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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마당] 이 기쁨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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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이 떨어지는 어느 날 문득 교우 자매와 함께 점심 식사를 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정말 모여서 마음 편히 밥 한 그릇 먹을 수 없는 날이 거의 2년이 다 된 오늘이다. 지금은 그래도 백신 접종을 했기에 세분의 자매님과 함께 간단히 집에서 한 끼의 밥을 먹을 수 있었다.

경로당 회원들과는 외식을 못하니 집에서 자주 먹곤 했지만 본당 자매들과 함께 먹는 것은 처음이었다. 그런데 다들 너무 좋아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기분 좋은 사람은 바로 나였다. 교우분들이 오셔서 가정을 위한 기도를 함께 드릴 때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른다. 주님께서 둘이나 셋이 모여 당신의 이름으로 기도를 해도 우리의 청원을 다 들어주신다고 하신 말씀이 다시금 새겨져 너무 감사하고 또 자주 이렇게 모여야 되겠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했다.

80세가 넘은 우리의 자매님들은 자녀들의 생활만으로도 정신없이 바쁘게 살아야 하는 어려운 세상이다. ‘더구나 모이면 안돼!’ ‘식사는 더더욱 안돼!’ 하는 시대에 살면서 포개진 연륜에 혼자 먹기는 싫다. 또 음식하기 싫어서… 준비하고 장보러 가기 싫어서…. 이런저런 이유로 끼니 때를 놓쳐버리고 시간 맞춰 먹지 못하니 기력은 더 떨어진다. 쇄약해지고 보니 아픔의 고통과 더불어 신체적 면역도 떨어져 더 힘겹게 살아가는 노인들이다.

하지만 잠시라도 함께하는 시간을 통해 마음이 즐거우면 몸도 즐거운 것. 서로의 외로움을 달래며 잠깐이라도 함께 웃고, 주님께 기도드리고. 또 오늘의 주어진 삶에 감사하며 살아감이 너무 좋은 것 같아 부족하지만 이렇게 몇 자 적고 싶었다.

우리의 삶은 우리의 것이 아니고, 하느님께서 사랑하셔서 80년이라는 긴 세월을 주신 것임에 감사한 마음이다. 정말 사랑이란 이런 것이구나! 함께 해 가는 것이, 서로의 기쁨을 나누는 것이! 바로 이것이 우리의 삶이구나! 잠시라도 웃고 지내는 이 시간이야말로 주님이 주신 축복된 삶이 아니겠는가. 바로 이 지금의 순간이 천국이다. 된장찌개를 끓여서 있는 그대로 서로 함께하는 이런 자리를 자주 만들고 싶어졌다.

하루하루 주어진 삶을 살아가며 언제 불러 주실 줄 모르는 보너스 인생에 늘 감사드리며, 자녀들에게 짐이 되지 않고 건강하게 살다 고통 없이 하느님 곁으로 갈 수 있기를 기도드린다.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에게도 이렇게 기도드리며 오늘 하루를 살아보자고 이야기 하고 싶다. “앞으로는 좋은 일만 있을 것입니다. 항상 좋은 일에 주님께서 함께해 주실 것을 믿고 살아갑시다. 오늘의 이 기쁨 감사드립니다. 사랑합니다”


이미자(안나·부산교구 울산 병영본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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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1-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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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기도를 물리치지 않으시고 내게서 당신 자애를 거두지 않으신 하느님께서는 찬미받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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