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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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라지는 고령화… “교회, 노인사목의 새로운 챕터 열어야 할 때”

''제3차 노인사목 담당 사제 모임 확대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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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차 노인사목 담당 사제 모임’ 확대회의에 참석한 이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서울대교구·수원·인천·의정부·제주교구
노인사목 담당 사제·실무자 한자리에
1·2차 사제 모임과 달리 평신도 참석


노인대학 중심 사목 넘어서기 위해선
장기적인 관점에서 봉사자 양성 필요
시설 입소자 등 교회 밖 노인 동반해야




한국 천주교회의 고령화 수준은 사회 전체를 앞질러 가고 있다. 주교회의가 발표한 「한국 천주교회 통계 2025」에 따르면 전체 신자 600만 6832명 중 65세 이상은 173만 5305명으로 28.9에 이른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 고령자 통계」의 우리나라 65세 이상 인구 비율 20.3보다 8.6p 높다.

고령화는 전국 교구가 함께 마주한 현실이지만 대응은 교구와 본당의 여건에 따라 제각각이다. 기존 노인대학을 유지하는 일부터 50·60대 신자에게 새로운 역할을 마련하고, 거동이 어려운 재가 노인과 요양시설 입소자를 찾아가는 일까지 과제도 넓어졌다. 노년의 시작부터 생의 마지막까지 이어지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사목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서울·수원·인천·의정부·제주교구 노인사목 담당 사제와 실무자들은 지난 7월 15일 서울 명동 서울대교구청에서 ‘제3차 노인사목 담당 사제 모임’ 확대회의를 열고, 교구별 현황과 경험을 공유했다. 회의에는 서울대교구 나종진·박민우 신부, 의정부교구 박규식 신부, 인천교구 장기용 신부와 인천가톨릭대 오상민 신부, 수원교구 허규진 신부, 제주교구 이시우 신부를 비롯해 노인대학연합회와 본당 노인대학, 주교회의 평신도사도직위원회 관계자 등 20여 명이 참석했다. 사제들만 참여한 1·2차 모임과 달리 이번에는 오랫동안 노인사목 현장을 지켜온 평신도 실무자와 봉사자도 함께했다.

 
서울 신수동본당 시니어아카데미 학생들이 은빛학교 발표회에서 합창을 하고 있다. 가톨릭평화신문 DB


노인사목, 세대 간 만남·통합의 장으로

앞선 모임에서 사제들이 노인을 돌봄의 대상이 아닌 사목의 주체로 세우고 기존 노인대학 중심의 사목을 넘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면, 이번 회의에서는 그 방향을 현장에서 어떻게 실현할지가 논의됐다. 봉사자 부족과 체계적인 양성 교육의 미비, ‘젊은 노인’을 위한 프로그램 부족, 요양시설 입소 뒤 신앙생활의 단절 등이 주요 과제로 제기됐다.

수원교구 노인사목연구팀 김인숙(베로니카) 위원은 “노인이라는 단어 사용과 관련한 논의는 20년 전에도 나온 이야기”라며 일부 노인사목 논의가 제자리걸음인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은퇴 전후의 50·60대 신자들이 교회 안에서 소속감과 역할을 찾도록 노년기 사목을 더 일찍 시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허규진 신부는 노인사목을 세대 간 만남과 세대 간 통합의 장으로 확장하기 위한 노력을 설명하며 “이번 세계 조부모와 노인의 날을 맞아 청년 봉사자들이 요양원을 방문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백태화(루치아, 서울대교구 묵동본당) 노인대학장은 ‘젊은 노인’이라 불리는 60대를 중심으로 난타 동아리를 운영한 뒤 이들이 자연스레 노인대학 봉사자로 연결된 사례를 소개했다. 백 학장은 “영시니어에게 먼저 봉사를 요청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배우고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을 내어주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나종진 신부는 “봉사자들에겐 자신을 스스로 돌아보고 재충전할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봉사자 확보 노력과 더불어 기존 봉사자들의 영적 돌봄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노인이 지나온 삶의 서사에 집중

인천교구는 지난 모임에서 제시했던 전문 봉사자 양성 계획을 올해 ‘노인전문강사 교육과정’으로 구체화했다. 교구 노인사목부와 인천가톨릭대 미래인재평생교육원이 함께 마련한 12주 과정이다. 인천교구는 노인대학 참여자와 봉사자가 줄고 매주 흥미 위주의 프로그램을 새로 마련하는 방식도 한계에 이르렀다고 진단했다. 복지관과 문화센터가 다양한 여가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상황에서 교회 노인사목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근본부터 되짚었다. 그리고 노인 한 사람 한 사람의 삶과 신앙 이야기를 듣는 ‘서사 중심 사목’에서 실마리를 찾았다. 봉사자가 일방적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대신 노인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질문을 건네며, 그 삶에 담긴 신앙의 의미를 함께 발견하도록 돕는 방식이다.

노인전문강사 교육과정을 운영 중인 정연주(율리안나, 인천가톨릭대) 특임교수는 “본당 노인대학이 복지관 프로그램과 차별화하려면 노인들이 성당과 신앙 공동체 안에서 자신의 삶과 신앙 이야기를 풀어놓을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노인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적절한 질문을 건네는 봉사자의 언어와 태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인천교구는 봉사자가 어느 정도 양성되면 시범 본당에서 서사 중심 프로그램을 운영·평가한 뒤 다른 본당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인천가톨릭대 미래인재평생교육원도 9월부터 기본교육 수료자 등을 대상으로 ‘자기 서사를 활용한 자기 돌봄과 치유’ 심화과정을 운영한다.

 
2025년 10월 서울대교구 사목국 노인사목팀이 마련한 ‘시니어의 희년 감사미사’에서 어르신들이 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가톨릭평화신문 DB


찾아줄 사람 없는 노인도 사목 대상

이번 모임에 처음 참여한 제주교구는 본당과 노인대학을 찾아오기 어려운 신자들에게 눈을 돌렸다. 제주교구는 지난해 처음 노인사목실을 설립했다. 현재 교구 내 31개 본당 가운데 노인대학이 있는 곳은 8곳뿐이다. 제주교구는 요양시설 입소자와 재가 노인, 장애 노인, 고령 이주민 등 기존 노인대학 중심의 사목에서 소외되기 쉬운 신자들을 어떻게 동반할지에 집중하고 있다.

이시우 신부는 “요양원에 들어간 어르신 신자들은 대부분 종교 생활을 할 수 없게 되는 것이 현실”이라며 “교회가 요양시설에 있는 노인 신자들의 신앙생활을 위해 어떻게 동행할지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경희(마리안나)씨는 “요양시설 입소자와 재가 노인을 찾아갈 방문 봉사자를 양성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고민은 레오 14세 교황이 올해 제6차 세계 조부모와 노인의 날 담화 ‘나는 너를 잊지 않는다’에서 던진 호소와 맞닿아 있다. 교황은 노인 한 사람 한 사람의 고유함이 “침대 번호나 병명으로 축소될 위험이 있는 요양 시설”의 현실을 지적하고, 교회가 모든 이의 어머니로서 찾아줄 사람이 없는 노인까지 방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통합적 관점의 접근·전국 협력 체계 필요”

의정부교구는 87개 본당 가운데 지난해 노인대학을 운영 중인 곳은 25개 본당이라고 밝혔다. 문지영(마리아 고레띠)씨는 “교구는 장기적 관점에서 봉사자 양성에 힘을 쓰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당장 활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원하고 있다”며 고충을 털어놨다. 박규식 신부는 “노인 문제를 나의 문제로 바라보고 노인사목에 총체적이고 통합적인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구별 경험을 모으고 봉사자 양성과 방문 사목, 생애 말기 영적 돌봄을 함께 연구할 전국적 협력 체계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진효나(헬레나, 주교회의 평신도사도직위원회) 간사는 이날 나온 현장의 목소리를 위원회에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회의를 진행한 서울대교구 박민우 신부는 “교구와 본당마다 상황이 달라 전국에 일률적으로 적용할 시스템을 정하기는 어렵다”면서도 “각 현장의 성공과 실패를 나누고 아이디어를 얻는 데 모임의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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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6-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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