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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신앙의 불모지’ 일본에서 한 세기 이어온 교회 공식 매체

[아시아 가톨릭 미디어를 가다] (7·끝) 가톨릭재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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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재팬뉴스 사무실이 자리한 일본 주교회의 건물 전경.


도쿄 고토구 시오미(潮見) 지역에 자리한 가톨릭회관. 일본 가톨릭교회 주교회의가 자리 잡은 이곳은 일본 교회 공식 뉴스 매체 ‘가톨릭재팬뉴스(カトリックジャパンニュース, 이하 재팬뉴스)’ 편집국이 위치한 곳이기도 하다. 본지는 7월 30일 이곳에서 일본의 대표 가톨릭매체 ‘재팬뉴스’ 편집국 사람들을 만났다. 일본 주교회의 홍보부장 겸 가톨릭재팬뉴스 사장 오쿠보 다케시 신부를 비롯해 이시이 요시히로(바오로) 편집장, 마쓰자키 가오리(마리아) 전 편집장, 다구치 준코(마리아 아그네스)·데라다 마리코(프란체스카) 기자, 사토 다카하루(바오로 미키) 홍보과장을 만났다. 

 


전쟁·재난 속에서도 복음의 빛 전해

‘재팬뉴스’의 뿌리는 1923년 1월 창간된 격주간지 ‘공교청년시보’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본 가톨릭 언론의 100년 역사를 이어온 매체다. 같은 해 ‘가톨릭 타임스’로 이름을 바꿨고, 1931년에는 ‘일본가톨릭신문’으로 개칭하며 주간지로 전환했다. 제2차 세계대전 말기인 1945년 2월 발행이 중단되는 시련도 겪었다. 그러나 이듬해 2월 ‘가톨릭신문’이란 이름으로 복간해 이후로도 80년 넘게 복음을 전해오고 있다.

특히 재팬뉴스의 전신은 일본 사회에 ‘가톨릭이라는 명칭을 알리는 역할도 했다. 이시이 편집장은 “일본에 신앙이 자리 잡은 것은 훨씬 오래됐지만, ‘가톨릭’이라는 용어가 알려진 건 저희 매체가 ‘가톨릭’이라는 이름을 쓰면서부터였다”며 “그전에는 공교(公敎)라는 이름으로 불렸는데, 교회 매체를 통해 비로소 제대로 된 이름이 알려질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일본에서 가톨릭교회는 소수 종교에 속한다. 일본 전체 인구에서 그리스도교 신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1 안팎인 100만여 명으로 알려져 있으며, 가톨릭 신자는 50여만 명 규모다. 일본 교회는 오랫동안 외국인 선교사들의 도움을 받아 복음화를 이어왔다. 그러나 일본 가톨릭 언론의 출발은 달랐다. 이시이 편집장은 “우리 매체의 특징은 일본인 사제와 신자가 중심이 되어 만들어진 것”이라며 “특히 청년들이 중심이 돼 일본 사회에 신앙을 전하고자 하는 열망이 모여 ‘공교청년시보’가 만들어졌고, 이 매체가 현재의 ‘재팬뉴스’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시이 편집장은 소수 종교 매체인 ‘재팬뉴스’가 100년 넘게 이어질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매체를 통해 사회와 지역 교회에 복음을 전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꼽았다. 그 가운데에는 출판을 사명으로 삼는 성바오로수도회의 헌신이 있었다. 이시이 편집장은 “성바오로수도회는 제2차 세계대전 전후인 1950~1973년 신문 제작 전반을 맡아 열성적으로 매체를 통한 선교를 펼쳤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쟁 당시 사무실과 인쇄소가 공습으로 모두 불타기도 했지만, 지하에 인쇄기를 새로 옮겨 설치해 신문을 발행하며 전쟁의 혼란 속에도 복음을 전해왔다”며 “그 외에도 지진과 화산폭발 등 숱한 재난 속에서도 복음의 빛이 세상에 전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지금까지 뉴스를 제작해온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고 했다.

현재도 ‘재팬뉴스’의 제작 여건은 그리 좋지 않다. 오쿠보 신부는 “현재 저희 취재 기자는 오늘 인터뷰에 참석한 2명이 전부”라며 “편집 인력까지 포함해 오늘 함께한 인원이 매체를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발행이 중단되기 전 2024년 3월 3일자 ‘가톨릭신문’ 지면 일부.


온라인 전환·간추린 뉴스 담은 월간지 배포

일본 주교회의는 2024년 2월 총회를 통해 주간 ‘가톨릭신문’을 휴간하고 디지털 전환을 결정했다. 시대 흐름에 맞춰 종이 신문 발행을 축소하고 온라인 중심으로 구조를 재편한 것이다. 이에 따라 2025년 3월 말 종이신문 발행을 중단하고 4월 온라인 뉴스 매체 ‘가톨릭재팬뉴스’를 출범시켰다. 주간 발행 체제로는 빠르게 변화하는 뉴스 환경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였다. 특히 2020년 전 세계를 덮친 코로나19 팬데믹은 뉴스를 온라인으로 전환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오쿠보 신부는 “기존 일본 사회는 인터넷보다는 신문과 TV 같은 매체를 통해 정보를 접하는 데 더 익숙했지만, 팬데믹 이후 디지털 공간을 통한 소통이 활발해지며 분위기가 반전됐다”며 “지면으로는 전달할 수 있는 정보량이 제한됐지만, 온라인은 한 콘텐츠 안에도 더 많은 정보를 담을 수 있고, 사진과 영상 등 다량의 시각 자료도 포함할 수 있는 등 장점이 많다”고 말했다.

온라인 뉴스 구조로 전환했지만 종이 매체를 완전히 포기한 것은 아니다. 인터넷 사용을 어려워하는 고령층 등을 배려해 기존 유료 구독 주간지 대신 주요 뉴스를 간추린 월간 무가지 ‘가톨릭재팬다이제스트’를 발행하고 있다. 매월 발간된 신문은 전국 본당에 배포된다. 현재 두 명의 편집장을 둔 구조 역시 지면 담당과 온라인 담당을 나눠 뉴스를 제작하기 위해 선택한 방안이다. 이시이 편집장은 “고령 신자만이 아니라 활자로 읽고 싶어 하는 신자가 여전히 많다는 것을 염두에 둔 것”이라며 “지금은 각 본당에 무료로 전달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우연히 성당에 배치된 지면을 보고 우리 콘텐츠를 접하는 등 ‘홍보’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고 전했다. 마쓰자키 전 편집장은 “월간지로 전환하면서 발행 횟수는 줄었지만, 반대로 우리 콘텐츠를 더 많은 사람이 더 편하게 읽을 수 있도록 서체를 바꾸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했다. 

 
2025년 3월 말 종이신문 발행을 중단하고 같은 해 4월 출범한 온라인 뉴스 매체 ‘가톨릭재팬뉴스’ 홈페이지 메인 화면. 홈페이지 캡처


복음 현장 전하며 평화·연대 이끄는 매체 

온라인 전환 이후 ‘재팬뉴스’는 각 교구 홍보팀과 협력해 지역 교회 소식을 전하고 있다. 아울러 가톨릭 사회 교리를 바탕으로 평화·정의·생명·인간 존엄성에 관한 보도에 힘쓰고 있다. 일본 사회의 보수화와 군사·안보 정책을 둘러싼 논쟁 속에서 평화와 핵무기 폐기를 촉구하는 등 ‘평화의 복음’을 전하는 것은 ‘재팬뉴스’의 중요한 의제다.

데라다 기자는 “우리 매체에서 가장 바쁜 날은 ‘종전 기념일’인 8월 15일이라 할 수 있다”며 “이때 전국 각지에서 평화를 기도하는 행사가 열리는데, ‘내일은 오키나와, 오늘은 한국, 그 다음 주는 히로시마, 나가사키’ 이런 식으로 각지를 다니며 취재한다”고 말했다. 오키나와는 태평양전쟁 말기 격전지였고, 히로시마와 나가사키는 핵폭탄이 투하된 도시다.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정의를 위한 한국과 일본 교회의 교류 역시 재팬뉴스가 중요하게 다루는 의제다. 이시이 편집장은 “한국 교회와 일본 교회는 지리적으로 가까운 것은 물론 역사적으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며 “일본 내에서 선교·사목하고 있는 한국인 사제가 늘고 있어 신자들 사이에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이를 집중적으로 보도하는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지진과 태풍 등 자연재해가 잦은 일본에서 재난 피해자와 교회 공동체를 연결하는 것도 재팬뉴스의 중요한 역할이다. 마쓰자키 전 편집장은 재팬뉴스가 재난 피해자들을 돕는 데 힘써온 사례를 소개했다. 특히 1991년 걸프전 당시 일본 주교단의 피란민 지원 모금 활동을 보도하며 교회 안팎의 연대를 이끌어낸 경험을 언급했다. 당시 모금액은 3억 5700만 엔에 달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러한 보도 사례는 어려움을 겪는 곳에 도움의 손길을 전한다는 사실 그 자체로도 중요하지만, 나아가 우리 사회에 ‘평화를 만드는 모습’을 제시할 수 있다는 데 더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세계 평화가 흔들리는 속에서 현대에 살아 숨 쉬는 복음의 현장을 전하는 것이야말로 가톨릭 매체가 해야 하는 일”이라며 “이는 곧 ‘재팬뉴스’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가톨릭재팬뉴스 편집국 일원들. 앞줄 왼쪽부터 반시계방향으로 마쓰자키 가오리 전 편집장, 가톨릭재팬뉴스 사장 오쿠보 다케시 신부, 이시이 요시히로 편집장, 데라다 마리코·다구치 준코 기자, 사토 다카하루 홍보과장.


탈종교화 흐름 속 젊은 세대와의 소통 고민

일본에서는 신도(神道)와 불교가 생활문화에 깊이 자리하고 있지만, 특정 종교단체에 소속되거나 적극적인 신앙생활에는 거리를 두는 분위기가 있다. 과거 일부 종교가 군국주의와 결부돼 전쟁에 가담했던 경험과 현대 사회에서 소수 종교인이 일으킨 사회적·정치적 테러 등을 지켜보며 종교 자체에 대한 불신이 사회 전반에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분위기는 청년 세대에까지 이어지고 있다. 최근 전 세계적인 탈종교화 흐름은 안 그래도 종교에 부정적이던 시각을 더욱 고착화하고 있다. 재팬뉴스 제작진은 이러한 사회적 환경이 젊은 세대에게 복음을 전하는 데 어려움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사토 홍보과장은 “청년들에게 ‘종교’에 관해 물으면 가장 먼저 ‘세뇌’라는 단어를 떠올릴 정도”라며 “신도나 불교 등은 ‘민속 문화’로 받아들이지만, 가톨릭 등 소수 종교에 대한 청년 세대의 외면은 무척 심각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 매체도 SNS를 만들어 청년과의 접점을 늘려가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며 “이미지나 영상을 선호하는 젊은 세대에 맞춰 이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쓰자키 가오리 전 편집장이 7월 30일 도쿄 일본 주교회의에서 본지와 인터뷰하며 레오 14세 교황 선출 당시 발행한 지면을 들어보이고 있다.


“2027 서울 WYD 기대”

재팬뉴스는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가 일본 내 종교 외면 기조를 반전시키는 계기가 되길 바라고 있다. 오쿠보 신부는 “전 세계 청년들이 ‘신앙’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하나가 되는 모습을 바로 옆에서 지켜본다면 일본 사회에도 전해지는 메시지가 분명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지리적으로 가까운 만큼 대회를 전후해 일본에도 전 세계에서 많은 청년이 올 것으로 보인다”며 “전 세계 가톨릭 청년들과 일본 청년의 교류는 우리의 신앙을 더욱 굳건히 하면서 동시에 새로운 선교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쓰자키 전 편집장 역시 “지금까지 WYD를 취재하면서 대회 참가를 통해 자신의 신앙을 돌아보고 삶 자체를 바꾸는 청년들의 모습을 많이 목격했다”며 “한국과 일본 교회 청년들은 수십 년 넘게 교류해온 만큼 그 경험과 시간이 이번 2027 서울 WYD 때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7 서울 WYD를 향한 일본 교회의 기대도 전했다. 다구치 기자는 “일본 교회 차원에서 두세 차례에 걸쳐 WYD 참가 청년들의 사전 교류 행사를 열었고, 각 지역 교구들에서는 청년들이 먼저 WYD 참가 여부를 물어보는 등 WYD에 대한 관심이 무척 크다”며 “일본 교회 내에서 사목하는 한국인 사제들이 많다 보니 이들을 통해 WYD 정보가 본당으로 전해지면서 기대감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WYD와 레오 14세 교황의 방한 취재 경험이 앞으로 한국의 가톨릭 언론에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격려했다. 2019년 프란치스코 교황 방일 당시 프레스센터에서 공보 임무를 수행했던 사토 홍보과장은 “당시 교황청이 전하는 교황님 메시지를 일반 언론에 알리고, 보도자료 발행 등 업무를 가톨릭신문이 도맡아 했다”며 “가톨릭 언론인으로서 우리가 중심을 잡아야 교황 방일의 의미가 올바로 전해질 수 있다는 각오로 일했다”고 회상했다.

당시 현장 취재를 담당했던 다구치 기자는 “프란치스코 교황 방일 당시 재팬뉴스의 현장 취재 인력은 3명에 불과했지만, 교황님 메시지가 우리를 통해 전달된다는 생각에 피곤한 줄 모르고 일했던 기억이 난다”며 “한국의 cpbc 또한 우리와 같은 교계 매체로서 WYD라는 거대한 행사를 취재하고 교황님 메시지를 전하면서 또 한 번 큰 경험을 얻게 될 것”이라고 격려했다.

장현민 기자 memo@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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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6-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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