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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 방문과 관심이 불러온 작은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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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교구 원삼본당 김정환 신부 신자 고충 파악해 도움이 필요한 이와 도움 줄 봉사자 연결

▲ 이종대 할아버지의 집 앞에서 김정환 신부와 강봉임씨가 이 할아버지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임영선 기자

지난 2월 27일 경기도 용인 원삼면 작은 마을에 있는 이종대(그레고리오 81) 할아버지의 집이 사람들로 북적였다.

사람들은 말 그대로 ‘다 쓰러져가던’ 이 할아버지의 집을 정성껏 수리했다. 전동휠체어에 앉아 먼발치에서 집을 바라보고 있던 이 할아버지는 감격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 할아버지는 “참 기분이 좋다. 내 이야기도 들어주시고 챙겨 주신 신부님께 감사드린다”면서 김정환(수원교구 원삼본당 주임) 신부와 봉사자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2014년 6월 원삼본당에 부임한 김정환 신부는 그해 가을부터 6개월 동안 모든 신자의 집을 방문했다. 일주일에 6일을 가정방문에 할애했다. 한 시간 이상을 머물며 신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형편을 속속들이 파악했다. 가난한 이들에게는 더 관심을 기울이며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했다.

성당에 발길을 끊은 할아버지

산밑 외딴집에 홀로 사는 이 할아버지도 김 신부에게 힘들게 살아온 이야기를 들려줬다. 이 할아버지는 일찍이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형과 형수의 아이들을 거둬 키우느라 결혼도 하지 못했다. 성인이 된 조카들은 연락이 뜸해졌고 할아버지는 30여 년 넘게 외롭게 살았다. 당뇨 합병증으로 오른쪽 다리를 잃었지만 이 할아버지는 주일이면 전동휠체어를 타고 40분을 달려가 미사에 참례했다.

그런데 주일미사에 빠지지 않던 이 할아버지가 지난여름부터 성당에 발길을 끊었다. 이 할아버지가 걱정됐던 김 신부는 집을 찾아갔고 할아버지는 “넘어져서 병원에 입원해 있었다”며 그간의 사정을 이야기했다.

사제와 신자들이 힘을 모아

김 신부는 이 할아버지가 낡고 곰팡이가 가득한 집에서 그대로 살다가는 또 사고를 당할 것 같아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할아버지의 집을 수리해 줄 수 있는 이를 수소문했다. 본당 신자 강봉임(루치아)씨가 그 소식을 들었다. 김 신부는 강씨의 집을 방문했을 때 “일자리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식복사를 구하고 있던 이웃 본당에 강씨를 소개해 준 인연이 있었다. 강씨는 김 신부에게 늘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었다.

강씨는 과거에 함께 봉사활동을 했던 황영식(마티아)씨에게 도움을 청했고 황씨는 자신이 활동하고 있는 집수리 봉사 단체 ‘희망의 러브하우스’에 의뢰했다. 봉사단원 42명이 이 할아버지의 집을 찾아왔다. 봉사단원들은 이른 아침부터 해가 질 때까지 일하며 집을 깔끔하게 수리했다. 김 신부와 원삼본당 신자들은 직접 만든 간식을 봉사자들에게 전해 주며 “고맙다”는 말을 반복했다.

김 신부는 “작은 사랑과 관심이 또 다른 사랑과 나눔으로 번져나가는 모습을 보며 하느님의 신비를 체험했다”며 “이 할아버지가 새 집에서 편안하고 건강하게 지내시면서 오래도록 신앙생활을 하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임영선 기자 hellomrlim@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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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6-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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