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서울대교구(교구장 염수정 추기경)는 11일, 제27회 ‘사제 성화의 날’을 맞아 거룩한 사제직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올해는 방역지침에 따라 명동대성당(특수사목), 혜화동성당(중서울지역), 역삼동성당(동서울지역), 대방동성당(서서울지역)에서 450여 명의 교구 사제가 참석했다.
교구 사제들은 한국교회사연구소장 조한건 신부의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와 최양업 토마스신부의 삶과 영성’에 대한 강의를 들은 뒤, 1996년 사제로 서품돼 25년 동안 착한 목자의 길을 걸어온 이성우 신부 등 22명의 사제를 위한 은경 축하 행사, 미사를 봉헌했다.
강의와 은경 축하 행사는 유튜브로도 동시에 생중계돼, 네 곳의 성당에 모인 사제들이 함께했다.
은경 축하 행사에서 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은경축을 맞은 사제들에게 은경축 기념 제의를 수여했다.
염 추기경은 축하 말씀에서 “1996년에 서품을 받고 25년을 교회의 충실한 일꾼으로 살아온 신부님들께 감사드린다”며 “세상에 그리스도의 모습을 보여주는 사제로서 가난한 이들의 벗으로 봉헌한 25년 세월처럼 그리스도의 향기를 주위에 전하면서 살아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96년 서품 대표로 나선 교구 청소년국장 이승주 신부는 “이번 기회에 이 시대에 주님의 사제로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깨닫는 시간으로 삼고자 한다”면서 “우리의 노력만으로는 도달할 수 없는, 맛있는 빵 같은 유용한 사제로서의 삶을 즐겁게 살아갈 수 있도록 기도해달라”고 전했다.
사제단은 성가 ‘사제의 마음’을 합창하며, 소박한 축하 행사를 마무리 한 후, 명동대성당과 혜화동·역삼동·대방동성당에서 각각 ‘사제 성화의 날’ 미사를 봉헌했다.
염 추기경은 미사 강론에서 “사제서품 25주년 은경축을 맞이하며 새로운 사제의 단계로 넘어간 신부님들을 위해 기도해달라”면서 “병환 중에 계시는 형제 사제들도 함께 기도해달라”고 청했다.
염 추기경은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사제들은 하느님에게 가까이 다가서려고 노력하고 신자들에게는 항상 연민을 가지고 온유한 마음으로 사랑하라고 당부하셨다”면서 사제 직분은 ‘출세가 아니라 봉사’라고 한 교황의 말씀을 인용했다.
이어 “우리 사제들은 세속의 방법, 인간적인 방법으로 사목해서는 안 된다”며 “하느님의 방식, 성령의 방식으로 사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염 추기경은 “우리가 주님의 충실한 도구가 될 수 있도록 기원하면서 우리 모두가 사제서품을 받았을 때의 순수한 결심을 새롭게 하자”고 요청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홍보위원회 구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