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탓이요, 제 탓이요, 저의 큰 탓이옵니다.” 가톨릭교회 고백송 가운데 이 구절이 가장 와 닿는 이들은 누꿀까. 감히 나는 한국 청년들이라고 말하고 싶다. 서울대교구 청소년국 WYD 홍보단이 9일 마지막 공연을 앞두고 가진 나눔 시간은 그야말로 눈물바다가 되었다. 스스로의 부족함을 고백하며 동료들에게 미안함을 표하는 젊은이들의 모습은 감동적이면서도 ‘뭐가 이리 미안할까’ 하는 마음도 들었다. 제삼자의 눈으로 보기엔 충분히 잘해냈는데 말이다.
어찌 보면 편의성, 빠른 변화에 익숙한 한국 사회 모습이 젊은이들에게 늘 ‘꼭 잘해야 한다’는 마음을 심어준 건 아닐까. 무엇이든 빠르고 정확한 것을 미덕으로 여겨온 우리 사회에서 ‘잘하지 못하는 것’은 때로 실패처럼 느껴진다. 나 역시 휴가 중엔 왜 그리 모든 일에 전전긍긍했을까 싶다가도, 일상으로 돌아오면 또 다시 스스로에게 가혹해지곤 한다.
그래서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들었던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 주제가가 더욱 오래 마음에 남았다. 대회 주제 성구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는 꼭 거창한 용기를 뜻하는 것만은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잘 못할까봐 두려워도 무대에 올라 제 역할을 하고, 실수한 자신을 오래 탓하지 않는 것. 이미 충분히 애쓰고 있음을 인정하는 것 역시 용기다.
산티아고에서 우리 청년들은 완벽하진 않았다. 공연 장소가 바뀌고, 거리 소음과 음악이 겹치는 와중에 무더위에 지치기도 했다. 그래도 다시 무대에 올랐고, 공연이 거듭될수록 더 환하게 웃었다. 처음엔 ‘잘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춤추던 청년들이 어느 순간부터 자신이 왜 이 춤을 추는지 생각하기 시작했다.
순례는 끝까지 완벽하게 걷는 일이 아니라, 때로 넘어지고 멈춰도 다시 한 걸음 내딛는 일인지도 모른다. 2027년 서울에서 세계 청년들을 맞이할 우리 청년들에게 말하고 싶다. 잘하려고 하지 않아도 된다. 이미 충분히 잘하고 있다. 자신을 믿어라.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