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이 계약: 계약 의식
이번 편지에서는 시나이 계약의 마지막 단계인 계약 의식에 대한 탈출기 24장 1-11절 말씀을 만나도록 하겠습니다. 시나이 계약에는 두 가지 계약 의식이 있습니다. 피의 맹세 의식(탈출 24,3-8)과 제의적(祭儀的) 공동식사(탈출 24,1-2.9-11)입니다.
모세는 아침 일찍 일어나 산기슭에 제단을 쌓고, 이스라엘의 열두 지파에 따라 기념 기둥 열둘을 세웁니다. 그리고 이스라엘 자손들 가운데 몇몇 젊은이들을 그리로 보내어, 번제물을 올리고 소를 잡아 주님께 친교 제물을 바치게 하였습니다.
모세는 그 제물의 피를 먼저 하느님을 상징하는 제단에 뿌립니다.(6절) 그 다음 모세는 하느님의 열 가지 말씀(십계명)과 여러 법규(계약의 책)를 선포하고 이스라엘은 이를 지킬 것을 맹세합니다. “그러고 나서 계약의 책을 들고 그것을 읽어 백성에게 들려주었다. 그러자 그들은 ‘주님께서 말씀하신 모든 것을 실행하고 따르겠습니다.’”(7절)라고 맹세합니다.
이어 모세는 제물의 피를 이스라엘 백성에게 뿌리며 “이는 주님께서 이 모든 말씀대로 너희와 맺으신 계약의 피다.”(8절)라고 말하며 계약 체결을 선언합니다. 피는 성경에서 생명과 정화를 상징합니다.(레위 17,11 참조)
이 계약 의식에 의해 이스라엘은 정화되고, 하느님의 백성으로서 그분의 가르침에 따라 살아가게 됩니다.
모세와 하느님 백성의 대표자들은 하느님의 현존 앞에서 음식을 나누게 됩니다. 이 의식은 시나이 계약을 통해 하느님의 백성이 된 이스라엘이 하느님과 깊은 친교와 일치를 이루게 되었음을 의미합니다.(9-11절)
시나이 계약의 완성: 예수님의 새 계약
구약인 시나이 계약은 신약에 이르러 예수님께서 모든 인간과 맺으신 새롭고도 영원한 계약을 통해 완성되었습니다. 시나이 계약의 피의 맹세 의식에서 생명을 상징하였던 피의 의미는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흘리신 피를 통해 결정적으로 드러나게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세상의 모든 인간을 죄와 죽음으로부터 구원하시어 영원한 생명을 주시기 위하여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수난 전 제자들과 함께하신 마지막 만찬에서 성체성사를 제정하십니다. 인간 구원을 위해 십자가에서 흘리시게 될 당신의 피로써 새롭고도 영원한 계약을 맺으시게 됩니다.
“이는 죄를 용서해 주려고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내 계약의 피다.”(마태 26,28)
구약인 시나이 계약을 통해 하느님의 백성이 된 이스라엘은 시나이산에 현현하신 하느님의 현존 앞에서 제의적 공동식사를 나누게 됩니다. 하느님과의 친교와 일치를 나타내는 의식이었습니다.
신약의 새로운 하느님 백성인 그리스도인들은 미사 중 성찬례를 거행하며 한없는 사랑으로 우리에게 영혼의 양식으로 주신 예수님의 몸과 피를 받아 모십니다. 성체를 받아모신 우리는 예수님과 한 몸이 되고(1코린 10,17), 예수님과 친교의 일치를 이룹니다. 그리고 예수님의 몸을 나누는 신앙인들은 그분 안에서 서로 일치를 이루게 됩니다.

글 _ 송재준 마르코 신부(대구대교구 구미 도량본당 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