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9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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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부모를 수혜자로 머물게 하지 말아달라”

임지현(엘리사벳) 사무국장이 말하는 ‘생명을 지키는 자립’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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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들의 마음 치유하는 게

한부모 자립의 첫 단추”



“성장 과정서 겪었던 어려움

아이에게 되돌려주지 않도록

고리 끊어야 진정한 자립”





 

마음자리 임지현 사무국장.


“헌법재판소가 2019년 낙태죄 처벌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이후 한부모복지시설 입소율이 확실히 줄었습니다.”

이는 출산지원형 가톨릭 한부모가족복지시설 ‘마음자리’의 SWOT분석 결과다. 마음자리가 지난 6월 개소한 작업장 ‘소울블룸’에서 만난 임지현(엘리사벳) 사무국장은 이러한 결과가 위기임신·출산이 줄어든 것이 아닌 낙태를 선택하는 경우가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보았다. 그는 “소위 위기임신·출산으로 인한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사람은 주로 낙태를 한다”며 “우리나라의 현실이 과연 미혼모들이 자립할 수 있는 환경인지 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7년, 정부가 낙태약을 도입하겠다고 천명한 현재 한부모 복지 현장에 있는 이들은 미혼임산부의 출산과 자립 지원의 길이 더욱 좁아질 것을 우려하고 있었다. 생명을 없애는 것이 ‘가장 쉬운 선택’이 되지 않도록, 더욱 분주해진 복지 현장에서 진정한 ‘자립’의 의미가 뭔지 들어봤다.

“한 엄마가 밥을 먹다가 배가 너무 아파서 대변을 누려고 화장실에 갔대요. 그런데 아기 울음소리가 들리는 거예요. 변기에는 탯줄에 연결된 아기가 떨어져 있었어요. 만삭까지 임신 사실을 몰랐던 겁니다.”

임신 사실을 알고도 8개월까지 성매매에 종사하던 엄마도 있었다. 임 국장에 따르면, 현재 한부모복지시설에는 정신장애를 비롯해 우울증·조현병 등을 앓는 엄마들이 늘어나고 있다. 선천적 장애가 아니어도 후천적·환경적 요인에 의해 병을 앓거나 자립이 어려운 이들이 많다는 것이다. 임 국장은 “단순히 돈을 준다고 자립이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라며 “엄마들이 성장 과정에서 겪었던 어려움을 아이에게 되돌려주지 않도록 그 고리를 끊는 것이 진정한 자립”이라고 설명했다.

임 국장은 “엄마들 자신이 부모로부터 ‘사랑한다’는 말을 듣지 못했는데, 어떻게 자녀들에게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겠느냐”며 “이에 마음자리는 엄마가 시설에 들어오기 전에 무슨 일을 했든, 입양을 결정했든 안 했든 생명을 지켰으니 잘했다며 ‘조건 없는 사랑’을 주려고 한다”고 전했다. 엄마들의 마음을 치유하는 것, 그것이 마음자리가 행하는 한부모 자립의 첫 단추다.

미혼모들의 경제적 자립을 돕는 작업장 ‘소울블룸’ 문을 열게 된 배경도 전했다. 임 국장은 “미혼부모시설은 최장 2년까지밖에 머물 수 없다”며 “실질적 자립 지원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라고 밝혔다. 적절한 사랑과 지원이 전해졌을 때 엄마들은 물론 그 아이들까지 너무나 밝고 건강하게 자라는 것을 수없이 봐왔기에, 더욱 안타까운 마음이었다.

임 국장은 “여행을 경험해보지 못한 엄마와 자녀들을 위해 단체 여행까지 지원하면서 사랑을 줘도 다시 고꾸라지는 것이 사람”이라며 “그렇기에 한부모 지원 제도가 단순히 돈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한부모를 수혜자로 머물게 하지 말아달라는 것이다.

마음자리가 지난 5년간 퇴소 이후 사후관리한 35가정을 분석한 결과, 기초생활수급 가정이 29곳으로 83를 차지했다. 정규직으로 일하는 가정은 한 가정뿐이었다.

임 국장은 “도움이 간절한 위기임산부인데도 도움받는 방법을 몰라서 못 받는 이들도 있다”며 “주변에 어려운 임산부가 보이면 일회성 도움에 그치지 말고 한부모복지시설로 연계해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적절한 돌봄과 지원을 받은 엄마와 아이는 행복해질 수 있다”며 한 엄마가 아이에게 쓴 편지를 전했다. 편지에는 “아이야, 나는 수없이 버림받았지만 나는 너를 지켜줄게”라고 적혀 있었다. 임 국장은 “엄마도 아이와 함께 크고 있다”며 “한부모는 불행해질 것이라고 함부로 예단하지 말아달라”고 강조했다.

박예슬 기자 okkcc8@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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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6-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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