약 한 달 만에 500여 개가 모이는 등 신자들의 호응이 이어지고 있다. 한낮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7월 30일 오전, 성당 로비에는 가득 찬 채 수거를 기다리는 ‘텀블러 수거함’이 자리하고 있었다. 이렇게 수거함이 다 차고 나면 인근에 위치한 ‘해달별’이 거둬 간다. 한국순교복자수녀회가 운영하는 ‘해달별’에서는 발달장애인 근로자 2명과 근로 지원 교사가 거둬온 텀블러를 분리하는 작업을 한다. 지저분한 텀블러는 씻고, 뚜껑 등을 분리해 재사용이 가능한 상태로 정리한다. 본당 교우들의 열띤 참여 덕분에 한 달 동안 벌써 3번의 수거와 분리 작업을 했다.

성모자애보호작업장의 연구개발마케팅과 주임 김미리(한국순교복자수녀회) 수녀는 “장애인과 노인 등 취약계층이라 불리는 이들은 기후위기 시대에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다”며 “일례로 쪽방촌에서는 폐플라스틱으로 뽑아낸 실로 물주머니를 만들어 안고 자면서 더위를 식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본당과 교회 기관이 함께 공동의 집 지구를 살리는 이 같은 노력이 더욱 필요한 이유다.

이날 본당에서도 오전 10시 미사가 끝나자 성당 로비에 텀블러를 기부하려는 신자들의 줄이 수거함 앞에 늘어섰다. 본당 총회장 전혜숙(리디아)씨는 차곡차곡 쌓이는 모습을 보며 “버리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갖고 있자니 자리를 차지하던 텀블러를 기부하면서 지구를 살리는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고 밝혔다.

본당 사회사목분과장 김한숙(베로니카)씨도 “생각보다 신자들이 열심히 해줘서 앞으로 더 많은 환경 캠페인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작은 행동이 모여 만드는 선한 영향력을 더욱 펼치고 싶다”고 기대했다.

김 수녀는 “환경 친화적이라는 이유로 오히려 친환경 제품 소비가 늘어 더 많은 쓰레기를 만드는 ‘친환경 소비의 역설’이 나타나고 있다”며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우유 팩·실리콘·플라스틱·폐전자기기 등도 분리배출과 기부만 잘하면 새 생명을 얻을 수 있다”고 당부했다.

신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지켜본 본당 주임 윤종상 신부는 “본당에 온 지 6개월이 채 안 됐는데 기후위기 취약계층을 위해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모습을 보니 공동체가 더욱 사랑과 배려로 나아간다는 생각이 든다”며 “지역 특성상 주변에 임대주택 등이 위치해 노인과 장애인들이 많이 사는데, 그분들을 위해 함께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본당의 텀블러 기부 캠페인에는 신자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윤 신부는 “성당 문은 신자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 모두에게 열려 있다”며 “앞으로도 환경과 이웃을 위한 다양한 활동에 함께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예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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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6-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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