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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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석] 이승현 신부 / 서울대교구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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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하느님이 주신 자연을 삶의 터전으로 여기고 생명의 농산물을 기르는 이들이 있습니다.

바로 가톨릭농민들인데요.

설을 맞아 서울대교구 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 본부장 이승현 신부님 모시고 ‘생명의 먹거리’에 관한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 요즘 기후위기가 매우 심각합니다. 칠레에선 산불로 큰 피해를 보고 있고요.

우리나라도 이제 2월인데 봄날 같은 날씨만 봐도 그렇습니다.

온난화 때문에 진해군항제가 예년보다 며칠 앞당겨 열린다는 소식도 있었습니다.

농사에도 큰 영향을 끼칠 것 같은데요?

▶ 예, 농업이야말로 기후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습니다. 농업은 인간이 정착하여 살아오면서 경험한 날씨를 기초로 작물을 재배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경험했던 것이 전혀 소용이 없어지는 것이 기후위기입니다. 사람도, 땅도 그대로인데, 날씨가 전혀 새로운 것이 되었지요. 이것은 전혀 알지 못하는 곳에서 농사를 짓는 것과 같은 상황이 된 것이지요. 


▷ 요즘 먹거리 물가가 많이 올라서 가격표 보고 놀라는 일이 종종 있습니다. 그렇지만 유기농 먹거리와의 가격 격차는 상대적으로 줄어든 게 아닌가 싶은데요. 신부님 보시기엔 어떻습니까?

▶ 먹거리 물가가 많이 올라서 식탁을 차릴 때마다 걱정이 많으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생명농산물과 가격 차이가 줄어들었다고 하지만, 생명농산물 생산이 더욱 힘들어진 것은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농민의 입장에서는 생명농업을 하기 위해서 투입해야 하는 비용과 노력은 더욱 커지고 있고, 시민들은 작은 비용이라도 줄이려고 하니 소비가 잘 안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인건비도 많이 올라서 가톨릭농민들이 농사 짓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신부님이 농촌 현장 그리고 농민들과 만났을 때 체감하신 정도는 어떤가요

▶ 인건비가 많이 오른 것도 문제이지만, 비싼 인건비를 주고도 구할 수 있는 사람이 한정적인 것이 더욱 문제라고 느껴집니다. 우리나라 농촌에 살고 있는 사람의 35는 70세 이상, 60대도 30 이상이니 60세 이상이 65나 됩니다. 자녀들을 모두 도시로 보내고 노인들만 사는 것이 농촌인데 일할 사람을 구하는 것이 너무나 어렵지요. 대부분 외국인 노동자들이 일을 하고 있는데 코로나 19가 오면서 사람구하기도 힘들었고 인건비도 많이 올랐습니다. 농사일은 정해진 시기가 있는데, 사람을 구할 수 없어서, 또는 인건비를 감당할 수 없어서 농사일을 포기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특히 고령화된 농촌의 현실이 이러한 상황을 더욱 심각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결국 농업이나 농촌의 가치를 인식하는 철학이 바뀌고 정책이 바뀌지 않는 한 점점 더 어려울 것으로 생각됩니다. 


모든 그리스도인은 선교사입니다. 2024년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께서 강조하신 것 가운데 하나도 ‘선교’인데요.
가톨릭 농민들이 땀 흘려 기른 먹거리를 소비하는 것도 선교에 동참한다고 볼 수 있는 거겠죠?

▶ 선교라고 하면 어렵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의 삶을 통해서 이웃에게 예수님의 가르침, 하느님의 뜻을 알리고 살아가도록 초대하는 것이 선교라고 생각합니다. 하느님의 뜻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생명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느님께서는 모든 생명의 근원이시며, 그 생명을 충만하게 누리기를 원하십니다. 우리의 식탁을 가톨릭농민회 회원들이 기른 생명농산물로 생명의 식탁을 차린다면, 그것은 하느님의 뜻을 우리의 식탁에서 실천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생명을 이어주는 가장 기본적인 일상, 즉 우리가 매일 먹는 밥상에서부터 그것은 보여져야 할 것입니다. 나의 모습을 통해서 선교는 시작되는 것입니다.


▷ 아직 설 제수용품 구매를 하지 않은 시청자 여러분께 신부님께서 관심과 독려의 한 말씀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 우리 민족 고유의 명절은 모든 가족구성원이 모이는 행복한 날입니다. 이 행복한 날, 행복한 식탁에서 농민들도, 피조물 형제도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족들의 밥상준비에서부터 갖가지 수입농산물로 제사상을 차리고, 밥상을차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 농촌에서 자란 생명이 살아있는 먹거리로 밥상을 차리는 일이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또한 우리의 식탁이 농민들의 땀에 정당한 보상이 주어지는 식탁이 되도록, 피조물 형제들도 공동의 집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식탁이 되도록 관심을 가져주십시오. 예수님께서 자리하신 식탁에서 우리는 모두 구원과 생명을 얻었습니다. 예수님의 식탁에서 소외된 사람이 없었듯이, 우리의 식탁에도 소외된 이웃이 없도록 관심을 기울여야 하겠습니다. 새롭게 시작한 한 해, 교우 여러분의 식탁이 생명의 식탁이 되도록 기도하겠습니다.


▷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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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4-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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