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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년 지나도 가슴 아픈 기억"…정부 측 "기지촌 소송 미군 회신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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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부짖던 동료의 목소리...제 나이 84세인데 49년이 흘렀어도 가슴이 아픕니다. 당시 우리 정부는 방관했고 저는 이 사연들이 역사에 기록되길 바랍니다. 국가폭력과 여성 인권을 바로 잡아서 후세에 좋은 영향력을 끼치고 싶습니다. 언제 천국에 갈 지 모르지만 저는 아직 정의를 믿고 있습니다."

"미국사람한테 너무 괴로움을 당하고 억울해서... 80살이 넘은 내가 언제 죽을 지 모르니까 마지막 소원입니다. 판사님 도와주세요."

서울중앙지방법원 법정에서 16일 주한미군 기지촌 피해여성 두 명이 잇달아 발언에 나섰다. 여든을 훌쩍 넘긴 이들은 앉고 일어설 때마다 주변의 부축을 받아야 할 만큼 몸이 불편했지만, 재판부를 향해 수십 년간 품어온 억울함을 호소했다. 방청석 곳곳에서 얕은 탄식이 흘러나왔고, 일부 원고들은 눈물을 훔쳤다.

기지촌 피해여성 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3차 변론을 앞두고 16일 활동가들이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피켓을 들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2부는 이날 기지촌 피해여성 김 모 씨 등 117명이 대한민국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3차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이번 변론에서는 미군 측의 회신 여부가 주요 관심사였다.

앞서 제출하기로 했던 미군 측 의견이 한 차례 미뤄진 가운데, 이날 피고인 대한민국 정부 측은 "미군으로부터 회신을 받았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고, 검토를 거쳐 추후 재판부에 제출하겠다고 설명했다. 원고 측 법률대리인인 하주희 변호사(법무법인 율립)는 변론을 마친 뒤 "부인이든 인정이든 대답을 준 상황이니 긍정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제23조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에 대해서 추가 심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SOFA 제23조는 미군의 공무 수행 중 발생한 피해 등에 대한 손해배상 절차를 규정한 조항이다. 재판부는 이에 따라 미군이 피해여성들에게 어떤 행위를 했고, 그로 인해 어떤 피해가 발생했는지 원고별로 구체적인 증거를 정리해서 제출해 달라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미군 기지를 중심으로 벌어진 폭력 문제를 분석한 <오버 데어-2차세계대전부터 현재까지 미군 제국과 함께 살아온 삶>의 공동 저자인 문승숙 교수를 포함해 원고측이 요청한 전문가 증인 2명을 채택했다.

이날 법정에는 미국의 여성학자이자 평화운동가인 마고 오카자와-레이 샌프란시스코주립대 명예교수도 방청객으로 참석했다. 마고 교수는 오랫동안 군사주의와 여성 인권 문제를 연구해 왔고, 한국 기지촌 피해여성들의 인권 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여 왔다. 마고 교수는 변론이 끝난 뒤 원고들을 만나 "미국 정부를 대신해 사과하고 싶다"며 "여러분의 용기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11월 27일 첫 번째 전문가 증인신문을 진행하고, 12월 24일 문승숙 교수에 대한 증인신문을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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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6-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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