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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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교구 서산석림동본당, 본당 어르신들 회고록 발간

주임 윤병권 신부 기획으로 본당 어르신 38명 글 모아 「발자국마다 은총이」 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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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교구 서산석림동본당 어르신들이 38편의 글을 모아 회고록을 내고, 추수 감사 미사 중 봉헌하고 있다.

 

 


“누구나, 70대로 접어들면 가슴에 응어리진 게 있어요. 그걸 신부님이 회고록 발간을 통해 다 풀어주신 듯합니다. 마치 고해성사를 보고 나서 보속을 주시는 것처럼요.”

대전교구 서산석림동본당 임선재(보니파시오, 88)씨는 두 편의 글을 통해 못다 한 얘기를 공동체에 전했다. 하나는 ‘나의 신앙생활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영명축일’, 또 하나는 ‘성당 분리 과정의 낙수’였다. 남들은 대부분 1편만 썼는데, 그는 두 편을 통해 자신의 신앙, 그 발자취를 되돌아봤고, 본당 공동체 분리 과정도 역사로 남겼다.

같은 본당의 김선태(필립보, 71)씨는 ‘찬미 예수님’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자신의 얘기만 남겼다.

“어렸을 때 두 번 죽을 고비를 넘겼고, 나중에 빚 때문에 가산을 정리하고 서산 시내로 나와 막노동을 하며 생계를 잇다가 하도 속상해 술을 마시다가 간경화로 죽을 고비를 또 넘겼지요. 그러고 나니 삶의 무거운 짐 같은 것들은 다 내려놓고 이제는 남을 위해 살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신앙생활에만 전념하고 있습니다. 제가 살아있는 건 제가 잘나서가 아니라 누군가의 도움으로 살고 있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요즘 연령회장으로 봉사하며 사는데, 성당에서도 다들 가장 행복하게 사는 게 필립보씨라고 합니다. 베풀고 사는 지금이 너무도 행복합니다.”

대전교구 서산석림동본당(주임 윤병권 신부)은 최근 본당 어르신들 38명의 글을 모아 「발자국마다 은총이」라는 제목으로 회고록을 펴냈다. 윤병권(요셉) 신부가 기획하고, 원고를 모으고, 발간비를 댄 덕분이다.

“올해로 사제 수품 30주년을 맞으면서 뜻깊은 일을 할 수 있는 게 없을까, 고민하다가 본당 어르신들의 회고록 발간을 해보게 됐어요. 실은 삽교본당의 배승록 신부님이 비슷한 책을 내신 적이 있는데, 거기서 아이디어를 얻었어요. 70세 이상 어르신들이라면 누구나 살아오시면서, 또는 신앙생활을 해오시면서 남기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 테니, 그 이야기를 풀어놓을 장으로 원고를 써보도록 해드리자는 취지였지요.”

지난 3월 초에 원고 공모를 공지한 뒤 5월부터 접수에 들어가 6월 말께 마감했다. 원고 분량은 A4 용지로 절반 정도를 쓴 어르신도 있고, 많게는 4장이나 쓴 어르신도 있었다. 여러 편을 낸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가능한 한 공정을 기하기 위해 1편만 게재하려고 했고, 어쩔 수 없는 경우에만 두 편을 실었다. 또 마감 이후에도 한두 편 더 들어와 총 38편의 글을 모았고, 편집 작업을 거쳐 책으로 묶었다.

윤 신부는 “할머니들은 시집살이 얘기나 한 맺힌 이야기를 주로 풀었고, 할아버지들은 자신의 삶과 발자취를 썼고 본당 역사를 곁들였다”며 “원고가 비록 투박하지만, 한 분 한 분의 삶의 나이테 같은 것들이 담겨 그 어떤 작가나 신부님의 회고록보다도 더 좋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본당 어르신들께 선물을 드리려다가 오히려 제가 선물을 받은 느낌”이라며 “원고 접수 때도 마치 사춘기 청소년들같이 수줍게 원고를 내시던 모습이 잊히지 않는다”고 밝혔다. 회고록은 11월 21일 서산석림동본당 공동체의 추수 감사 미사 중에 봉헌됐으며, 총 1000부를 발간해 글을 낸 어르신들께는 5권씩, 본당 신자들에게는 1권씩 나눠줬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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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1-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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