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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사 공개대학③] 정해박해 전후에 순교한 하느님의 종 6위

서종태(전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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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느님의 종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가운데 1827년 `정해박해` 전후, 즉 1815년 을해박해 뒤부터 1836년 파리외방전교회 선교사 모방 신부가 입국하기 전까지 순교한 시복 대상자는 1819년 순교한 조숙(베드로)ㆍ권 데레사 동정부부, 1827년 정해년에 순교한 이경언(바오로)과 박경화(바오로), 1828년 순교한 김세박(암브로시오), 1835년 순교한 안군심(리카르도) 등 모두 6위이다.


   ▨ 정해박해 전후 성직자 영입 운동

 정해박해 전후 시기 조선교회 활동과 관련해 주목되는 것은 `성직자 영입 운동`이다. 1801년 신유박해 이후 교회 재건을 위해 노력하던 교회 지도자들은 성직자 영입이 가장 크고 중요한 소망이자 과제였다.

 조선교회가 새로운 목자를 맞아들이려는 계획을 수립하자 이여진(요한)이 북경 밀사로 자원했다. 교회 지도자들은 이여진을 북경으로 보내면서 2통의 서한을 작성했다. 하나는 교황에게, 다른 하나는 북경 주교에게 올리는 것으로 이 두 서한 모두 1811(신미)년에 작성됐기 때문에 `신미년 서한`이라고 불린다.

 이 `신미년 서한`은 마카오와 포르투갈 리스본을 거쳐 교황청 포교성성에 전달됐지만, 유럽교회와 교황청은 조선교회를 위해 어떠한 조치도 취하기 어려운 형편이었다. 이여진은 성직자 영입을 위해 1812년 혹은 1813년 말에 다시 북경으로 갔지만, 북경교회는 당장 조선교회에 필요한 도움을 줄 수가 없었다.

 조선교회는 1816년 말 성직자 영입 운동을 다시 시도했다. 이번에는 정하상(바오로)이 이 일을 맡았다. 정하상은 1816년 이후 국경으로 가는 사신 행차가 있을 때마다 거의 거르지 않고 따라 가서 북경교구에 선교사 파견을 청원했다. 그는 1835년까지 19년 동안 북경을 무려 16차례나 왕래했다.

 성직자 영입 운동은 역관 유진길(아우구스티노)과 마부 조신철(가롤로)이 합류하면서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유진길은 1825년에 `조선교회의 암브로시오와 그 동료들` 이름으로 교황께 직접 성직자 파견을 청원하는 서한을 북경교구에 제출했다.

 이 서한은 마카오의 포교성성 대표부에 전달됐고, 여기서 라틴어로 번역돼 교황청으로 보내졌다. 이 서한은 1827년 교황청에 도착했고, 조선대목구 설정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 정해박해 전후 천주교 박해

 1827년 정해박해 전후 시기 일어난 박해의 특징은 첫째, 대체로 국지적으로 일어나고 그 횟수가 적어 비교적 평화로운 상황에서 신앙생활을 자유로이 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이러한 여건은 신자들이 교회를 재건하고 성직자 영입 운동을 지속해서 전개해 조선대목구 설립의 발판을 마련하는 데 좋은 밑거름이 됐다.

 둘째, 이 시기 체포된 신자들에게 사형선고를 잘 내리지 않거나 이미 사형선고를 받은 신자들에 대한 사형 집행을 무한정 미뤘다는 점이다. 그 이유는 정해박해 전후 시기에 콜레라가 창궐하고 수해가 나는 등 자연재해가 잦았다. 조정에서는 하늘이 군주의 부덕함을 꾸짖는 천벌로 해석하려는 민심을 누그러뜨리려 사형을 미루거나 특사령을 내려 석방했다.

 셋째, 이 시기 순교자 중에는 조숙ㆍ권 데레사 동정부부, 이경언 등 성직자 영입 운동을 돕던 인물들이 여럿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특징은 이 시기에 성직자 영입 운동이 활발히 전개됐던 것과 관련이 있다 하겠다.

 넷째, 이 시기의 순교자들 가운데에는 신앙서적을 베껴 보급하고 상본을 그리는 등 교회서적을 통해 신앙을 전한 이들이 많다는 점이다. 김세박과 안군심, 이성삼, 신태보, 이경언 등이 교회서적을 베끼거나 상본을 모사해 교우들에게 나눠주고 생계를 유지했다. 이러한 특징은 교회를 재건하는 데 필요한 신앙서적이 신유박해로 거의 모두 없어진 것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된다.

 다섯째, 이 시기 박해를 받아 순교한 신자 중에 신앙 행적이 뛰어난 인물이 많다는 점이다. 이러한 사실은 조숙ㆍ권 데레사 동정부부, 이경언, 박경화, 김세박, 안군심 등 모두 6명의 순교자가 하느님의 종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에 선정돼 시복 단계에 있는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다.

  정리=리길재 기자 teotokos@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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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13-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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