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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 받았던 차비 갚고 싶었어요

(나눔의 기적) 김희중 대주교 강진청자, 김도연씨에게 800만 원 낙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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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 김희중 대주교(당시 신부)님을 찾아뵈면 차비를 쥐어 주시곤 했어요. 그 차비를 꼭 갚고 싶었습니다."

 나눔의 기적 제4호 광주대교구장 김희중 대주교의 강진청자를 800만 원에 낙찰받은 김도연(세레나, 47, 광주 비아동본당)씨는 4일 광주대교구청 김 대주교 집무실에서 열린 전달식에서 김 대주교를 만나자마자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했다.

 1990년 12월 혼인성사 주례 사제로 모셨을 때가 마지막이었으니, 22년 만의 만남이다. 결혼 이후 한 번 찾아뵈려고 마음 먹었지만 여의치 않았다. 김 대주교가 주교가 된 이후에는 바쁜 주교에게 폐가 될까 더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러던 차에 평화신문에서 `나눔의 기적`을 시작하는 것을 봤다. 언제든 김 대주교 경매 물품이 나오면 반드시 낙찰 받으리라 마음먹었다. 그것이 학창 시절 받았던 김 대주교의 따뜻한 사랑에 보답하는 길이라 생각했다.

김씨는 목포가톨릭대 재학 시절 학생회 활동을 하면서 김 대주교와 인연을 맺었다. 21살 김씨는 당시 신학교 교수였던 김 대주교를 자주 찾아뵈었고, 김 대주교는 그때마다 좋은 이야기와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인연은 졸업 후에도 이어졌고, 혼인할 때는 주례 사제가 돼줬다. 김씨는 신혼여행에서 돌아와 인사차 김 대주교를 찾아갔지만 김 대주교가 마침 다른 일정으로 자리를 비우느라 만나질 못했다. 그게 마지막이었다.

 "김 대주교님이 저희 결혼식 때 `혼인은 서로에 대한 거룩한 희생`이라고 하신 말씀을 평생 간직하고 살았습니다. 저희 부부가 이만큼이라도 사는 것은 모두 김 대주교님 덕분입니다. 꼭 보답하고 싶었습니다."

 800만 원이라는 적지 않은 금액으로 낙찰 받는 데 남편이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했음은 물론이다. 사업을 하는 남편 윤종수(요한 사도, 52)씨는 "김 대주교님은 아내를 잘 이끌어주신 분인데, 결혼 후 제대로 인사드리지 못한 것이 늘 마음에 걸렸다"면서 "`나눔의 기적`처럼 좋은 일에 동참하게 돼 기쁘다"고 흐뭇해했다.

 김 대주교는 "그때 차비가 새끼를 참 많이도 쳤다"고 웃으며 말하면서 "별거 아닌 도자기를 큰 뜻으로 받아줘 정말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김 대주교는 또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미리 쓴 카드를 전달하며, 김씨 가정에 감사와 기쁨이 가득하길 기원했다.

 광주대교구는 이 성금을 소아당뇨 합병증으로 시력을 잃고 일주일에 세 번 신장투석을 하는 김하니(클라라, 38)씨를 돕는 데 쓸 예정이다.

 김 대주교는 "김하니씨는 팔순이 넘은 아버지와 단 둘이 살면서도 신앙 안에서 희망을 잃지 않고 하느님의 예쁜 딸로 기쁘게 살아가고 있다"면서 "김씨가 오늘 이 시대를 사는 많은 이들에게 생의 거룩함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기회를 주는 것 같아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남정률 기자 njyul@pbc.co.kr


 
▲ 김희중 대주교(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4일 강진청자를 김도연(세 번째)씨에게 전달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은 남편 윤종수씨, 오른쪽은 광주대교구 총대리 옥현진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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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2-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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