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가습기살균제 참사가 세상에 알려진 지 15년이 지났습니다.
당시 가습기살균제로 피해를 입었던 아이들은 어느덧 청소년과 청년이 됐는데요.
하지만 지금도 건강 문제는 물론 학업과 취업 등 일상 곳곳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정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정부가 지난해 파악한 가습기살균제 피해 초·중·고등학생은 모두 914명입니다.
태아 때부터 영유아기까지 가습기살균제에 노출됐던 아이들은 청소년과 청년으로 성장했습니다.
첫째 아이를 낳고 산후조리원에서 퇴원하던 날 가습기살균제를 구매한 채경선 씨.
<채경선 / 가습기살균제참사 피해자>
"우리 아들이 2009년 1월생이거든요. 가습기살균제를 (산후조리원) 퇴원하던 날 아이들 필요한 물품이 되게 많잖아요. 그래서 가까운 이마트에서 샀어요."
채 씨는 3년 가까이 매일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했고, 연년생 두 자녀를 포함해 가족 4명 모두 폐질환을 앓게 됐습니다.
<채경선 / 가습기살균제참사 피해자>
"(가습기살균제) 매일 썼죠. 그리고 아이가 하도 폐렴에 자꾸 걸리니까 의사 선생님이 가습기 틀어주라 그랬어요. 그래서 여름에도 벽에 곰팡이가 나고 그럴 정도로 썼어요."
채 씨의 두 자녀가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로 인정받기까지는 10년.
피해자로 인정받은 뒤에도 자녀들의 학교생활에는 어려움이 따랐습니다.
현재 고등학생인 두 자녀는 초등학교 때부터 매달 여러 차례 학교에 가지 못하고 치료를 받아야 했습니다.
하지만 학교에 가지 못한 날은 출석이 인정되는 결석이 아닌 질병으로 인한 결석으로 처리됐고, 결석 일수는 계속 쌓여갔습니다.
<채경선 / 가습기살균제참사 피해자>
"질병 결석은 질병 결석으로 결석이 카운트가 돼요. 그러면은 직접적인 점수 차감이 없다고 하더라도 이게 그게 누적되다 보면 이 전체 교과 기준 시간이 있잖아요. 한 학기에 이수해야 되는 시간. 그게 채워지지 않기 때문에 점수 차감을 할 수밖에 없어요."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의 어려움은 학교를 졸업하고 성인이 된 뒤에도 계속 이어집니다.
미숙아로 태어난 20대 이현서 씨는 입원 당시부터 퇴원 이후까지 가습기살균제에 노출됐고, 천식과 호흡곤란, 폐섬유증 등을 진단받았습니다.
<이현서 / 가습기살균제참사 피해자>
"나이가 들어가면서 점점 면역력이 떨어지니까 조심하라는 이야기가 있었고요. 작년부터는 좀 몸이 좀 안 좋아지는 것 같고 폐기능 검사도 하는데 이제 폐 기능도 좀 안 좋게 나와서요."
사회복무요원 복무를 마친 뒤 물류센터에 취업했지만, 건강상 이유로 반년 만에 일을 그만뒀습니다.
<이현서 / 가습기살균제참사 피해자>
"물류 센터로 갔는데 거기에 대해서 이제 적응하는 것도 이제 어렵고 신체적으로도 좀 적응하기가 힘들어 가지고 좀 다칠 때도 있고 그래서 한 반 년 다니다가 그만둔 것 같은데요."
어린 시절부터 계속된 건강 문제는 성인이 된 뒤에도 학업과 취업의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이현서 / 가습기살균제참사 피해자>
"이미 몸은 망가졌는데 다시 되돌릴 수도 없지만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 지원도 적극적으로 했으면 좋겠고요."
현재까지 정부가 공식 인정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는 6천여 명.
국가 주도로 배상체계가 본격 가동된 가운데, 청년이 된 피해자들의 학업과 취업까지 아우르는 지원이 과제로 남았습니다.
CPBC 이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