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 년의 세월을 견디며 우리 역사를 담아 온 한지는
장인의 손끝에서 비로소 완성된다.
발을 흔들며 한지 물을 거르는 장인의 깊은 눈빛 속에
평생을 바쳐 온 숭고한 장인정신이 그대로 투영되어 있다.
한지의 질감과 생명력은 순전히 물을 읽고 결을 만드는
장인의 숙련된 기술에 따라 그 가치가 달라진다.
닥나무가 종이로 다시 태어나는 찰나의 순간,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는 그의 몸짓은 단순한 노동을 넘어선다.
흑과 백의 물결 속에 흐르는 세찬 물줄기처럼, 면면히 이어져 온 우리의 소중한 역사는
장인의 손길을 거쳐 하나의 위대한 예술품으로 승화된다.
글·사진 _ 양종훈 다큐멘터리 사진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