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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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불안엔 ‘연대’, 세계 청년엔 ‘환대’하자

서울 WYD, 모두의 축제가 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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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난과 치솟는 집값, 불확실한 미래 앞에서 청년들의 불안과 고립은 계속되고 있다. 이런 청년들에게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orld Youth Day)는 어떤 의미를 선사할 수 있을까. 또 세계 각국에서 찾아올 수십만 청년을 잘 맞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서울 WYD 개막까지 채 1년도 남지 않은 가운데 cpbc 가톨릭평화방송·평화신문은 청년들의 이야기를 직접 듣고, 대회 준비 상황을 점검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9월 26일부터 cpbc TV와 cpbc플러스 등을 통해 방영한 특집대담 2부작 ‘서울 WYD, 모두의 축제가 되려면’을 통해서다.

1부에서는 청년 작가와 대학생 등이 패널로 참여해 오늘날 청년들이 겪는 무력감과 관계의 단절을 진단하고, WYD가 이들에게 어떤 연대의 경험을 줄 수 있을지 모색했다. 2부에서는 서울시 관계자와 재난·안전 전문가, 서울 WYD 조직위원회 관계자 등 행사 실무를 책임지는 각계 전문가들이 숙박과 폭염·안전 등 성공적인 대회를 위해 풀어야 할 과제를 짚었다.
 

cpbc 특집대담 ‘서울 WYD,모두의 축제가 되려면’ 1부에서 패널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

청년, 불안의 시대... 해답은 연대

일도 구직 활동도 하지 않고 ‘쉬었다’고 답한 이른바 ‘쉬었음 청년’이 60만 명에 이르는 시대다. 국회미래연구원이 국가데이터처 경제활동인구조사를 분석한 결과다. 좁아진 취업 문턱과 주거 불안 등으로 청년들은 타인과의 관계를 끊고, 극단적 단절을 택하는 이들이 많아졌다는 진단이다. 주식이나 가상화폐 등 좁은 탈출구를 찾을 뿐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청년들을 ‘쉬었음 청년’으로 내몰고 있는 것이다.

청년 노동자의 현실을 담은 「쇳밥일지」의 저자 천현우 작가는 “청년들이 차근차근 올라가는 사다리가 무너져 있다”고 진단했다. 열심히 일해도 안정된 미래를 기대하기 어려운 현실에서 청년들이 노동의 의미를 느끼기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천 작가는 “미래가 보인다면 월 200만 원을 준다고 해도 누가 안 가겠느냐”며 미래를 향한 기대가 사라지면서 청년들이 취업뿐 아니라 인간관계에서도 물러서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전했다. 천 작가는 이를 두고 “구인·구직은 물론 직업·연애까지 ‘쉬었음 청년’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겨울 작가는 극심한 불안과 경쟁으로 내몰린 청년들이 타인과의 관계를 짧은 시간에 단절하는 현상도 짚었다. 김 작가는 “‘네가 나와는 다르니, 너를 이해해보고 싶어’가 되면 참 좋겠지만, (극심한 경쟁으로) 에너지가 부족해지니 ‘너 나랑 안 맞아, 나 너 안 봐’가 현실이 돼버리는 건 참 슬픈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소셜미디어의 추천 알고리즘 문제도 지적하며 “스크린 속 콘텐츠들은 점점 더 구미에 맞는 것만 자꾸 입에 넣어준다”며 “나와 다른 생각을 하고 다른 삶을 살아가는 누군가를 실제로 접할 기회가 점점 줄어들게 만든다”고 말했다. 젊은이들이 타인을 알아가는 데 쓸 여력이 부족해지면서 MBTI 성격 유형 등으로 상대를 쉽게 판단하거나, 자신과 조금이라도 다르다고 여기면 관계를 끊는 경향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허규형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역시 불확실성이 청년 불안과 번아웃을 키우고 있다고 진단했다. 허 전문의는 “암 환자들이 불안에 떠는 시기가 진단이 확정되기 직전”이라며 “현대 사회의 불확실성이 청년들을 옥죄고 있다”고 했다. 이어 “상황이나 사람을 섣불리 극단으로 가르는 방어기제가 번지고 있다”면서 “타인의 입체적 면모를 헤아리려면 에너지를 써야 하는데, 이들에겐 그럴 기력조차 남아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과거에는 열심히 일하면 안정된 삶에 이를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지만, 이제는 노력한 만큼의 결과나 미래가 보장되지 않으면서 청년들이 힘을 잃고 방어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패널들은 청년들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선 같은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 이들의 ‘연대’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2023 리스본 WYD에 참가한 김윤우(안젤라메리치, 가톨릭대 신학과) 씨는 “지구 반대편에서 온 낯선 외국인 친구들이 ‘네가 어느 곳에 있든 널 위해 기도하겠다’고 말해줬을 때, 난생처음 연대의 중요성을 느꼈다”고 했다. 김겨울 작가는 “나와 다른 사람, 다른 경험, 다른 생각을 가진 이들에게 너무 두려움을 느끼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수십만 청년 어떻게 맞을까… 숙박·폭염 대책 점검

2부에서는 서울시 관계자와 소방방재 전문가, WYD 참가자 등이 모여 성공적인 대회 개최를 위한 실무 과제를 논의했다. 서울 WYD 조직위원회 기획본부장 이영제 신부와 서울시 김장열 국제행사지원과장, 재난전문가 이영주 경일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2023 리스본 WYD 참가자 시각디자이너 한솔(레지나)씨다.

전문가들은 숙박과 안전, 교통, 폭염 대책, 문화적 마찰까지 풀어야 할 과제들을 점검했다. 수십만의 청년이 서울에 모이는 대규모 국제행사인 만큼 빈틈없는 사전 준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비신자와 타 종교인 등 시민사회의 이해와 공감을 넓히는 노력도 요청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폭염 대책이다. 내년 본대회는 무더위가 한창일 8월 3~8일 열린다. 특히 올해 같은 기간 서울의 최고기온은 39도까지 치솟는 등 예년보다 무더운 날씨가 이어졌다. 이영주 교수는 “더위는 참는 것이 아니라 피해야 하는 것”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재난 중 가장 많은 사상자를 발생시킨 건 폭염”이라고 말했다.

김장열 과장은 “서울 WYD 조직위가 예상하는 50만 명을 바닥에라도 누이려면 에어컨이 가동되는 실내 공간 확보가 절실하다”고 했다. 서울시의 ‘WYD 지원계획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시 내 공공시설과 수련원, 체육관 등의 수용 가능 인원은 4만여 명. 김 과장은 “현실적으로 이 상황을 타개할 방법은 학교 문을 열어 순례자들을 수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학교는 이 기간 여름방학이다. 더불어 지난 6월 서울시의회는 학교 체육관 등 개방을 담은 서울시교육청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 기본 조례안을 제정했다. 그러나 학교 현장에선 방학 중에도 늘봄학교 등이 운영돼 교실을 사용해야 하고, 외부인에게 학교 시설을 개방하는 데 대한 학부모들의 협조도 필요하다. 김 과장은 “학교장의 협조와 학부모들의 너른 이해가 수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영제 신부도 “학교 시설 청소와 위생 관리 등을 철저히 해 사용 전 모습 그대로 원상복구하는 것을 조직위 차원에서 책임질 것”이라며 “학생들이 돈을 들여 해외에 나가 외국 청년들과 교류하는 대신, 세계 청년들이 찾아온 학교 자체가 해외가 된다는 생각으로 마음의 문을 열어주신다면 아이들에게도 좋은 교육 기회가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부족한 인프라를 보완하는 대안으로 홈스테이가 화두로 떠올랐다. 한솔씨는 “에어컨도 없이 화장실 하나를 여러 명이 나눠 쓰는 열악한 환경이었지만, 전혀 불만이 없었다”며 “오히려 낯선 이방인을 가족의 일원으로 품어준 그 환대 자체가 순례자들에겐 잊지 못할 감동이 된다”고 전했다. 신자들이 환대의 수준을 고민하며 망설이기보다, 그저 다정한 마음으로 문을 여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이다.

이영주 교수는 참가자들이 지나친 통제를 느끼지 않으면서도 뒤에서 안전을 지켜주는 ‘그림자 안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안전을 위해 ‘이것도 하지 마라, 저것도 하지 마라’는 방식은 좋은 안전이 아니다”라며 “한 발 뒤에서 잘 지원하는 방식의 안전 대책이 추구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장열 과장은 “순례자들의 보행에 서울시 자전거 ‘따릉이’가 방해된다면, 대회 기간 따릉이 운영 방식을 조정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영제 신부는 “8개 산하 병원을 둔 가톨릭중앙의료원을 중심으로 의료 대응 체계를 갖춘 의료 TF(태스크포스)가 꾸려졌다”고 설명했다.


단순한 종교행사 넘어 국제적 환대의 장

리스본 WYD 참가 경험이 있는 한솔씨는 내년 서울에서 펼쳐질 모습을 그리면서 “지하철로 이동할 때도 청년들은 각자 가져온 기타와 북을 연주하며 성가를 부르고 서로 화답한다”며 “이 과정에서 서로 SNS 계정을 공유하고, 환대 속에 하나 돼 축제를 즐긴다”고 말했다.

다만 세계 각국 청년들이 몰려오면서 대중교통 등 공공장소에서 문화적 차이로 인한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순례자들이 한국의 공공질서와 문화를 존중하는 동시에, 시민들도 WYD를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상호 이해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김장열 과장은 “‘지하철에서 이렇게 노래를 불러도 될까, 민원이 발생하면 우리 교통공사는 어떡하지’라는 걱정부터 드는 걸 보니 저부터 마음이 닫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영제 신부는 “젊은이들이 훌리건(과격 팬)은 아니기에, ‘우리도 너희를 환대할 테니, 너희도 우리나라 문화를 존중해달라’고 당부할 방침”이라며 “대중교통 예절 등 에티켓을 순례자 앱을 통해 공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영주 교수는 “주최 측에서 오히려 에티켓을 강조하지만, 우리 시민들에게도 ‘그 정도는 해도 좋다’는 교감 역시 필요하다”고 했다.

대회를 1년도 채 남겨두지 않은 가운데 제도적·문화적으로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과제가 한국 사회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 신부는 “우리나라 가톨릭 신자는 12 내외로, WYD 개최는 한국 교회뿐 아니라 교황청에도 새로운 도전”이라면서도 “가장 중요한 건 시민 여러분의 청년들을 향한 환대가 바탕에 깔려 있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솔씨는 “많은 사람이 여전히 WYD는 남의 일이라고 치부하는 경향이 있다”면서도 “모두의 축제로 잘 치르기 위해선 모두가 ‘나를 위한 무대다’라고 여기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패널들은 서울 WYD가 세계 청년들이 신앙 안에서 만나 서로의 문화를 나누는 동시에, 한국 사회가 서울의 매력을 알리는 국제 교류의 장이 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김 과장은 “2023년 잼버리 대회 이후 다시금 열리는 대규모 국제행사이기에 (성공적으로 개최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위기는 맞다”면서 “하지만 그와 동시에 굉장한 기회라고 생각하며, 서울시가 글로벌 3대 도시로 도약할 발판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이준태 기자 ouioui@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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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6-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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