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일장 바닥에서 온종일 땀 흘려 가며 준비한 물건을
몽땅 비워 낸 뒤 마주하는 기쁨이다.
삼십여 년 전, 카드가 아닌 투박한 현금이 대세였던 시절에는
장터의 풍경이 이토록 정겨웠다.
손에서 손으로 오고 가는 지폐 속에는
치열한 삶의 애환과 따스한 정이 함께 싹텄다.
땀방울의 대가로 쥔 빳빳한 돈다발을 바라보는 어머니의 얼굴에는
이보다 더 행복할 수 없다는 듯 눈부신 웃음꽃이 피어난다.
자식들 뒷바라지하느라 거칠어진 손에 쥐어진 작은 보상이
오늘 하루의 고단함을 씻은 듯이 날려 보낸다.
삶의 활력과 날것 그대로의 행복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순간이다.
글·사진 _ 양종훈 다큐멘터리 사진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