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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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환경 아이들에겐 ‘사랑’이 무엇보다 중요”

30년 한국 선교 마치고 콜롬비아로 귀국한 마르가리타 수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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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가까이 한국에서 아동과 청소년을 위해 헌신해 온 콜롬비아 출신 성가정의 카푸친 수녀회 마르가리타 수녀가 18일 본국으로 돌아가기 전 그동안 소회를 밝히고 있다.


전주 ‘아미고의 집’ 시설장으로 위기가정 아이들과 동고동락
“사랑받은 기억만으로도 다른 사람 사랑하는 사람 될 수 있어”




30년 가까이 한국에서 아동과 청소년을 위해 헌신해온 콜롬비아 출신 성가정의 카푸친 수녀회 마르가리타(Avendano Cubillos Carmen Margarita) 수녀가 이땅에서의 긴 사도직을 마치고 18일 본국으로 돌아갔다. 마르가리타 수녀는 출국 전 인터뷰에서 “제 삶을 희생과 봉사로 많이들 얘기하지만, 오히려 더 많이 받고 배웠다”며 “한국에서 받은 사랑을 잊지 않고 기도 안에서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17세에 수도회에 입회한 마르가리타 수녀는 “가난한 아이들을 위해 살고 싶다”는 어린 시절 소명을 품고 탄자니아에서 선교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수녀회 요청으로 1996년 한국 땅을 밟았다. 처음엔 낯선 언어와 문화로 어려움도 겪었지만 “한국 사람들이 너무 따뜻하게 받아줘 지금까지 사명을 이어올 수 있었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마르가리타 수녀는 부천 카푸친어린이집과 인천교구 여러 성당에서 어린이집 운영과 영어·교리교육 등 돌봄과 교육 분야에서 다양한 사도직을 하며 주님 사랑을 전하는 데 힘썼다. 2017년에는 보다 전문적으로 아이들을 돌보기 위해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전주 ‘아미고의 집’에서 사도직을 시작했다.

‘아미고의 집’은 부모의 이혼·가정폭력·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가정에서 생활하기 힘든 여아와 청소년이 함께 생활하는 공동생활가정으로, 현재 초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 7명이 생활하고 있다. 보호 연령이 만 24세까지 확대되면서 대학 졸업과 취업 등 실질적인 자립 과정에도 함께하고 있는 곳으로, 마르가리타 수녀는 2020년부터 시설장을 맡아 아이들과 생활했다.

마르가리타 수녀는 그룹홈 생활을 “24시간 엄마이자 아빠가 되는 일”이라고 했다. “아이들이 사랑받고 자라 사회에서 또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 제겐 가장 큰 보람이었습니다.”

그는 아미고의 집을 떠난 아이들이 훗날 직장을 얻고 가정을 꾸린 뒤 잊지 않고 다시 찾아올 때면 그간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음을 느꼈다고 했다. 특히 그들이 “수녀님께 배운 것을 이제 제 아이에게도 가르치고 있다”고 할 때 큰 감동을 받았다고 했다.

마르가리타 수녀는 떠날 때까지 아미고의 집의 열악한 환경을 걱정했다. 오래된 건물에서는 수리를 거듭해도 누수가 발생하고, 초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 함께 생활하기엔 공간도 매우 협소하다. 별도 공부방이 없어 수능을 준비하는 고등학생은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있다.

마르가리타 수녀는 “건물을 보수하는 것을 넘어 아이들이 나잇대에 맞게 생활하고 안정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더 넓은 공간이 필요하다”며 지역 사회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부탁했다.

지난 5월 ‘제19회 세계인의 날’ 기념식에서 대통령상인 ‘올해의 세계인상’을 받은 마르가리타 수녀는 “이렇게 큰 상을 받을 줄은 몰랐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 상은 하느님의 선물이면서 저를 따뜻하게 받아주고 도와주신 한국 국민 모두의 사랑이라고 생각합니다.”

30년 한국 생활을 마치고 본국에서 안식년을 보낼 예정인 그는 한국 교회에서 배운 공동체 정신을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안식년 후에는 수도회 결정에 따라 새로운 소임을 이어갈 예정이다.

“한국 신자들은 본당 안에서 한 가족처럼 살아갑니다. 함께 봉사하고 기도하는 모습이 참 아름다웠습니다. 제가 한국에서 배우고 경험한 사랑과 공동체 정신을 콜롬비아에서도 조금이나마 실천하고 싶습니다.”

한국 사회를 향해서는 “가족이 건강해야 사회도 건강해진다”며 가정을 위한 교육과 공동체의 관심이 더욱 확대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특히 어려운 환경에 놓인 아이들에게는 물질적 지원뿐 아니라 지속적인 사랑과 돌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이들은 사랑받았다는 기억 하나만으로도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그 아이들이 또 다른 누군가의 희망이 되어 살아간다면 그것으로 한국에서의 제 작은 사명을 다했다고 여깁니다.”

박민규 기자 mk@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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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6-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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