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이번에 첫 영성체를 하는데 부모 중 한 사람은 세례를 받아야 한다고 합니다. 첫 영성체를 왜 10살에 해야 하는지요. 그리고 부모 중 한 명은 꼭 신자여야 하는지요?
정칠산(46, 서울 창5동본당)
부모가 자녀에게 가장 많이 하는 말이 무엇일까요. "열심히 공부해라", "착하게 살아야 한다"는 말이 아닐까요. 부모 역시 학생이었고, 학업에 충실한 것이 자녀 인생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겠지요.
자녀가 첫 영성체를 할 때 부모 중 한 사람은 세례를 받아야 한다는 것 역시 이와 같은 이유입니다. 가정을 첫 번째 학교라고 합니다. 이 학교의 스승인 부모가 신자가 아니라면, 첫 영성체 후 모시는 성체성사의 중요성도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간다는 의미도 전달하기 쉽지 않을겁니다.
물론 신자가 아닌 부모들은 자녀의 신앙생활을 이끄는 것이 "본당 사제와 수도자의 몫"으로 떠넘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교회의 가장 작은 공동체는 바로 `가정`입니다. 그리고 자녀에게 바른 신앙관을 심어주는 것 역시 누구보다 자녀와 가까이 있는 부모의 역할이 큽니다.
그럼 왜 10살에 첫 영성체를 하는 걸까요. 그리스도의 신비를 제 능력대로 이해하고 주님의 몸을 믿음과 경건한 마음으로 영할 수 있는 시기가 이때라고 교회가 규정하기 때문입니다. 「한국 천주교 사목지침서」는 "부모와 사목자는 어린이가 10살 전후에 영성체하도록 배려하여야 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첫 영성체 시기는 시대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었습니다. 과거 첫 영성체는 세례와 견진과 함께 동시에 이뤄졌다고 합니다. 오늘날에도 동방 교회에서는 유아에게 영성체가 허용된다고 합니다.
그러나 중세 중반기 서방 교회에서는 성체를 모시는 사람의 개인적 성숙도를 요구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첫 영성체 시기가 점점 늦어졌습니다. 1215년 제4차 라테란 공의회는 고해성사와 영성체에 관한 교령을 발표했는데, 사리 분별을 할 수 있는 나이에 도달한 사람만이 부활 대축일 즈음에 영성체를 할 수 있도록 규정했습니다. 본래 7살에 하던 첫영성체가 13~14살로 바뀐 것이죠. 이 규정이 현대에 와서 10살 전후에 하는 것으로 수정됐습니다.
규정을 떠나서라도 자녀와 함께 세례를 받는 건 가정에 큰 축복이 아닐까 합니다. 더 나아가 온 가족이 세례를 받아 성가정을 이룬다면 더 좋은 일이겠지요.
백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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