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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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버지의 집을 X의 소굴로 만들 수 없어!

[김상기 신부의 사도직 현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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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고 : 식사 중 읽지 마시고, 되도록 혼자 있을 때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미사 후 공소 청소를 하고 있는데, 사목회장님이 나를 불렀다. “이거 새X인 거 같은디요?” 그 다음날 공소 안에 있는 CCTV를 돌려본다. 햇살이 창문 안으로 들어오자, 검은색 무언가가 공소 안을 날아다닌다. 박쥐다. 한옥 황토 틈새로 들어와서 안 나간 것 같다. 야외 공소 처마는 그들의 아지트가 되었다.

며칠 뒤 부회장님이 나를 호출하신다. “바쁘세요? 공소로 좀 와보세요.” 갔더니 공소 앞 밭에서 이상한 X 냄새가 나고, 비가 안 왔는데 계속 물이 고인다. 옆집에서도 빨리 조치하라고 항의한다. 그곳은 교육관을 철거했던 자리였고, 해체하면서 정화조도 없앴다. 시간이 갈수록 냄새는 점점 더 심해지고, 물은 점점 더 고인다. 이상했다.

사목회에서는 이 문제를 빨리 해결하기를 원했다. 먼저 주변을 청소하며 원인 찾기에 나섰다. 밖에 계신 예수님과 성모님을 목욕(?)시켜드리고, 공소 내부에 보이는 조그마한 구멍들을 막았다. 포클레인을 동원해 그 물의 발원지를 찾아보기도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하수배관이 발견되었는데, 옆집 배관이 공소 앞마당으로 지나가는 것이었다. 옆집은 “몰랐어요. 미안하게 됐네요” 하며 간식과 함께 수리비를 주셨다. 그 자리에는 꽃과 나무를 심고 있다.

또 다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목회원들과 잠복근무(?)를 실시했다. 어두워지자, 박쥐가 무리를 지어 공소 처마에 거꾸로 매달리기 시작했다. 야간 생포작전을 실시했다. 희생된 친구들이 있긴 했지만, 어느 정도 된 거 같아 철수했다. 며칠 후 청소하면서 보니, 또 X이 있었다. 박쥐퇴치기도 설치해봤지만, 자꾸만 온다. 최후의 수단을 쓰기로 한다. ‘전기세가 나오겠지만, 공소 처마에 조명을 합시다.’ 해결 완료.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어둠은 빛을 이기지 못한다고. 박쥐와 하수배관 덕분에 근사한 야경 맛집, 정원이 된 쌍치 순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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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6-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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