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0월 28일
기획특집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AI 시대, 교황 회칙 토대로 인간 존재의 의미 되짚다

[cpbc 특별강좌 - 레오 14세 교황의 첫 회칙 고귀한 인류]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가톨릭대학교 교수 방종우 신부가 cpbc 특별강좌 레오 14세 교황의 첫 회칙 고귀한 인류 2부에 출연해 AI 시대 인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지난 5월 레오 14세 교황은 회칙 「고귀한 인류」(Magnifica Humanitas)를 반포했다. 레오 13세 교황이 1891년 산업화에 따른 노동 문제와 노동자의 권리를 다룬 회칙 「새로운 사태」를 반포한 이후 135년 만이다. 레오 14세 교황은 4차 산업혁명 시기 인공지능(AI)이 인간의 삶과 사회 전반을 바꾸는 시대를 맞아 인간 존엄성과 기술의 올바른 활용에 관한 가르침을 담은 회칙을 직접 작성하고 반포했다. 1차 산업혁명 시기 근대 자본주의의 폐해와 노동자 인권을 강조했던 레오 13세 교황처럼, 그의 이름을 따른 레오 14세 교황은 AI 시대에 인간 존엄성과 AI를 올바르게 활용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cpbc 가톨릭평화방송은 최근 교황 회칙 발표에 따라 특집 강연을 방송했다. 주교회의 AI 태스크 포스(TF)에 참여하고 있는 가톨릭대 교수 방종우·조동원 신부, 대구가톨릭대 교수 김도현 신부, 성바오로수도회 한창현 신부가 강연자로 참여했다. 사제들은 「고귀한 인류」의 탄생 배경과 AI 기술이 불러올 우려를 짚고, 정보와 효율이 중시되는 이 시대에 인간 존재의 의미를 되물었다. 두 강연자씩 2회 연재한다. 강연 내용은 cpbc 플러스와 cpbc 유튜브 채널을 통해 볼 수 있다.



1부 - 대구가톨릭대학교 교수 김도현 신부 / 교회는 왜 AI를 말하는가 
 
대구가톨릭대학교 교수 김도현 신부가 cpbc 특별강좌 레오 14세 교황의 첫 회칙 고귀한 인류 1부에 출연해 AI 시대 교회가 왜 AI를 말하는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AI 시대 인류는 선택의 갈림길에 서 있다"


AI의 토대는 1943년 매컬러-피츠 뉴런 모델로 탄생했다. 인공 신경망의 시초 모델로, 인간의 신경 활동을 0과 1이라는 이진법 단위로 설명했다. 이 모델은 뇌의 생리학과 형식 논리, 계산 이론이라는 세 가지 요소를 결합해 인공 뉴런 모델을 제시했다. 즉 인간의 두뇌 작용이나 심리 현상이 영적 현상을 배제한 채 물질적인 현상으로 해석되기 시작된 것이다.

김도현 신부는 “가톨릭교회가 보기에 AI 시대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AI의 탄생 시점부터 유물론적 관점에서 출발했다는 점”이라며 “AI 문명은 유물론적 문명이 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렇게 되면 우리는 죽으면 그만인 존재이고, 신앙은 가질 필요가 없게 된다”고 강조했다. 인간을 물질적 존재로만 바라보는 관점이 확산되면 영적 차원과 초월적 가치를 외면할 수 있다는 우려다.

AI가 불러올 획기적인 생산력 증대, 이에 따른 대량의 전력 소모와 생태계 파괴 역시 가톨릭교회가 우려하는 지점이다. 김 신부는 “모든 일들은 효율성과 인건비 절감이라는 유혹에 직면한다”면서 “이는 인간을 인간답지 못하게 만들 위험에 놓이게 하고,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낳을 가능성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제4차 산업혁명은 인간이 모든 노동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지만, 수많은 사람들을 실직으로 내몰아 인간을 대단히 무기력하게 만들 수 있는 혁명일 수 있다”면서 “이미 글로벌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에서도 지난해와 올해 노동자 3만 명이 해고됐다”고 말했다.

김 신부는 전쟁과 생태계에서의 AI 활용을 언급하며 통제 없이 이뤄질 무분별한 살상도 우려했다. 그는 “이제 어쩌면 전쟁터에서 로봇에 의해 인간이 살상당하는 일이 생기게 될지도 모른다”면서 “앞으로 벌어질 모든 전쟁은 사실상 AI에 의해 작전이 수행되고 계획이 짜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어 “이미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회칙 「찬미받으소서」를 통해 10년 전부터 경고해온 공동의 집 지구를 살리는 문제에서 우리가 점점 더 후퇴하는 방식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상황을 야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신부는 “기계가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AI 시대 인류는 선택의 갈림길에 서 있다”며 “새로운 바벨탑을 쌓을 것인지, 하느님과 함께 머물 거룩한 도성을 지을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부 - 가톨릭대학교 교수 방종우 신부 / AI 시대 인간은 무엇인가
 
가톨릭대학교 교수 방종우 신부가 cpbc 특별강좌 레오 14세 교황의 첫 회칙 고귀한 인류 2부에 출연해 AI 시대 인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AI는 긍정 응답으로 관계의 겉모습만 만든다"


방종우 신부는 정보와 효율이 강조되는 이 시대 인간의 존재에 대해 되짚어봤다. 방 신부는 “회칙이 ‘AI 시대 인간은 무엇인가’에 대해 질문하는 이유는 인간의 기술이 결코 중립적이지 않기 때문”이라며 “AI 기술이 인간의 행동을 변화시키고 있고, 인간의 사회구조를 재편하고 있다고 한다면, 이 기술은 결코 중립적이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AI 시대 인간 존엄성이 위험에 처했을 때, 우리는 인간다운 존재로 남아있어야 할 시급한 의무가 있다”고 덧붙였다.

방 신부는 AI가 인간의 사고와 대화 방식을 모방하면서 실제 인간관계를 대신할 가능성을 우려했다. 그는 “AI는 이성의 외적 작용과 추론의 형식을 모방할 수 있다”면서 “그런데 AI는 인간의 말에 화를 내지 않고, 되도록 긍정적인 응답을 내어놓는다. 말이 흉내 내어질 때 관계를 건설하는 것이 아니라 관계의 겉모습만 만들어낸다”고 지적했다.

방 신부는 AI 의존과 모방으로 인간관계가 약해질 위험도 설명했다. 그는 “우리가 관계를 맺으면 스트레스가 발생하는데, AI 접근은 그런 걱정이 없고 훨씬 더 쉽게 우리가 다가갈 수 있다”며 “결국 다른 이를 찾으려는 갈망을 상실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우리의 존엄은 정보 처리의 효율성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의미를 이해하고, 사랑하고, 책임질 수 있는 능력에서 비롯된다”며 “고통을 억제하려면 결국 사랑과 갈망마저 꺼버려야 한다”고 했다.



“인간의 유한성 인정하며 평화 선택해야”


기술의 오남용이 우려되고 있지만, 사제들은 결코 이 회칙이 AI를 거부하는 내용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오히려 AI를 인간과 공동선을 위해 선용하고, 기술에 대한 인간 통제와 책임을 회복하자는 데 있다는 것이다. 김도현 신부는 “교황께서는 AI에 대한 주도권을 인간이 가져와야 한다면서 AI를 무장해제해야 한다고 표현하신다”며 “기술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이 인간을 지배하지 못하도록 막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김 신부는 성경 속 느헤미야의 모습을 예로 들며, 바빌론 유배에서 돌아온 느헤미야가 백성들의 목소리를 경청하며 무너진 성벽을 재건했듯, 우리 역시 참된 예루살렘을 재건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신부는 “회칙은 우리에게 인간의 존엄성을 살리기 위해 우리도 느헤미야처럼 경청과 용기, 기도의 책임을 결합하도록 당부하고 있다”면서 “경쟁에서 벗어나 힘의 논리 대신 평화의 논리를 매 순간 선택하며, 서로 이해하고 협력하는 사랑의 문명을 건설하자”고 요청했다.

방종우 신부는 기술의 효율을 우선하고, 빠르게 정답을 찾기보다 인간의 취약함을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 신부는 육신의 생물학적 한계와 결함으로 치부하는 트랜스휴머니즘을 지적하며 “인간의 유한성, 취약성은 우리가 제거해야 할 결함이 아니라 인간 존재의 본질적인 차원”이라며 “오히려 이 한계 속에서 인간은 하느님과 이웃을 향해 자신을 개방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든 한계의 극복이라는 미명 아래 이 모험을 포기하는 것은 인간적이지 않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방 신부는 착한 사마리아인의 비유를 들어 “고통 앞에서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발걸음을 멈추고 다가가고 상처를 싸매고 시간을 내어주는 데 인간다움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간에게 있고, AI에게 없는 것은 망설임”이라며 “인간은 분명 상대의 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며, 망설임 속에 배려와 품위가 있다”고 짚었다. AI의 빠른 답변보다 때로는 투박하지만, 상대의 아픔을 헤아리고 자신을 내어주는 위로가 인간 존엄의 출발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방 신부는 “AI 시대의 위기는 AI가 인간처럼 되는 데 있는 게 아니라, 인간이 AI처럼 되는 데 있다”며 “사람의 완벽함의 척도는 습득한 정보나 지식의 양이 아닌 그가 행하는 사랑의 깊이”라고 강조했다.

 
cpbc 특별강좌 다시보기

정리=이준태 기자 ouioui@cpbc.co.kr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26-10-28

관련뉴스

말씀사탕2026. 10. 28

시편 31장 18절
주님, 제가 주님을 불렀으니, 수치를 당하지 않게 하소서.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