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학생들과 지내다 보면 학교의 역할이 무엇인지 고민할 때가 많다. 지식을 전하고 진학을 돕는 일은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그에 앞서 학교는 학생들이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데 필요한 기본을 가르쳐야 한다. 인사를 잘하고, 약속한 시간을 지키며, 서로를 존중하고, 긍정의 언어를 익히는 일이 그것이다. 그중에서도 ‘긍정의 언어’는 오늘날 한국 사회에 절실히 요청된다.
인간은 누구나 불만 섞인 생각과 말과 행위를 한다. 물론 그 말들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다. 때로는 그것이 필요하기도 하다. 그러나 늘 정도를 모르고 지나칠 때가 문제다. 누군가 애써 해놓은 일에서 흠부터 찾고, 비난하고 헐뜯는 그런 태도들이 늘 사회 안에 도사린다. 좋은 점은 이야기하지 않으면서 상대를 깎아내리려고 하는 그런 일들이 반복되면 결국 너도 나도 모두 다 구렁텅이에 빠지게 될 뿐이다.
필자는 혼배성사를 주례할 때나, 아니면 학부모와 면담을 할 때 “고마워, 미안해, 괜찮아” 이 세 마디를 서로에게 많이 하라고 주문한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고마운 일을 당연하게 여기기 쉽고, 잘못하고도 자존심 때문에 사과를 미루게 된다. 이건 한참 잘못된 일이다. 가까울수록 상대를 아끼고 사랑하는 게 당연한 일이다. 가까우니까 막 대한다는 건 사실 모순된 일이다.
이 말은 비단 부부 사이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필요하다. 학교 교사도 그렇다. 학생의 잘한 일이 있으면 알아봐 주고, 작은 수고에도 고마움을 표현하며, 결과가조금 부족하더라도 그 안에 담긴 노력을 먼저 보아야 한다. 물론 학생의 부족한 점이나 잘못을 짚어주어야 한다면, 고쳐야 할 행동을 알려주면서도 학생의 인격은 최대한 존중할 수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교사의 말 한마디가 학생의 마음에 오래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무조건 칭찬하고 모든 일을 좋게 넘기자는 뜻은 아니다. 할 말은 해야 한다. 안 그러면 교사의 직무를 유기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평상시에 학생들과 늘 ‘내가 너를 위해 이 자리에 있고, 무조건 너의 편이며, 네가 잘되기를 그리고 꼭 성공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는 신뢰가 형성되어 있어야 한다. 그 신뢰는 평상시에 하는 긍정의 언어와 행동에서 시작된다. 그러한 신뢰가 없으면 나의 어떠한 언어나 행동도 학생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없다.
학교 안에서 교사와 학생 사이의 이야기를 예시로 들었지만, 다른 곳에도 충분히 적용 가능하다고 본다. 이 사회가 긍정의 언어를 더 많이 했으면 좋겠다. 주위에서 험한 말들을 어렵지 않게 목격하고 듣게 된다. 사실 필자도 그것에서 자유롭다고 한다면 거짓말이다. 그래서 함께했으면 좋겠다. 서로에게 작은 일도 고맙다는 말, 나의 잘못을 명확히 인정하는 미안하다는 말, 상대방이 실수해도 괜찮다며 용서하는 말. 그 말들에 인색하지 않고 넉넉할 때 결과적으로 너와 나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좋을 것이다. 그렇게 앞으로 더 많은 이들이 하느님께 받은 사랑을 기꺼이 서로 함께 나누며 살아가는 세상이 되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