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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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지에서 온 편지] 페루(하) 새로운 희망을 품고 - 박규식 신부(의정부교구)

''가난한 사람'' 되려 또 한발 앞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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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청소년 여자 배구팀이 우리 도시에 왔을 때 한국어를 배우는 페루 젊은이들과 함께 찍은 사진.

 
▲ 아이들과 젊은이들에게 관심을 쏟자 그들은 적극적으로 신앙인으로 변화했다.
사진은 예수성탄대축일 행사를 준비하는 청소년들 모습.
12월이 여름이라 시원하게 입고 있다.
 


 
▲ 첫영성체를 예고하는 포스터.
 
 본당 신자들과 만남이 점점 깊어지면서 아이들과 젊은이들에게 더 많은 관심과 애정을 쏟았습니다. 아이와 젊은이는 교회의 미래이기 때문입니다. 또 아이들을 통해 그들 부모님까지 변화되기 때문입니다.

 
 아이들과 젊은이들에게 관심을 쏟자 그들 스스로 변화하기 시작했습니다. 젊은이들은 `JUC`(JOVENES UNIDOS EN CRISTO-그리스도 안에서 하나 된 젊은이들)이라는 젊은이 단체를 만들었습니다.  또 교리교사 활동을 하고 모금 운동을 통해 가난한 아이들을 도와주기도 합니다. 이웃 본당 청년들을 초대해 나눔의 시간을 갖기도 합니다. 청년들 모임은 점점 커져 지난해부터 이곳 지구 7개 본당 청년들이 함께 모이는 행사로 발전했습니다.
 
 씨앗을 뿌리고 거두시는 분은 하느님이십니다. 저는 그분의 도구일 뿐입니다. 하느님께서 편하게 쓰실 수 있도록 잘 준비된 도구가 되고 싶습니다. 도구가 녹슬지 않도록 매일매일 갈고 닦아야겠습니다.
 
 좌충우돌하며 지낸 지난 4년 반을 되돌아보며, 지금은 또 다른 희망을 품어 봅니다. 첫 본당에서 임기가 끝나갑니다. 제가 떠난 자리에는 무엇이 남게 될까요?
 
 어느덧 가까워진 신자분들과 `어린이 팬`들이 눈에 밟힙니다. 그들 마음에 제 이름 석자가 아닌 하느님 사랑이 남아있길 바랍니다. 첫 소임을 마치며 또 다른 희망을 가져 봅니다.
 

 다음 소임지는 안데스 산맥에 자리 잡은 산악지역 본당입니다. 산악지역은 지금 있는 곳보다 더 가난합니다. 해발 3000미터에 자리 잡은 마을 주민들은 감자와 옥수수를 재배하며 살아갑니다. 더 가난한 사람들은 더 불행할까요? 그렇지 않다고 믿습니다. 가난은 행복해지기 위해 필요한 거라 믿습니다.

 
 "행복하여라. 가난한 사람들! 하느님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행복하여라. 지금 굶주리는 사람들! 너희는 배부르게 될 것이다. 행복하여라. 지금 우는 사람들! 너희는 웃게 될 것이다.(루카 6,20-21)"
 
 제가 선교사가 되기로 결심하고 품은 생각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가난한 사람들이 행복하다"고 하신 예수님 말씀을 머리가 아닌 몸으로 체험하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가난한 사람들이 행복하다"는 예수님 말씀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이해해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정말 가난한 사람들 옆에서 살아보고 싶습니다. 그들 안에서 예수님 말씀을 체험하고 온 마음으로 믿고 싶습니다.
 
 가난해진다는 것은 사제에게 무척 어려운 일입니다. 왜냐하면 교회에서 집도 주고 먹고 살 수 있도록 지원해주기 때문입니다. 넉넉하지 않지만 모자라지 않게 지원해 줍니다. 전 가난한 사람일까요? 가난한 사람이 될 수 있을까요?
 
 전 가난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가난`을 선택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가난은 결코 경제적 기준만은 아닐 거라 믿습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가난한 사람`이 되기 위해 좀 더 깊고 좀더 높은 곳으로 가려고 합니다.
 
 이곳 주교님께 청해 놓았으니 보내주시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사실 아직도 두렵고 자신이 없습니다. 하지만 저를 위해 기도해 주시는 많은 분들이 있습니다. 기도의 힘을 믿고 용기를 내어 봅니다. 언젠가 다시 제 삶을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일들로 만나 뵐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땐 제 모습도 좀 더 예수님과 가까워져 있길 희망합니다.
 
 다음 소임지로 가면 선교에 관심이 있는 평신도들을 초대하고 싶습니다. 할 수 있을 만큼, 할 수 있을 때까지, 함께 하느님 나라의 기쁜 소식을 전하고 싶습니다.
 
 혹시 선교에 대한 꿈이 있



가톨릭평화신문  2013-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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