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8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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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민호의 시사진단] 풀뿌리 언론의 부릅 뜬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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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에 볼 게 뭐 있어? 강 위로 출렁다리나 하나 만들어야 사람들 올 거 아니야.’ 이런 안일한 생각으로 출렁다리 예산에 148억 원이 들어간다. 이 중 국비 50억 원을 제외하고 군 예산이 고스란히 100억 원가량 들어간다. ‘국내 최장 규모’라고 선전을 하지만, 그거 몇 미터 더 길다고 사람들이 올까 싶다.

교동호수의 다리는 72억 9000만 원이 들었다. 충북도와 옥천군이 예산의 절반씩 부담했다. 출렁다리 옆 대청호 생태군립공원 조성에는 200억 원가량 전액 군비가 들어간다고 한다. 이유와 목적은 관광이다. 지역 경제를 활성화한다는 것인데, 사람들이 얼마나 머물며 얼마큼 돈을 쓸지는 모르는 일이다. 숙박시설도 변변치 않고 연계 관광도 별 볼일 없는 곳에서 투자한 만큼 돈이 돌아올지 예측할 수도 없다.

이쯤 되면 저 돈을 저렇게 써도 되는가 싶다. 피 같은 혈세 아니던가. 옥천뿐 아니다. 대부분의 농촌 지자체들이 올지 안 올지도 모르는 외지인을 위해 그럴듯한 조형물을 세워 뭔가 보여지는 성과를 내려 한다. 사진과 영상으로 회자돼 기억되길 원하고 유명해지길 바란다. 유형의 재원을 무형의 성과로 포장하고 결코 예산 낭비가 아니라고 말한다. 지역 브랜드 가치가 올라갔다며 오늘도 내일도 예산을 낭비한다.

그 돈이면 읍면마다 소규모 복지관을 충분히 짓고도 서너 명의 인력을 운용할 수 있다. 그 돈이면 면 지역 저상버스, 무상버스, 순환버스를 운행해도 차고 넘친다. 그 돈이면 250여 개 경로당의 조리 일자리와 부식비, 현물 로컬푸드 식재료까지 지원하고도 남는다. 그 돈이면 1년 치 기본소득을 5만 명 정도 되는 군민에게 월 15만 원씩 나눠줄 수 있다. 그 돈이면 읍면에 작은 도서관 하나 짓고 상근 일자리까지 마련할 수 있다.

돈의 쓰임새를 바꾸면 어르신들의 한 끼 식사가 안전하게 보장되고 경로당이 활성화된다. 어르신들은 이동권이 보장돼 가까운 복지관에서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들을 수 있다.

로컬푸드 식재료가 순환되고 농민들도 다른 판매처를 찾지 않아도 된다. 삶이 바뀌고 천지개벽한 것처럼 민생이 달라질 수 있다. 면 단위 공동체가 소멸의 늪에서 벗어나 순환과 공생의 공동체가 되는 기반이 마련되는 것이다.

농촌에 살아보면 돈이 없어서 소멸이 되는 게 결코 아니다. 돈을 애먼 곳에 쓰는 것을 지켜보자니 울화통이 터지면서 스트레스를 받는다. 주민들 얘기를 듣지 않고 지자체 마음대로 짓고 운영하니 삶과 행정은 물과 기름처럼 섞이지 않은 채 이원화돼 있다. 그래서 우리는 두 눈 부릅뜨고 목소리를 계속 내야 한다. 그리고 목소리를 남기고 공유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기록해야 한다. 풀뿌리 언론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옥천신문은 기어코 오지로 들어가서 주민의 목소리를 채집한다. 살아있는 공론장을 만들고 유지하는 일, 풀뿌리 민주주의를 살리는 데 가장 기본적인 요소이기도 하다. 삶 터와 일터에서 우리는 공공의 목소리를 제대로 기록하고 유지하고 있는가 묻고 싶어졌다.

혈세가 밑 빠진 독처럼 낭비되는 걸 막으려면 공론이 필요하다. 쓸데없는 정쟁에 현혹되지 말고, 연예인 신변잡기에 눈 돌아가지 말고, 내가 사는 삶 터에 조금 더 집중하면 좋겠다. 이는 서로를 살리고, 모두를 이롭게 하는 첫걸음이기도 하다. 오지도 않는 사람들을 위해 너무 막연하게 쓰는 관광예산을 과감히 삭감하고 민생을 돌아볼 수 있도록 두 눈 부릅뜨고 감시하고 비판하고 견제해야 한다. 시민으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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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6-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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