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호텔업계도 활기를 되찾고 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시기 경영난을 이유로 해고된 서울 세종호텔 노동자들은 호텔이 흑자로 돌아선 뒤에도 일터로 복귀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복직을 요구하며 호텔에서 농성한 노동자와 농성에 함께한 시민들이 무더기로 검찰에 넘겨졌습니다.
이정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세종호텔 운영사인 세종투자개발이 지난해 거둔 영업이익은 43억 원입니다.
지난 2022년 37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이듬해 흑자로 전환했고, 2024년과 지난해에는 2년 연속 40억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습니다.
서울 명동 한복판에 자리한 세종호텔도 외국인 관광객 증가와 함께 객실 수요를 회복했습니다.
올해 상반기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071만 명으로 역대 상반기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정부도 오는 2029년 외국인 관광객 3000만 명 유치를 목표로 'K-관광' 활성화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관광산업의 회복을 위해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노동자들의 상황은 다릅니다.
고진수 세종호텔지부장을 비롯한 해고노동자 6명은 5년째 복직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세종호텔은 코로나 시기 경영난과 식음료사업부 폐지를 이유로 지난 2021년 12월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 12명을 정리해고 했습니다.
2001년 호텔에 입사한 고 지부장도 근속 20년을 채운 해에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고진수 / 관광레저산업노조 세종호텔지부장>
"코로나 때 어려웠지만 사실상 코로나를 극복하고 나면 지나고 나면 엄청나게 관광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상상은 누구나 할 수 있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엄청나게 늘어났고 객실은 어마어마한 수익이 나는데 정작 이곳에서 일하는 직원 수는 거의 5분의 1로 줄어 있고요."
고 지부장은 호텔 앞 도로 구조물 위에서 336일 동안 고공농성을 벌였습니다.
고 지부장에게 관광객 수와 산업의 성장만을 강조하는 'K-관광'은 공허하게 들립니다.
<고진수 / 관광레저산업노조 세종호텔지부장>
"한 해에 1700만 명 가까이 되는 관광객들이 온다고만 얘기하지 그러면 그들을 이렇게 대하는 노동자들의 노동 조건은 그럼 이것에 대해서는 사실상 누구도 얘기하지 않는 거죠."
복직을 위한 교섭이 진전을 보이지 않자 해고노동자와 연대 시민들은 지난 1월 호텔 로비에서 다시 농성에 들어갔습니다.
경찰은 지난달 농성 참가자 16명을 업무방해와 공동퇴거불응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습니다.
세종호텔 관계자는 CPBC에 "현재의 경영 회복과 당시 정리해고는 별개의 문제"라며 "2024년 대법원에서 정리해고의 정당성이 확정된 만큼 복직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도 매주 화요일 오전 세종호텔 앞에서 미사를 봉헌하며 해고노동자들과 연대하고 있습니다.
<김비오 신부 /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장>
"세종호텔 해고 노동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품위 있는 노동'이 가능한 사회란 어떤 사회인지를 묻는 문제이자 우리 사회가 노동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의 문제이지 않겠는가 싶습니다."
화려한 'K-관광'의 성과 뒤 5년째 일터로 돌아가지 못한 노동자들.
관광산업 성장의 과실이 누구에게 돌아가고 있는지 묻고 있습니다.
CPBC 이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