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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천주교 역사 품은 성전 봉헌한다

서울 가회동본당 20일 새 성전 봉헌, 초기 천주교 탄압과 의친왕 세례받은 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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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회동본당 새 성전은 한옥과 양옥이 어우러진 모습으로 내부에는 한국 교회 첫 부활대축일 미사 봉헌과 조선 마지막 왕족 세례에 관한 각종 유물과 사료 전시실도 갖추고 있다. 강성화 기자

 1794년 겨울, 조선에 들어온 최초의 외국인 사제 주문모(1752~1801) 신부. 그는 1795년 4월 5일 서울 북촌 최인길(마티아)의 집에서 조선에서의 첫 부활대축일 미사를 드렸다. 북촌한옥마을 언저리였다.

 그 북촌한옥마을을 관할하는 서울 가회동본당(주임 송차선 신부)의 신축 성전이 종로구 북촌로 57 북촌한옥마을 중심에 우뚝 섰다. 2011년 12월 공사를 시작한 지 2년 4개월 만에 완공된 새 성전은 한복을 차려 입은 선비(한옥)와 외국인 사제(양옥)가 어깨동무를 하고 있는 듯한 정겨우면서도 독특한 외관을 자랑한다.

 연면적 3738.34㎡, 지하 3층, 지상 3층 규모의 새 성전은 한옥을 전진배치하고 양옥은 외부를 목재로 감싸 한옥과 양옥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1층 외부에는 적송으로 지은 사랑방이 신자들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과 지역 주민을 위한 만남의 방 역할을 하고 있다. 1층 내부의 상설 역사전시실에서는 한국교회 첫 부활대축일 미사 봉헌과 조선의 마지막 왕족의 세례 사실에 관한 역사적 배경을 각종 유물과 사료 전시를 통해 알리고 있다. 우리나라 미사 경본의 변천사도 전시했다.

 2층은 성전과 사제관, 3층에는 보좌신부실과 성가대, 수녀원이 들어섰으며 옥탑층은 하늘마당으로 조성됐다. 또 지하 1층에는 혼인 미사를 위한 신부 대기실과 넓은 폐백실, 강당과 주일학교 교사실이, 지하 2층에는 사목협의실과 예비자 교리방, 지하 3층에는 악기연습실 등이 들어섰다. 설계는 (주)건축사사무소 오퍼스가 시공은 (주)평화종합건설이 맡았다.

 1949년 9월에 설립돼 올해로 65주년을 맞는 가회동본당이 담당하던 지역은 조선천주교회의 첫 부활대축일 미사가 봉헌된 최인길의 집과 초대 여성총회장 강완숙(골룸바)의 집 등이 있었던 곳으로, 조선천주교회 초기 역사의 생생한 흔적을 안고 있는 곳이다. 더욱이 고종의 다섯째 아들 의친왕 이강은 1955년 임종 일주일 전에 천주교회에 귀의, 당시 가회동본당 주임 박우철 신부에게서 비오란 이름으로 세례를 받았다. 또 그의 임종 이틀 전에 왕비 김숙도 가회동성당에서 마리아란 이름으로 세례를 받았다. 천주교를 탄압했던 조선 왕실의 마지막 왕족이 마침내 천주교에 귀의한 오묘한 섭리의 장소가 바로 가회동인 셈이다.

 가회동본당의 새 성전은 이같은 신앙의 역사를 독특한 건물 양식을 통해 함축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본당은 20일 오후 2시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 주례로 새 성전 봉헌식을 거행한다.

 송차선 주임 신부는 "우리나라 순교자들이 보여준 신앙 정신을 상설 전시회를 통해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싶다"면서 외국인 신자 관광객과 지역 주민을 위한 선교본당으로서뿐 아니라 순교 선조들의 체취를 느낄 수 있는 순례지로서 역할을 톡톡히 하는 데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강성화 기자 michaela25@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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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4-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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