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집을 나와 PC방과 사우나 등을 전전하며 하루하루를 버티는 청년들이 있습니다.
가정폭력 등 대부분 가족과의 갈등으로 청소년기에 집을 떠나 홀로 살아가는 홈리스청년인데요.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홈리스청년을 위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이정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6월 가정과의 불화로 인해 집을 나온 후 홈리스 생활을 한 청년 뮤러 씨.
<뮤러 / 홈리스청년 당사자>
"집 주변을 돌아다니다가 24시간 카페가 있더라고요. 빵 하나를 주문해서 그걸로 밤을 지샌 뒤에 다음 날에 바로 학교로 등교했습니다."
카페와 패스트푸드점, 사우나 등을 전전하며 휴대폰 앱에 기록된 이동 거리만 한 달에 300km가 넘었습니다.
살기 위해 벗어났던 집이지만, 단순 가출로 분류되는 탓에 지원받기란 쉽지 않습니다.
<뮤러 / 홈리스청년 당사자>
"(심리적인) 압박감이 있다 보니까 항상 긴장 상태에 놓여 있고 무너지면 그대로 끝이라는 공포감이 있긴 있었습니다."
주거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청년들의 목소리를 들어온 '다다다 사회적협동조합'은 최근 국내에서 처음으로 홈리스청년에 관한 실태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최근 1년 이내 노숙 경험이 있는 홈리스청년 156명을 설문조사하고, 이들 가운데 취약경험자를 심층 인터뷰한 결과, 홈리스청년들은 사우나, PC방, 지인의 집, 24시 카페 등을 옮겨 다니는 특징을 보였습니다.
한 곳에 머무르기보다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을 찾아다니며 생활하다 보니, 실태를 파악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청년들이 처음 노숙을 하게 된 계기는 이혼이나 가족과의 불화 등 가족 해체 사유가 가장 많았고, 실직, 가정폭력, 임대료 연체가 뒤를 이었습니다.
가정폭력을 비롯한 가족과의 문제로 집을 나온 청년들이 많지만, 가족의 소득과 재산 등을 기준으로 지원 여부를 판단하는 경우가 많아 정작 필요한 도움을 받기는 어려운 실정입니다.
<조만성 / 다다다사회적협동조합 대표>
"가족이 있을 경우에는 가족의 소득을 묶어가지고 조회를 해야 된다고 해서, 탈가정을 했는데 가구 소득을 확인하기 위해 집에 연락을 하거나 우편이 전달돼야 된다."
최근 석 달 동안 받은 공공지원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없음'이 63.5로 가장 많았습니다.
<조만성 / 다다다사회적협동조합 대표>
"긴급의료지원의 경우에는 다른 복지들보다도 더 보수적으로 나이를 기준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가구의 자산 기준에 따라서 지원 대상 여부가 결정되는 '부양의무제'가 청년들에게는 아직도 남아 있는 상황입니다.“
청소년기 노숙을 경험하게 되는 이들을 위한 지원책도 개선이 필요하단 목소리도 나옵니다.
실태조사를 보면 처음 노숙을 경험한 나이는 만 24세 이하라는 응답이 절반을 웃돌았습니다.
하지만 현재 청소년쉼터에는 이들에게 긴급복지 지원을 연결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는 제도적 한계가 있습니다.
조합 측은 가정에서 벗어날 수밖에 없었던 청소년들의 위기 상황을 긴급복지 지원 사유에 반영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CPBC 이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