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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성전 봉헌] 폐품 팔고 감자떡 빚어 하느님의 집 건축

춘천교구 거두리본당, 모금 나선 총회장ㆍ신부 쓰러지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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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운회 주교와 사제단이 성전봉헌미사 중 신자들을 축복하고 있다.
 
   춘천교구 거두리본당(주임 이명호 신부)이 3일 춘천시 동내면 현지에서 교구장 김운회 주교 주례로 설립 7년 만에 감격적인 성전 봉헌식을 거행했다.

 거두리본당은 성전 건립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3년 전 `어쩔 수 없이` 성전 건축을 시작했다. 성전 부지가 공원 녹지여서 조건부로 개발 허가를 받았는데 2010년 춘천시로부터 "1년 안에 건축을 시작하지 않으면 건축 허가가 취소되고 앞으로 그 부지를 사용할 수 없다"는 경고를 받은 것이다.

 건축비가 40억 원 이상 들 것으로 예상됐지만 그동안 마련해 놓은 돈은 6억 원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반드시 지어야만 했다. 신자들이 건축기금을 모으기 시작했지만 주일 미사 참례자가 400여 명밖에 되지 않는 본당에서 40억여 원은 무척 큰돈이었다. 게다가 신자 대부분은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어르신이었다.

 신자들은 폐품을 모아 팔고 감자떡을 빚어 판매하며 건축비를 마련했다. 공사현장 식당도 신자들이 직접 운영했다. 기도도 열심히 했다. 묵주기도 100만 단을 봉헌하고 매주 금요일 성당에 모여 성체조배를 하며 튼튼한 내적 성전을 지어나갔다. 갖은 노력을 다했지만 신자들 힘만으로 건축비를 마련하는 것은 힘겨웠다.

 이명호 신부와 사목위원들이 2011년부터 춘천교구와 서울대교구 본당을 찾아가 건립기금 모금활동에 나섰다. 그해에만 25개 본당을 돌아다녔다. 한 달에 3개 본당을 방문한 적도 있다.

 힘든 일정이었다. 급기야 당시 총회장이었던 박경찬(테오도시오)씨는 과로와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해 2011년 3월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졌다. 두 달 뒤에는 이명호 주임 신부마저 스트레스로 인한 안면마비가 왔다. 두 사람은 치료를 받고 또 다시 모금활동에 나섰다.


 
▲ 춘천 거두리성당 전경.
 

 숱한 어려움을 겪으면서 2011년 가을 성전을 완공했지만 빚이 여전히 많이 남아 기쁘게 봉헌식을 할 수 없었다. 이듬해에도 계속 다른 본당을 방문해 모금활동을 했다. 이제 빚은 8억 5000여만 원이 남았다. 신자들은 건립기금 마련을 위해 지금도 매주 목요일 성당에 모여 감자떡을 빚는다.

 김운회 주교는 강론에서 "힘든 상황에서 주임 신부님과 사목위원, 신자들이 믿음으로 하나가 돼 정말 어려운 일을 해냈다"면서 "기도와 봉사와 희생을 하며 어려운 이웃에 사랑과 나눔을 실천하는 사랑의 공동체가 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2006년 9월 효자동본당에서 분가한 거두리본당은 춘천시 동내면, 동산면, 석사동 일부를 관할한다. 현재 697가구, 신자 1618명이 공동체를 이루고 있다.

   임영선 기자
   전창남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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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3-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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