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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께 받은 사랑 나누니 행복해요

복지시설에 과일 나눠주는 안영진, 황인숙씨 부부와 김창수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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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과물 도매상을 하는 안영진씨(오른쪽)와 트럭운전사 김창수씨가 복지시설에 갖다 줄 과일을 차에 싣고 있다.
 
 영업용 소형 화물트럭을 운전하는 김창수(바오로, 66, 수원교구 동탄능동본당)씨는 4년 전 안양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청과물 가게를 운영하는 안영진(요한 세례자, 51, 수원교구 호계동본당)ㆍ황인숙(도르테아, 46)씨와 처음 거래를 시작했다.

 안씨 부부는 한 달에 몇 차례 김씨에게 인근 노인요양원 2~3곳에 과일을 배달해달라고 부탁했다. 노인요양원에서 발송인을 묻더라도 "모른다"고 말하라고 신신당부했다.

 김씨는 큰 도매상에서 10상자도 안 되는 소량의 과일을 요양원에 파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했다. 하지만 짧은 거리인데도 운임을 정상적으로 받을 수 있었기에 계속 실어다줬다.

 전화를 받고 과일을 실으러 간 어느 날, 김씨는 우연히 황씨 손가락에 끼워져 있는 묵주반지를 발견했다. 그제야 부부가 천주교 신자인 것을 알게 된 김씨는 반가운 마음에 "노인요양원에서 왜 그렇게 과일을 자주 주문하냐"고 궁금해 하던 것을 물었다.

 알고 보니 주문한 게 아니었다. 안씨 부부는 "어려운 이웃과 조금이나마 가진 것을 나누며 살려고 한다"고 했다.

 그때부터 부부의 나눔활동에 김씨도 동참했다. 노인요양원에 과일을 실어다 줄 때는 운임을 받지 않았다. 또 수십 년 동안 피우던 담배를 끊고 돈을 모았다. 그 돈으로 과일을 사서 부부와 함께 여러 시설에 후원하기 시작했다.

 더 많은 곳에 후원하고 싶었지만 방법을 몰라 노인요양원 2~3곳에만 과일을 보냈던 부부에게 김씨는 도움을 필요로 하는 다른 시설을 소개시켜줬다. 부부는 김씨가 시설을 알려 줄 때마다 자세히 묻지도 않고 바나나, 참외, 귤, 토마토 등 제철 과일 10여 상자씩 트럭에 실어줬다.

 성라자로마을, 인천 민들레국수집, 무의탁 어르신 생활시설 마리아의 집, 장애인 생활시설 성가원을 비롯해 부부가 이름을 밝히지 말아달라고 부탁한 시설까지 합하면 과일을 보내는 곳이 10 곳이 넘는다.

 안씨는 4년 전 예비신자 교리교육을 받을 때 나눔활동에 눈을 떴다.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고 어려운 사람을 찾아가 봉사하는 신자들 모습이 안씨 눈에 신기하게 다가왔다. 자신도 다른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겠다고 결심했다.

 안씨는 새벽 4시에 시장에 나와 하루를 시작하고, 황씨는 오전 10시에 가게로 출근한다. 일을 마치는 시간은 저녁 9시. 한 달 동안 쉬는 날은 단 이틀이다. 그래도 신앙생활은 게을리 하지 않는다. 두 사람 모두 주일미사에 빠지지 않는다. 레지오마리애 활동도 한다. 시장 한 편의 작은 사무실 책상 위에 십자고상과 성모상ㆍ성경ㆍ레지오마리애 수첩이 가지런히 놓여있다. 손님이 없을 때 틈틈이 묵주기도를 바치고, 성경필사도 한다.

 "저희가 부자는 아니지만 가족 모두 건강하고 살 집도 있어요. 아이들도 잘 크고 있고요. 더 이상 바랄 게 없죠. 하느님이 이렇게 많은 걸 주셨는데, 조금이라도 나눠야죠. 나누면 행복해요. 정말 이루 말 할 수 없이 기분이 좋아요."
임영선 기자 hellomrlim@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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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2-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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