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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달동네 아이들 엄마 ‘루미네 수녀 기념관’ 문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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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꼭 안고 찍은 외국인 수녀의 사진을 보며 부산 동구 안창마을 주민들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몸이 불편한 할머니 손에 자라던 쌍둥이 아기를 데려와 한꺼번에 업고 안아 키우기도 하시고… 마을 아이들을 위해 얼마나 고생하셨는데요. 이렇게 기념관이 생기니 수녀님을 다시 만난 것처럼 좋아요.”

부산시 동구(구청장 박삼석)는 지난해 12월 30일 안창마을에서 17년간 지역 가난한 아이들을 위해 헌신했던 루미네 수녀(Lumine Beckmann·한국이름 백광숙·73·예수성심전교수녀회)를 기리는 ‘루미네 수녀 기념관’을 개관했다. 행사에는 수녀를 기억하는 마을 주민들을 비롯 예수성심전교수녀회 관구장 전봉순(그레고리아) 수녀와 서병수 부산시장 박삼석 동구청장 박정오 삼정기업 회장 등 지역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루미네 수녀는 현재 남태평양 마셜 군도에서 선교활동 중이라 개관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대신 음성메시지를 통해 유창한 우리말로 “안창마을을 떠난 지 벌써 6년이 됐다”며 “선교 수녀로서 소임에 따라 최선을 다 했을 뿐인데 저를 위한 기념관을 만들어주셔서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전했다. 아울러 “올해 여름 중 한국을 방문해 감사인사를 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념관은 건축면적 88.38㎡ 규모 지상 2층 건물로 1층은 주민을 위한 다목적 공간 2층은 루미네 수녀 사진 등 전시 공간이 마련됐다. 지역 건설업체 (주)삼정기업(회장 박정오)이 부족한 예산 3억원을 무상 지원하고 시공까지 맡았다.

루미네 수녀는 1992년부터 2009년까지 부산의 대표적인 산동네로 불리는 안창마을에서 어린이 공부방을 운영했다. 2평 남짓 판잣집을 구해 3살짜리 유아서부터 초등학생까지 12명 아이들과 살았다. 가난하고 소외된 아이들에게 수녀는 ‘엄마’ 그 자체였다. 어린이들 이외에도 독거노인 장애인 알코올중독자 등의 삶 속에 들어가 그들을 격려하고 희망을 전했다.

당시 수녀의 활동을 도왔던 박재관(안토니오·69·부산 성지본당)씨는 “가난한 이들과 함께 살고 궂은일을 도맡아 하면서도 누구보다 행복해 했던 수녀님은 그야말로 살아있는 성녀였다”고 말했다.

예수성심전교회 독일관구 소속인 루미네 수녀는 1970년부터 한국에서 선교활동을 시작했다. 부산교구 언양본당에서 의료봉사 활동 등을 하다 1979년 본국으로 돌아갔지만 한국을 잊지 못해 결국 10년 뒤인 1989년 다시 부산 안창마을에 왔다. 그때부터 한국 이름을 ‘백광숙’으로 짓고 늘 자신을 ‘안창 백씨’라고 소개했다. 수녀가 운영하던 공부방은 현재 보살핌이 필요한 아이들을 돌보는 그룹홈 ‘우리들의 집’(부산교구 사회복지법인 소속)으로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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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16-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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