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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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단상] 함께 짓는 작은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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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기억 속 엄마의 주중과 주말은 늘 성당 일로 바빴다. 미사 반주에 레지오 마리애 활동까지, 엄마는 가족을 돌보는 틈틈이 성당을 오가셨다. 그 모습을 보며 자란 나는 막연히 ‘성당 봉사는 참 고된 일이구나’ 하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두 딸을 키우며 아이들을 주일학교에 보내고 자모회 활동을 시작하는 일이 솔직히 조금은 부담스러웠다. 한 주를 업무와 육아로 바쁘게 보내고 겨우 맞는 주말마저 내어드려야 한다는 생각에 자꾸만 한 발 물러서고 싶어지곤 했다.

그런 내가 자모회에 발을 들이게 된 건 큰 아이 덕분이었다. 유치원에 다닐 때부터 큰 아이는 주일학교와 어린이 미사에 가는 것을 참 좋아했다. 성당에 있을 때 환해지는 아이의 얼굴을 보면서, 이 아이가 성당에서 참 많은 것을 받고 있구나, 생각하곤 했다. 돌아보면 나 역시 어린 시절 주일학교를 다니며 선생님들과 나누었던 교감이 신앙심을 키울 수 있었던 팔 할이었던 것 같다. 아무 대가 없이 아이들이 성당 안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시간과 마음을 내어주시는 선생님들을 보며, 받기만 하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그래서 나도 아주 작게라도 보탬이 되고 싶었다.

받은 만큼 조금이라도 돌려드리고 싶어 시작한 자모회였는데, 들어가 보니 오히려 내가 받는 것이 더 많았다. 앞치마를 두르고 아이들 간식을 챙기고 행사 준비를 함께하면서, 신앙 안에서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을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었다. 먼저 그 길을 걸어온 선배 자모들은 아이 일로 마음이 조급해질 때 한 걸음 물러서 기도하며 기다리는 법을, 아이를 내 뜻이 아닌 하느님 뜻 안에서 바라보는 법을 조용히 보여주었다. 그렇게 좋은 사람들 곁에서 나도 엄마로서, 또 신앙인으로서 조금씩 성숙해지는 기분이었다. 자모 활동은 내 시간과 힘을 내어주는 일인 줄로만 알았는데, 실은 내가 위로받고 채워지는 시간이었다.

물론 늘 마음이 평화로웠던 것만은 아니다. 몸이 고단한 날이면 뾰족하고도 좁은 마음이 불쑥 튀어나왔다. 본당에서 아이들을 위한 행사를 진행할 때면 쉬고 싶은 마음과 고단한 몸을 이끌고 성당으로 나서지만, 얼굴이 잘 보이지 않는 부모님들이 있다고 생각하며 서운함이 들기도 했다. 그런데 공동체 안으로 조금 더 들어가 보니, 행사 때 오지 않았더라도 그분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성당 내 다른 일을 맡아 주시거나, 올 수 없었던 사정이 있었다면 한결같이 기도로 함께해주고 계심을 알게 되었다.

그 사실을 깨달았던 날, 눈에 보이는 것만으로 남을 판단하고 서운해했던 내 마음이 참 부끄러웠다. 성당 공동체는 앞에 나서는 사람들만으로 꾸려지는 것이 아니라, 아무도 모르게 뒤에서 받쳐주는 손길이 함께 있어 이어진다는 것을 그제야 실감하게 되었다.

앞에서 이끌어주시는 선생님들, 현장에서 함께 땀 흘리는 부모님들, 그리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받쳐주는 손길들이 모여 우리 아이들의 신앙이라는 작은 집을 함께 지어가고 있다. 아이들의 주일학교 생활이 없었다면, 자모회 활동이 아니었다면 만나지 못했을 뻔한 이 따뜻한 공동체의 한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음이 새삼 감사한다. 앞으로도 아이들의 맑은 신앙을 곁에서 응원하며, 내게 주어진 작은 몫을 기쁜 마음으로 이어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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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6-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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