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과 한국 유림을 대표하는 성균관이 인류 공동선과 전체 생명 공동체의 번영을 위해 협력하기로 했다.
교황청 종교간대화부 장관 쿠바카드 추기경과 최종수 성균관장은 4~5일 서강대 정하상관에서 열린 ‘제1회 유교-그리스도교 국제 콜로키움’에서 종교 간 벽을 허물고 모든 이와 함께 인류에 대한 연민과 연대, 정의 평화, 형제애를 함께 실현해 나가기로 했다. 또 존중과 정직함을 바탕으로 서로의 부족함을 보완해 나가기로 했다.
교황청 종교간대화부가 유교 지도자 및 학자들과 첫 공식 토론회를 한국에서 개최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유교를 근간으로 하는 조선 왕조 치하 때 가톨릭 신앙이 처음으로 우리 민족에게 전해졌고, 가톨릭과 유교의 충돌로 100여 년 동안 수많은 그리스도인 순교자가 탄생했기 때문이다. 또 가톨릭 신앙이 유교 문화권에 전해질 때 유교 경전에 나오는 천(天)과 상제(上帝) 개념을 가져와 삼위일체 하느님의 존재를 설명했다. 가톨릭을 ‘천주교’라고 표현한 것도 유교의 개념을 빌린 것이다. 이처럼 우리 민족 정서에서 가톨릭과 유교는 떼려야 뗄 수 없을 만큼 가까운 이웃 종교다.
이번 교황청과 성균관의 만남과 대화는 한국천주교회사뿐 아니라 보편 교회사에서도 기억될 만한 사건이다. 교황청과 유교를 대표하는 지도자들이 처음 ‘공동 선언’과 ‘대화 지침’을 한국에서 발표했기 때문이다. 이 공동 선언과 대화 지침은 그리스도교와 유교의 새로운 대화를 위한 시금석일 뿐 아니라 디딤돌이 될 것이다.
한국 가톨릭교회는 그간 보편 교회 안에서 교회 일치와 종교 간 대화의 모범이 돼왔다. 이번 유교와의 만남과 대화를 계기로 이웃 종교에 대한 존중과 이해, 대화를 더욱 증진해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