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겨울, 공감학교 첫 ‘청년 공동체 가정’에 둥지를 틀 여학생 4명과 다섯 배가 넘는 수의 자립청년 친구들을 초대해 삼겹살 파티를 열던 날, 수녀님의 한마디에 모두가 먹먹해졌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엄마’ 하고 울지 않고, 혼자 웅크리고 조용히 울어요.”
사랑 안에서 억지 부리며 떼쓰고, 눈물 흘리며 부모의 야단을 맞고 다시 품에 안기는 시간을 충분히 누리지 못한 채 어른이 되어버린 아이들. 그래서인지 이 아이들은 사람들에게 쉽게 다가가지 못하고, 새로운 관계를 두려워하며, 어려움이 닥치면 맞서기보다 물러서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만난 자립청년들은 겉은 스무 살 어엿한 젊은이지만, 마음 한편에는 여전히 혼자 울던 어린아이가 웅크리고 있었습니다.
원이가 대학을 두 학기 만에 자퇴하고 상경해 두 해를 놀아보다 첫 직장 문을 두드리기까지 큰엄마는 우연을 가장한 만남으로 지원서를 함께 쓰고 보호자란을 채우며 면접 연습을 해준 이모를 연결해줬습니다. 그리고 첫 출근 사흘은 지하철역까지 데려다 주고, 또 일주일은 집 근처 모퉁이에서 아침 출근길을 지켜보았습니다. 또 다른 이모는 퇴근길에 병원에서 있었던 일을, 작은 엄마는 옷차림을, 큰언니는 월급 관리를 상의했습니다.
고교 졸업 후 식당 서빙만 하던 철수가 농사체험이 힘들다며 돌아가려는 때에, 작은 아빠는 단호하지만 따스하게 낡은 봉고차에 자리를 펴 그를 쉬게 했습니다. 그 짧은 휴식 후 부지런한 일꾼으로 변모한 철수는 평소 식사 때 한마디도 않더니 “맥주 한 잔 마시고 싶어요”라고 자신의 마음을 또렷하게 말했습니다. 그러자 큰 아빠는 맥주 한 잔과 ‘감자탕엔 막걸리’라는 조합을 권하시며 노동 뒤 꿀맛을 함께해줬습니다.
공감학교의 부모 울타리는 한 청년의 자립을 위해 이처럼 각자 몫을 나누고 함께 채우며 청년들과 동행하고 있습니다. 들것에 실린 환자를 지붕을 통해 당신 앞으로 내려보내자 그들의 믿음을 보시고 그에게 ‘일어나 들것을 들고 집으로 돌아가거라’ 하신 주님! 저희 청년들이 더욱 용기 내어 당신 뜻에 따라 축복된 삶을 사는 자립의 길로 이끌어 주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