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1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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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텔 팔마의 신앙단상] 21세기에 외국인 선교사가 한국에 온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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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사님, 왜 한국에 오셨어요? 한국 교회는 잘 되어가고 있잖아요?” 한국에서 산 20년 동안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이다.

한국에 오게 된 부르심을 설명하려면 열네 살 때로 돌아가야 한다. 추웠던 1989년 11월 9일, 독일에서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다. 가족들과 저녁 식사를 하다가 텔레비전 뉴스로 그 소식을 접했고, 가슴이 울컥할 만큼 행복했다. 동독 가족과 서독 가족이 만나는 장면을 보면서 “정말 역사적인 날이다”라고 생각했다. 나는 독일 사람이 아니지만 ‘할머니가 동독에 살고 계셔서 몇 년 동안 만나지 못했는데, 갑자기 장벽이 무너져 안아드릴 수 있게 된다면 얼마나 행복할까’라고 떠올려봤다.

스물한 살에 선교회에 입회했고, 스물세 살에 첫서원을 했다. 2005년 파견을 받기 전, ‘선교사로서 어디에서 선교하면 더 행복할 수 있을까?’ ‘하느님은 나를 통해 이 세상에 어떤 메시지를 전하려고 하실까?’를 묵상하다가 남북으로 갈라진 한반도를 떠올렸다. 평화를 위해 일하고 분단의 아픔을 치유하며, 화해와 평화가 필요한 땅 같아서 오고 싶었다. 또 한국 청년들의 마음에 하느님의 사랑이 내렸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순수한 마음으로 선교회 책임자에게 “수련과 양성 과정이 끝나면 북한에 선교사로 가고 싶어요”라고 말씀드렸다. 책임자는 크게 웃었다. 이내 “에스텔, 그건 불가능한 일이에요”라고 했고, 나는 “네, 알고 있어요”라고 답했다.

그래도 그분은 나를 믿어주는 분이어서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러면 북쪽으로 갈 수 없으니 남쪽에 있는 한국으로 갈래요?”라고 묻자, 나는 미소를 지으며 “네, 가겠습니다”라고 대답했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다고 했다. 그게 무엇이냐고 묻자 “우리 선교회에는 한국 공동체가 없어요. 가고 싶으면 공동체를 일궈야 해요. 그래도 가고 싶어요?”라고 되물었고, 나는 다시 “네, 가겠습니다”라고 답했다.

그렇게 한국 공동체를 세우기 위해 1년 동안 일본 도쿄에 파견돼 일본 공동체와 함께 살았다. 그런 뒤 대전교구 주교님을 비롯한 한국 성직자와 만나기 위해 일본과 한국을 여러 번 오가며 한국 공동체 설립을 시작했다.

일본도 풍족한 나라여서 그곳에서도 같은 질문을 자주 받았다.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 것은 선교의 한 부분이지만 전부는 아니다. 1975년 성 바오로 6세 교황께서 교황 권고 「현대 복음 선포」를 반포하며 선교는 복음화라고 알려주셨다. 복음화는 예수님의 사랑에 대한 기쁜 소식을 받아들이는 것이고, 그 기쁨과 사랑을 받아 삶이 변화되는 것이 곧 선교다. 그래서 선교는 나부터 시작된다. 우리 각자가 매일 복음화되어야 가족과 주변도 변화되고, 세상이 하느님께서 꿈꾸신 세상으로 변화될 수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복음의 기쁨」에서 선교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예수 그리스도와의 개인적인 만남이라고 말씀하셨다. 그 만남을 통해 사람들은 내면에서부터 행복해지고 자유로워지며, 그 자유와 행복을 나누면서 형제자매에게 위로와 힘, 자비와 용기를 줄 수 있다. 하느님 사랑을 체험하면 부자가 부를 나누고 악한 사람이 회개하며 정의롭지 않은 상황도 바뀔 수 있다. 그래서 풍족한 나라에서 복음을 선포하면 더 많은 사람이 가난한 이들을 형제자매로 여기고 도우려 할 것이다.

가난하든 풍족한 나라든 사람이 있는 모든 곳에는 하느님의 사랑이 필요하므로 선교가 필요하다. 때로는 풍족한 나라에 선교가 더 필요할 수 있다. 사람의 마음이 하느님에게서 더 멀어졌다고 느끼고, 스스로 알지 못하더라도 하느님이 더욱 필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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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6-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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