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제 신부의 신부님, WYD가 뭐에요?]

이경상 주교가 5일 서울대교구 신림성모성당에서 숙박시설 점검차 침낭에 누워 있다.
하느님, 예수 그리스도와 관련된 성스러운 땅, 곧 성지(聖地)와 순교자들의 유해가 안치된 곳 또는 성인들의 유적지를 방문해 경배를 드리는 신심 행위를 ‘순례’라고 합니다. 성경에서 말하는 순례란 개인이나 가족들이 예루살렘 성전에서 거행되는 축제에 참여하기 위해 연례적으로 떠나는 여행을 말합니다. 이 개념이 확장되어 하느님께서 마련하신 지상의 인생 여정을 넘어서 천국을 향한 모든 사람들의 삶에 대한 비유로도 사용됩니다.
그리스도교 모든 신자들 역시 천상 예루살렘을 궁극적인 목표지로 삼고 신앙의 여정을 걸어가는 사람들입니다. 이러한 배경에서 본다면, 세계청년대회(World Youth Day)는 교황님의 초대에 응답하여 전 세계 청년들이 함께 모여 기도하고 하느님의 부르심을 되새기는 신앙의 여정이기에 이 대회에 참여하는 이들을 순례자라고 부릅니다.
전통적으로 순례는 오로지 하느님만을 생각하며 회개와 신앙의 쇄신을 위해 걷는 여정입니다. 그렇기에 순례자들은 온갖 형태의 불편함과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길을 걷는 것을 중요한 요소로 여깁니다. 그리스도교 신자들은 이러한 길 위에서 만나는 순례자들을 환대함으로써 순례 여정을 돕는 오랜 전통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러한 배경에서 세계청년대회를 준비하는 지역 교회는 청년들을 환대하고 그들에게 기꺼이 잠자리와 식사를 제공합니다. 이러한 숙박의 종류는 가장 먼저 홈스테이가 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방법으로 순례자들은 성당과 성당의 부속 시설에서 머물면서 순례 여정에 참여합니다.
하지만 성당의 시설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대개 학교나 공공시설의 강당이나 체육관을 빌려 청년들을 맞이합니다. 혹자는 청년들을 왜 이렇게 불편한 곳에서 잠을 재우느냐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순례자들은 모든 불편함을 기꺼이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으며, 기쁘게 대회 여정을 소화합니다. 2011년 스페인 마드리드 세계청년대회에 참여했던 저 역시도 잠잘 곳이 부족해 먼지 날리는 운동장에서 하늘의 별을 보며 몸을 누였던 놀라운 추억이 있습니다.
전국의 각 교구는 이러한 숙박시설을 확보하기 위해 각 지방자치단체 및 교육청과 긴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본대회를 준비하는 서울대교구의 경우, 문화체육관광부를 중심으로 국·공립 및 사립대학, 전문대학 등 숙박을 위해 교육부와 논의 중입니다.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은 서울시 내의 초·중·고등학교와 지자체 공공시설들 가운데 실제로 숙박 가능한 곳들을 조사하고 분석하여 필요한 시설물 점검과 보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정부와 지자체의 많은 분께서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계시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시설 정비와 대회 앞뒤 기간까지 합했을 경우 열흘 이상이 필요합니다. 특히 학교 시설을 숙박시설로 사용한 선례가 없기에, 비숙박시설을 숙박시설로 사용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법률적·행정적 문제들은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또 책임 소재는 어떻게 명확하게 할 것인지 등의 중요한 결정사항들이 있습니다.
아울러 숙박시설 대관료와 시설 이용료, 공공시설 측의 전문 인력 인건비 등 조율도 필요합니다. 이는 서울 WYD 조직위가 전적으로 부담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부분인 지역 성당을 중심으로 학교 담당 봉사자들을 선정해 시설 담당자들과 소통하고, 해외 청년들을 맞이하고 안내하는 과업도 준비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