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번째 계명 “살인하지 마라”
성경은 인간 생명이 근원적으로 하느님께로부터 온 것임을 계시하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당신의 모습을 닮게 인간을 창조하셨기에 인간 생명은 잉태되는 순간부터 죽을 때까지 존엄하고 존중받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하느님께서 모든 인간 생명의 주인’이시기에 인간이 다른 이의 생명을 해쳐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자신이 지은 죄에 대한 벌은 마땅히 받아야 하지만 그의 생명을 빼앗는 사형제도, 태아의 생명을 해치는 낙태, 자기 생명을 스스로 포기하는 자살 등을 금하는 것은 바로 그 때문입니다.
또한 ‘다른 사람의 생명을 위축시키고 약화시키는 언행을 자제하는 것’도 이 계명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다른 사람에 대한 무시, 미움, 부정적인 선입관, 다른 사람의 생각과 입장을 헤아리지 않는 판단과 질책, 다른 사람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는 말과 행위를 자제하는 것 등입니다.
예수님께서도 이 계명을 설명하시면서 다른 사람의 인격을 무시하고 화를 내는 행위를 경계하시며 화해하라고 말씀하십니다.(마태 5,21-24) 서로의 생명을 살리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가르침입니다. 어떻게 하면 서로의 생명을 살릴 수 있을까요? 무엇보다 나 자신이 소중한 만큼 다른 사람도 하느님께 사랑받는 소중한 사람임을 인정하는 마음가짐이 중요합니다. 특히 신앙인으로서 서로를 위해 기도할 때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인간적인 감정과 의지를 선한 방향으로 인도해 주실 것입니다.
‘생명을 살리는 사랑의 실천’은 우리로 하여금 살아가는 보람과 기쁨, 진정한 행복, 나아가 사랑이신 하느님 안에서 충만한 생명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이웃 사랑의 은혜입니다.
여섯 번째 계명 “간음하지 마라”
하느님께서는 인간을 창조하실 때 남자와 여자로 창조하셨고, 남자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떠나 아내와 결합하여 한 몸이 되도록 하셨습니다.(창세 2,24) 이러한 하느님의 뜻에 따라 남자와 여자는 자유로운 의사로 서로에 대한 사랑과 신의를 서약하고 부부로 맺어집니다.
‘부부 사랑’은 두 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첫째, 전인적(全人的) 사랑입니다. 부부 사랑은 몸과 마음을 함께 나누기 때문입니다. 둘째, 배타적(排他的) 사랑입니다. 부부 사이에 제3자의 개입을 거부하는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부부 관계의 토대를 이루는 것은 사랑의 서약을 충실히 지키는 서로에 대한 신의입니다.
그런데 신의로 맺어진 부부 관계를 훼손하는 행위가 간음입니다. 따라서 이 계명은 일차적으로 부부 외의 다른 사람과 부적절한 관계를 가지는 것을 엄격히 금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이 계명은 ‘부부가 서로에 대한 사랑의 성장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가르침을 담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혼인은 부부 사랑의 완성이 아니라 본격적인 의미에서 시작이기 때문입니다.
부부는 각자 인간적인 부족함과 단점을 가지고 있기에 성경은 부부가 서로 보완하는 관계요, 서로 협력하는 관계임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진정한 사랑은 그 대상이 나 자신이 아니라 상대방입니다. 남편과 아내가 서로 존중하고 인정할 때 비로소 그들이 이루는 가정은 참된 사랑의 보금자리가 될 수 있습니다.
이 계명의 가르침이 우리 자신의 부부관계를 다시금 살펴보는 계기가 되고, 서로를 위해 기도하고 배려함으로써 인생의 진정한 동반자, 행복한 가정 되시길 바랍니다.

글 _ 송재준 마르코 신부(대구대교구 구미 도량본당 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