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CPBC 특별기획 '런던의 평양냉면'은 영국 런던 뉴몰든에서 살아가는 탈북민 박화경 씨 가족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박 씨 가족은 왜 한국을 떠나 뉴몰든으로 향했을까요.
유럽 최대 한인 타운이자 탈북민 천여 명이 살아가는 뉴몰든의 일상 속으로 들어가보겠습니다.
맹현균 기자가 런던 뉴몰든에 다녀왔습니다.

[기자] 런던 서남부 뉴몰든의 거리입니다.
영국의 평범한 작은 마을인데, 상점 간판을 보면 한글이 자주 등장합니다.
거리를 걷다 보면 한국어로 대화하는 소리도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습니다.
이곳에 사는 한인은 약 2만 명, 뉴몰든은 유럽 최대 한인 타운으로 불립니다.
더 특별한 건 북한 출신 주민도 10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남과 북의 경계가 이곳에서는 조금 흐릿합니다.
남과 북은 함께 축구를 하고, 자녀의 입시 고민을 나누고, 직장에서는 고용주와 직원 또는 동료로 만나기도 합니다.
<이향규 / 뉴몰든한글학교 교장>
"영국이 북한 난민을 제일 많이 받은 나라거든요. 영국에는 한반도와 중국을 제외하고 북한 사람들이 제일 많이 살아요. (중략) 그래서 남한 사람과 북한 사람이 상시적으로 접촉하는 공간이 전 세계에 하나가 생긴 거고."
북한 출신 주민들은 이곳에서는 자신이 북에서 왔다는 걸 굳이 숨기지 않습니다.
<박화경 / 2001년 탈북>
"저는 탈북민입니다. 탈북민이고 저는 어디 가서도 누가 물어본다면 탈북민이라고 당당하게 자신 있게 말할 겁니다."
출신보다 사람 자체를 우선하는 문화적 배경도 한 몫 했습니다.
<이향규 / 뉴몰든한글학교 교장>
"출신보다는 성격이 훨씬 중요하죠. 나랑 잘 맞는 아이들. 그래서 우리는 어떻게 보면 남북한이라고 하는 카테고리를 지나치게 강조해서 사람을 그 아이덴티티를 너무 강조하는 것 같기는 해요."
남북의 공존은 남북한 출신 셰프가 남북의 음식을 알리기 위해 마련한 '통일주방'이란 모습으로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평양냉면을 비롯한 남북의 음식은 남과 북을 연결하는 매개체가 됐습니다.
하지만 공존 속에서 갈등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이향규 / 뉴몰든한글학교 교장>
"(여기에서 있었던 갈등적인 상황이나 오해나 이런 것들에 대해서는?) 남북한 갈등이 있을 수밖에 없고 갈등의 지점들은 사람들과 갈등이 일어나는 장소에 따라 다 다를 거예요."
뉴몰든이 흥미로운 지역인 이유는 미리 온 '통일'이라는 거창한 담론을 확인할 수 있어서가 아닙니다.
남북의 '공존'이라는 일상적이고 평범한 가치를 보여주는 잠시 열린 '문'이기 때문입니다.
CPBC 맹현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