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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 명이 죽어도 바뀌지 않는 법”…친밀관계폭력 처벌법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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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여성·시민사회단체들이 공동으로 ‘친밀관계폭력 처벌법·방지법 입법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주희 의원실 제공


“우리 사회는 사람이 죽고 나서야 법이 바뀌는 모습에 익숙합니다. 그러나 수천 명이 죽어도 바뀌지 않는 법이 있습니다!”
 
한국여성의전화 송란희 상임대표는 ‘가정폭력처벌법’을 두고 이같이 비판했다. 19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이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여성·시민사회단체들이 공동으로 개최한 ‘친밀관계폭력 처벌법·방지법 입법촉구 기자회견’에서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올해 3월 경기 남양주시에서 발생한 스토킹 살인 사건을 비롯해 서울 송파, 제주, 전북 전주, 충남 아산 등 관계성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며, 친밀관계폭력을 포괄적으로 규율할 법률의 조속한 제정을 촉구했다.
 
앞서 성평등가족부는 15일 가정폭력과 스토킹 범죄의 피해자 보호조치에 차이가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스토킹 범죄의 경우 법원의 결정에 따라 가해자에게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를 부착할 수 있지만, 현행 제도에서는가정폭력 가해자에게 같은 조치를 적용할 수 없다. 여전히 가정폭력에는 반의사불벌죄가 적용되는 점도 마찬가지다. 반의사불벌죄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면 처벌할 수 없는 범죄다.
 
19일 기자회견에는 한국여성의전화, 한국성폭력상담소,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하 민변) 여성인권위원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민우회, 십대여성인권센터, 여성폭력통합지원상담소연대가 함께했다.
 
이들은 “보호를 요청했던 여성과 그 가족이 잇따라 목숨을 잃었다”며 “그러나 교제폭력을 포괄적으로 다룰 법적 근거는 여전히 없다”고 호소했다. 이어 “1997년 제정된 가정폭력처벌법이 30년 가까이 ‘가정의 평화와 안정’이라는 틀에 머물러 있다”고 비판했다.
 
송 대표는 한국여성의전화가 언론 보도를 바탕으로 집계한 ‘분노의 게이지’를 인용하며 “2009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최소 1752명의 여성이 살해당했고, 자녀와 부모 등 주변인 356명이 목숨을 잃었다”며 “미수를 포함하면 최소 5354명”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회는 곧 심의할 2027년 정부 예산에 친밀관계폭력을 막고 피해자를 보호하며 가해자를 제대로 처벌할 예산이 충분히 반영됐는지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혜정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은 “가정폭력은 내버려 두고 교제폭력 따로, 스토킹은 별도로 대책을 마련할 수 있다는 사고방식은 결혼 관계 안에서의 폭력을 외면하고 방치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폭력 행위자에 대한 상담을 폭력이 발생하기 전 전조 단계부터 누구나 받을 수 있도록 사회적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며 “폭력이 시작되면 국가가 철저히 피해자 보호에 나서고, 긴급응급조치를 위반한 행위자를 체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진경 십대여성인권센터 대표는 “친밀관계폭력의 공포는 한 사람의 생애를 파괴하고 다음 세대로 대물림된다”며 “이 고리를 국가 시스템으로 반드시 끊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대표는 구체적인 법 개정 방안도 제시했다. 조 대표는 “발의된 개정안은 관계성 범죄에 반의사불벌죄 규정을 적용하지 않고, 접근금지 범위를 100m에서 2㎞로 확대하도록 했다”며 “피해자에게 국선변호사와 진술조력을 보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동·청소년에게는 여전히 빈틈이 있다”며 “그루밍과 성착취가 ‘교제’라는 이름 뒤에 숨지 않도록 아동·청소년성보호법을 우선 적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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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6-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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