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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없는 세상을 향한 발걸음] "탈원전" 현장, 독일을 가다(1)

어두운 베를린 거리, 탈핵 선언 ''원동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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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일이 분단의 상징 베를린 장벽을 허물고 평화와 화합을 선택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탈원전`을 선언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나온 독일의 탈핵 선언은 스위스와 핀란드, 이탈리아 등 유럽연합 주변국 원전 정책 변화에 영향을 주었다. 독일 연방정부가 2022년까지 독일에서 원전을 모두 없애겠다고 선언할 수 있었던 비결은 과연 무엇일까.
 
 탈핵에너지교수모임 노진철(경북대 사회학과)ㆍ이원영(수원대 도시계획학과) 교수,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환경소위원회 총무 양기석 신부와 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 김영미 수녀, 환경을생각하는교사모임 교사 등 20여 명과 함께 2월 14~23일 탈원전의 현장 독일을 다녀왔다. 일행은 이번 방문에서 대한민국도 원전 없는 나라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봤다.




 
▲ 지난해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계기로 가동을 멈춘 독일의 운테르베저 원자력발전소.
 
 
#녹색 독일의 까만 밤 풍경
 
"아니 왜 이리 컴컴해?"
 
 인천공항을 출발한 비행기가 핀란드 헬싱키 공항을 경유해 15시간여 만에 베를린에 도착했을 때 일행은 베를린 저녁 풍경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우리나라 서울이나 대도시들과는 확연히 다른 어두운 거리 풍경 때문이었다.
 
 숙소로 가는 버스 안에서 바라본 시내는 적막감이 흘렀다. 겨울이어서 해가 짧은 탓도 있겠지만, 한산하고 불이 꺼진 상점이 많아 우리나라와는 정반대 모습이었다. 사람들이 북적이는 대도시 베를린을 상상했건만 그렇지가 않았다. 밤마다 네온사인 공해에 시달리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차분하고 검소한 거리 풍경이었다.
 
 도착 다음날인 2월 15일, 일행은 독일에 거주하는 문기덕(브란덴부르크대 환경계획연구소 전임강사)ㆍ염광희(베를린자유대학 환경정책연구소 연구원)씨를 만났다. 이들 안내로 지하철을 타고 티플라츠역 인근에 있는 베를린자유대학교로 향했다. 베를린자유대학교에서 일행을 반긴 이는 독일 최고 원자력 전문가 루츠 메츠(Lutz Metz) 교수였다. 일행은 `독일의 원자력 정책`에 관한 강연을 들었다.


 
▲ 베를린자유대학교 건물에 붙어 있는 건축물 에너지 효율표를 보고 있는 일행.
 
 
#독일의 녹색정책
 메츠 교수는 "후쿠시마 사고 이전에도 원전은 이미 세계적으로 사양산업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원전 건설은 1970~1980년에 붐이 일었다가 1990년대 이후 꺾인 뒤 좀처럼 늘지 않고 있다"며 객관적 자료를 근거로 이같이 주장했다.
 
 원전 건설을 계획했을 때는 가격이 낮더라도 완공할 시점에는 물가와 공사비가 올라 전력의 ㎾당 단가도 천정부지로 솟는 사례가 부지기수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따라서 독일을 비롯한 선진국들은 사고 위험과 방사능 폐기물 처리 문제, 우라늄 확보 문제 등 엄청난 위험부담에 경제적 타산도 맞지 않는 원전을 더 건설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1기 건설에 엄청난(조 단위) 자금이 들고 건설기간도 10년이나 걸리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메츠 교수에 따르면 대안은 풍력발전과 태양광(열)발전을 늘리고, 석탄ㆍ석유를 연료로 쓰는 화력발전을 비교적 친환경 에너지인 천연가스 발전소와 열병합발전소로 바꿔나가는 것이다. 그러면 원전을 폐쇄할 수 있다. 게다가 이는 온실가스 주범인 이산화탄소(CO2)도 대폭 절감하는 가장 효율적인 길이기도 하다.
 
 강연을 듣고 대학 건물을 빠져나오는 일행의 눈길을 사로잡는 것이 있었는데, 그것은 건물의 에너지 효율도를 나타내는 표였다. "독일에는 자동차 연비 등급처럼 건물에도 에너지 소비와 냉ㆍ난방 효율을 표시한 건물이 많다"는 염광희 연구원 설명에 일행은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독일 정부와 국민의 철저한 에너지 관리정책과 실천을 엿보게 해주는 대목이었다.
 
 아무리 훌륭한 정책이라 하더라도 국민이 따르지 않는다면 소용이 없다. 또 국민 스스로 절약하는 삶을 살지 않는다면 발전소를 아무리 많이 짓는다 해도 전기는 계속 모자랄 것이다. 반면 전기가 남아 발전소가 필요하지 않다면 독일처럼 원전 폐쇄의 꿈은 현실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일행은 독일 국회의사당에 있는 녹색당 사무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녹색당은 환경 및 반전을 기치로 내걸고 결성된 정당으로, 1979년 전국 조직을 구축한 이래 1983년 5.3 지지를 받아 처음으로 연방의회에 진출했다. 독일이



가톨릭평화신문  2012-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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