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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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직 현장에서] 비밀번호를 바꾼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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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주 전, 우간다의 새벽을 여는 반가운 음성 메시지가 왔습니다. 경아였습니다. 경아는 자립한 지 3년 차, 보이스피싱 피해자에서 금융사기 가해자로 엄청난 무게감을 이겨내면서 저를 ‘마몽’(불어로 엄마라는 뜻)이라 부르는 씩씩한 청년입니다.

“마몽, 아, 이건 아니잖아요. 우리도 없는 집에 그냥 들어오시고 제 방까지 들어오셨어요! 아무래도 집 현관 비밀번호를 바꿔야겠어요.”

아이들이 없는 동안 봉사자가 집 청소하러 다녀간 일이었습니다. 저희 입장에선 작은 배려였지만, 경아와 동생들에게는 자신의 공간이 허락 없이 침범당한 사건이었습니다.

4년 전 첫 청년가정을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은 때가 떠올랐습니다. 아이들이 현관 비밀번호를 바꾸고 ‘엄마들 출입금지’라는 첫 번째 비폭력 저항의 장면들. 아이들은 문자도 연락도 끊어지기 일쑤였고, 약속을 잊기는 다반사였고, 정성껏 준비한 음식은 손도 대지 않은 채 버려질 때가 많았습니다. 어른을 믿지 않았고, 마음을 여는 일은 더 어려웠습니다. 그때의 서운함이란. 버릇도 없고, 표현도 못 하고 그저 마음의 빗장을 채운 것에 너무 괴로웠습니다.

그러나 함께 시간을 보내며 이것은 버릇의 문제가 아니라 그들 스스로 상처 입은 자신을 지키는 방식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너무 일찍 믿음을 잃은 아이들에게 섣불리 가까이하려는 시도는 또 다른 상처를 줄 수도 있는 위험이었고, 그래서 그들은 먼저 문을 닫고, 거리를 두며 자신을 지키는 것이었습니다.

“닫힌 마음은 사랑으로도 쉽게 열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고 나니 아이들의 행동보다 그 마음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닫힌 문 앞에서도 언젠가 다시 열릴 것을 믿고 기다리며, 신뢰는 설명으로 생기는 것이 아니라 곁을 지켜준 시간과 함께 조금씩 자라는 것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공동체 가정을 통해 저희가 아이들을 돌보기 시작한 것이 아니라, 주님께서 저희를 다시 성장시켜주기 시작하셨던 것입니다.

엠마오 제자들에게 실망이나 꾸짖음, 설교가 아니라 그냥 곁을 함께 걸으셨던 주님, 저희 공동의 부모들이 지혜와 사랑보다 먼저 기다림을 배우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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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6-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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