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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의 눈] 대통령의 마지막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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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은 졸업식 시즌입니다. 졸업식에는 많은 일들이 있지만, 하이라이트는 축사입니다. 보통 졸업식은 새 출발선에 선 이들에게 격려하고 충고하는 자리이기에 졸업식 축사를 ‘마지막 수업’이라고 부릅니다. 그래서 깊이 있는 축사는 새로운 출발을 앞둔 졸업생뿐만 아니라 많은 이들에게 때론 위로가, 때론 인생의 길잡이가 되곤 합니다.

윈스턴 처칠 영국 총리의 옥스퍼드대 졸업식 축사가 유명합니다. 처칠은 졸업식 축사로 단 두 문장만 말했습니다. “포기하지 말라. 절대로 포기하지 말라.” 애플을 만든 스티브 잡스의 스탠포드 대학교 졸업식 축사도 유명합니다. 스티브 잡스는 대학을 자퇴한 결정이 인생 최고의 결정이었다고 하며, “늘 갈망하고, 언제나 겸손하게 나아가라(Stay hungry, Stay foolish!)”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인물과 형식을 다양하게 하며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는 축사도 있습니다. 

최근 가수 이효리가 국민대학교에서 한 졸업식 축사가 화제입니다. 이 학교 졸업생인 이효리는 특유의 입담으로 축사를 시작해서 자신의 춤과 노래로 축사를 마무리했습니다. 이효리의 모습에 졸업생들은 환호했고 졸업식장은 출발하는 이들을 위한 콘서트장이 되었습니다. 기존의 틀을 넘는 자신만의 스타일로 이효리씨는 사람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그리고 여기 기존의 틀을 넘는 축사가 하나 더 있습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과감하게 도전하십시오.” 지난 16일 윤석열 대통령은 한국과학기술원 졸업식에 참석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하지만 대통령의 말대로 용기를 내어 대통령 앞에서 소리친 졸업생은 경호원들에 의해 입이 틀어막혀지고 사지가 들렸습니다. 대통령실은 대통령의 안전을 이유로 들었지만, 쫓겨나는 졸업생을 바라보는 다른 졸업생들은 민주주의의 안전을 걱정하였습니다. 졸업생들은 대통령의 ‘마지막 수업’을 들으며 권력에 대항하면 어떻게 되는지 배웠습니다. 

이번 일은 진보당 강성희 의원이 ‘국정 기조 변화’를 요구하다 행사장에서 사지가 들려 쫓겨난 지 한 달만에 일어난 일입니다. 지난 1일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한 의료개혁 토론회에서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이 대통령에게 직접 의견을 전하려다 경호원에게 입을 막힌 채 끌려가는 일도 있었습니다. 마치 윤 대통령은 자신이 듣기 싫은 소리는 듣지 않겠다고 결심이라도 한 것인양, 목소리를 내려는 시민들의 입을 틀어막고 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대통령은 쓴 목소리가 나오는 장소는 피하고 있습니다. 자신있게 시작한 도어 스테핑은 예전에 중단되었습니다. 올해 신년 기자회견은 KBS 신년대담으로 넘어갔습니다. 좋은 말만 듣고 쓴 말은 듣지 않겠다는 건 불통과 독단입니다. 국민과 소통하겠다면 마땅히 비판 목소리도 들어야 하는 것이 대통령의 자세입니다. 

 


오늘 사제의 눈 제목은 < 대통령의 마지막 수업 >입니다. 입을 틀어막는다고 해도 시민들의 목소리가 사라질 수 없습니다. 막으면 막을수록 지금의 목소리는 함성으로 돌아옴을 기억하며 오늘도 평화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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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4-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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