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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의 눈] 대통령은 벌거벗은 임금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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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한 임금이 있습니다. 임금은 나랏일보다 궁궐에서 멋 부리기를 좋아했습니다. 각종 명품과 화려한 옷으로 자신을 꾸미고 치장하는 일이 임금의 하루였습니다. 그 임금에게 한 가지 소식이 들리니, 임금이 살고 있는 동네에 세상에서 가장 멋있는 옷을 만드는 사람이 살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옷은 지혜로운 사람에게 보이고 멍청한 사람에게는 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사실 그런 옷은 없었습니다. 옷 만드는 사람은 처음부터 옷을 만들지 않았고 세상에서 가장 멋있는 옷이라는 말은 허영심 가득한 임금을 놀리기 위한 거짓말이었습니다. 하지만 임금도 궁궐의 신하도 보이지 않은 옷을 두고 너무 아름답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자신이 멍청한 사람이 아니라 지혜로운 사람처럼 보이기 위해서입니다. 그리고는 마침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옷을 입고 궁궐 밖으로 임금이 나가지만, 임금이 마주한 건 백성들의 놀림과 자신이 벌거벗고 있다는 진실이었습니다. 진실을 마주한 임금은 헐레벌떡 궁궐로 돌아갔다고 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벌거벗은 임금님이다.” 이번 2030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에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안데르센의 동화에 나오는 임금님을 이야기 했습니다. 사우디 리야드가 119표를 쓸어 담는 것과 달리 부산이 29표를 받은 투표 결과에 김 의원은 “망신도 이런 망신도 없다.”고 했습니다. 김 의원은 “현실에 눈을 감고 ‘벌거벗은 임금님’귀에 달콤한 정보만 올라간” 결과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어찌 보면 대통령이 부정하지만 분명히 있는 진실은 부산 엑스포 결과만이 아닙니다. 전 세계가 우려를 보이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전장연과 같은 작은 이들의 인권, 치솟는 물가와 금리에 휘청거리는 서민 경제 등 나라를 둘러싼 많은 사건사고가 우리의 눈에는 보이지만 지금 대통령의 눈에는 보이지 않나봅니다. 시민들은 대통령에게 오만과 독선이 아닌 대화와 타협을 하라고 소리치지만 대통령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가 지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입니다.

그래도 대통령의 사과로 희망을 가져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9일 예정에 없던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며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에 대해 사과했습니다. 대통령은 예측이 빗나갔다며 모든 것이 자신이 부족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대통령의 담화 이후 엑스포 유치 실패에 대한 책임으로 관계 장관 사퇴 이야기도 들립니다. 그리고 지금 대통령의 사과와 책임자 문책을 이태원 참사 유가족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더욱이 대통령뿐만 아니라 세상이 진실을 알아보지 못하는 일에 저희 cpbc를 비롯한 언론의 책임은 없는지 반성합니다. 언론의 책임과 의무를 잊어버리고 벌거벗은 임금님 곁의 신하들처럼 달콤하고 희망의 이야기만 전하고 있지 않나 말입니다. 

그래서 저희 cpbc뉴스는 다짐합니다. 어떤 내적 외적 어려움에도 ‘복음화·인간화·민주화’라는 첫 마음을 잊지 않겠습니다. 세상이 양심의 목소리를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마음으로 깨닫’게 하는데 저희 cpbc뉴스는 노력을 멈추지 않겠습니다(마태 13장 참조).


오늘 <사제의 눈> 제목은 <대통령은 벌거벗은 임금님>입니다. 진실을 가리는 모든 장애물이 사라지고 참다운 목소리가 세상에 울려 퍼지기를 바라며 오늘도 평화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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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3-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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