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이 계시
이번 편지부터는 구약성경의 가장 중요한 내용 가운데 하나인 시나이 계시에 대한 말씀을 만나도록 하겠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광야 길을 걸어간 지 석 달째 되는 날 시나이 산에 도착하게 됩니다. 하느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당신의 뜻을 드러내 보이시고, 하느님 백성으로서 살아야 할 가르침들을 주셨는데, 이것이 바로 시나이 계시입니다.
시나이 계시에는 ‘시나이 계약’과 ‘거룩한 삶으로의 초대’라는 중요한 내용이 담겨져 있습니다. 시나이 계약이란 하느님께서 당신이 선택한 이스라엘 백성과 시나이 산에서 맺은 계약을 말합니다. 이 계약을 통해 이스라엘은 하느님의 백성으로서 지켜야 할 삶의 가장 근본적인 규범인 십계명을 받게 됩니다. 거룩한 삶으로의 초대란 이스라엘이 하느님의 백성으로서 살아야 할 거룩한 생활에 대한 가르침을 말합니다. “나, 주 너희 하느님이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레위 19,2)
탈출기 19~40장, 레위기 전체, 그리고 민수기 1장~10장(10절)이 시나이 계시에 대해 전해주고 있습니다. ‘오경’(창세기, 탈출기, 레위기, 민수기, 신명기)의 삼분의 일에 해당하는 말씀이 전할 만큼 시나이 계시는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시나이 계약의 의미
계약을 표현하는 히브리어 ‘버리트’는 사슬이란 뜻이 있습니다. 계약의 두 당사자가 사슬처럼 단단하고 확고한 관계를 맺게 된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시나이 계약은 하느님께서 이스라엘 백성 전체와 맺으신 계약으로 하느님 구원을 가장 잘 드러내고 있습니다. 하느님의 놀라우신 권능으로 이집트 종살이에서 구원된 이스라엘 백성이 시나이 계약을 통해 ‘하느님의 백성’이 됩니다.
그리고 하느님의 백성이 하느님을 공경하고 이웃을 사랑함으로써 참된 생명을 누리도록 하느님께서 십계명을 주신 것이 바로 시나이 계약입니다. 그러한 까닭에 시나이 계약은 구약성경의 구약(舊約)을 지칭하는 계약이라 하겠습니다.
시나이 계약은 네 단계에 걸쳐 이루어집니다. ①계약 준비(19장) ②십계명(20,1-17) ③계약의 책(20,22-23,19) ④계약 의식(24,1-11).
계약 준비
하느님께서는 시나이산에서 이스라엘과 계약을 맺기 전에 먼저 당신이 어떤 분이신지 알려 주십니다. 하느님은 이스라엘 백성을 이집트 종살이에서 구하셨고, 독수리 날개에 태워 오듯이 광야 길을 인도해 주신 구원자이십니다.(탈출 19,4)
이어 하느님께서는 시나이 계약을 통해 이스라엘에게 베푸실 축복을 약속하십니다.(탈출 19,5-6) 이를 통해 이스라엘은 ‘하느님의 소유’가 됩니다. 본래 소유란 히브리어로 임금이 아끼는 보물을 뜻합니다.(1역대 29,3 참조) 이제 이스라엘은 온 세상의 임금이신 하느님의 보물이 된다는 것입니다.
또 이스라엘은 ‘사제들의 왕국’이 됩니다. 이는 하느님과 세상 사이를 중개하는 의미에서 이스라엘의 사제적 직분을 말합니다. 그리고 이스라엘은 다른 민족들로부터 성별 되어 하느님께 속한 ‘거룩한 민족’이 됩니다.
하느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이 계약을 맺을 준비를 하도록 모세를 통해 말씀하시고, 당신의 영광을 드러내십니다.(19,16-25)

글 _ 송재준 마르코 신부(대구대교구 구미 도량본당 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