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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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기 신부의 사도직 현장에서] 복흥은 생각보다 젊은(?) 동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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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기 신부가 다문화센터 초등학생과 윷놀이를 함께하고 있다.


새벽미사가 끝나고 사제관 소파에 누워 쉬고(?) 있었다. 뜬금없이 전화가 왔다. 수녀님이다. 미사를 함께하는 수녀님들은 본당 소속이 아니라 어린이집과 다문화센터를 담당하고 계신다. 지금도, 전에도 복흥면 출신 어린이들은 이 두 곳을 무조건 졸업해야 한다.

챙길 것들을 챙겨 어린이집으로 출동했다. 도착하자마자 수리를 해야 하는데, 아이들과 뒤엉키기 시작한다. ‘와~ 신부님이당~!’ 더 웃기는 일은 그 다음이다. 아이들은 수업 중인 선생님들이 무안하게 뛰쳐나와 내 배를 두들기며 인사한다. ‘신부님 배에서 북소리 나요. 하하하.’ 잠시 방문 목적을 망각하고 애들하고 뛰어놀게 된다. ‘아 맞다. 지금 놀러 온 게 아니지?’ 애들을 다시 교실로 돌려보내고 시설을 확인해 조치한다. 그러면 아르바이트비가 온다. 아이스 다방 커피. 촌에서는 달달구리 삼박자 스틱커피가 짱이다.
 
김상기 신부가 어린이집 아이들과 함께 송편을 만들고 있다.
김상기 신부가 신자들과 함께 딸기잼을 만들고 있다.


오후에 ‘딩동’하고 초인종이 울린다. 다문화센터 초딩들이 간식을 들고 사제관에 온 것이다. ‘수녀님께서 간식 드시래요.’ 그럼 또 어찌 사제관에서 혼자 먹고 빈 그릇만 가져다주나. 또 놀러 나간다. 숨바꼭질하다가 저기 숨어 있다고 알려줬더니 술래한테 등짝 한 대 맞았다. 팀전을 하다가 사람이 모자라면 소환당하기도 한다. 이렇게 하루종일 정신없는 어린이 세상에서 지내다 보면 차라리 육체가 힘든 게 낫다는 생각도 든다. 그래서 그런지 신자들은 나에게 ‘신부님이나 애들이나 똑같어~’하며 좋아라 하신다.

사실 수녀님들도 이 두 곳의 시설을 운영하는 것이 보통 힘든 것이 아니라 애들도 돌봐야 하는데, 운영비 고민까지 하고 계신다. 그래서 다문화 가정 자매님들과 함께 딸기잼을 만든다. 나는 딸기를 박스째 나르고, 신자들은 딸기 꼭지를 딴다. 아이 하나 키우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옛말을 몸소 체험한다. 그래서 수녀님들께 말씀드린다. ‘만들기만 하세요. 그 다음은 어떻게든 될 겁니다.’ 누가 시골 신부 심심하다고 그랬나? 더 바쁘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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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6-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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